흥행 부진 후분양 단지, 강남에 통할까 [강남 재건축 옥석가리기①]
후분양은 거의 완성된 집을 보고 계약하는 제도다. 장점은 하자를 꼼꼼히 확인할 수 있고 공사비를 정확하게 산출할 수 있어 분양가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 단점은 분양가다. 분양가가 선 분양보다 높다. 건설사 자본으로 집을 짓다보니 초기 금융비용에 대한 이자가 반영되는 경우가 많다. 입주자는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을 한 번에 치러야 한다. 비용 부담이 커서 입주자를 모으기가 쉽지 않다.
래미안 원펜타스는 흥행에 필요한 조건을 어느 정도 갖췄다. 우선 입지다.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을 끼고 있고 초·중·고교가 근처에 있다. 단지 앞엔 경찰서와 우체국, 종교시설(교회2·성당1)이 있고 도보 거리에 상가(마트·은행)가 있다. 비록 대단지는 아니지만 ‘나홀로 아파트’가 아니다. 신반포역 주변으로 삼성물산 브랜드가 삼각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신반포역 사거리를 사이에 두고 ‘래미안퍼스티지’ 대단지가 있고 멀지 않은 곳에 ‘래미안원베일리’가 오는 8월 입주를 앞두고 있다. 시세를 끌어올릴 ‘우군’이 많은 셈이다. 입주자 사이에서 삼성 브랜드 선호도가 높은 점 또한 작용할 수 있다.
관건은 분양가격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퍼스티지’ 84.93㎡가 지난달 3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26평이라고 가정하면 평당 1억2000만 원이다. 디엘이앤씨가 지은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최근 거래기록을 보면 129.95㎡가 지난해 6월 59억 원에 거래됐다. 40평이라고 가정하면 평당 1억4000만 원이다. 부동산은 최소 6000만 원을 예상하고 있다.
A부동산은 “분양가는 조합이 정할 텐데 6000만원은 넘길 것”이라며 “후분양이라 분양가가 비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 시세가 평당 1억 원이 넘고 피가 다 붙는 곳이라 100퍼센트 분양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B부동산은 “분양가는 6000 이상으로 본다. ‘원베일리’가 5600~5700인데 원자재 값 상승 이슈도 있고 (분양가는) 그 이상일 것”이라며 “청약을 넣기만 하면 로또다. 엄청 좋은 자리”라고 밝혔다.
시공사인 삼성물산도 흥행을 점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입지가 좋고 큰 평형으로 많이 구성되다보니 자산을 갖춘 실수요자가 주 타깃이 될 것”이라며 “청약시장이 좋지 않더라도 이 정도 입지 상품이면 늘 수요가 있었다. 이렇게 말하기 섣부르지만 (미분양을) 걱정할 건 없을 것 같다”고 자신했다.
래미안 원펜타스는 당초 대우건설이 평당 499만 원에 계약한 건이었는데, 공사면적이 증가하면서 대우건설 측이 공사비 증액을 요구하자 조합이 이를 거부하면서 갈등이 불거졌다. 착공 직전 시공사가 대우건설에서 삼성물산으로 바뀌었다. 대우건설은 조합과 시공사 지위를 회복하기 위해 조합과 소송 중이며 사법부도 대우건설 측 손을 들어줬다.
대우건설 측은 “어렵게 수주한 현장임에도 불합리하게 계약을 해지 당했고 손실도 크다. 사법부도 계약해지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판단했다”며 억울해했다. 이어 “분양은 조합이 하는 일이라 잘 모르겠지만 어쨌든 우리 권리 회복을 위한 행사를 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삼성물산은 내부 갈등에 관해선 “분양에 영향을 미칠지 두고 봐야 할 것”이라며 “조합에 최대한 협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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