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열음 “모차르트는 제게 집이자 모국어에요”

장지영 2023. 3. 15. 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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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는 저에게 집이자 모국어 같은 존재예요."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인 손열음(37)이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으로 돌아온다.

18곡의 모차르트 소나타 전곡을 6장의 CD로 담은 음반을 프랑스 레이블 '나이브'를 통해 오는 17일 발매한 뒤 5월부터 서울, 원주, 통영, 광주, 고양, 김해 등 7개 도시에서 음반 발매 기념 리사이틀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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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차르트 소나타 전곡 음반 발매 및 기념 리사이틀 예정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 발매 및 리사이틀 전국 투어 기자간담회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모차르트는 저에게 집이자 모국어 같은 존재예요.”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중 한 명인 손열음(37)이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으로 돌아온다. 18곡의 모차르트 소나타 전곡을 6장의 CD로 담은 음반을 프랑스 레이블 ‘나이브’를 통해 오는 17일 발매한 뒤 5월부터 서울, 원주, 통영, 광주, 고양, 김해 등 7개 도시에서 음반 발매 기념 리사이틀을 연다.

14일 서울 서대문구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기자간담회를 연 손열음은 “소나타 전곡을 연주해보니 모차르트의 음악이 얼마나 다양한지 새삼 느낄 수 있었다. 마치 만화경 같았다”는 소감을 밝혔다.

모차르트 소나타 18곡 전곡 연주 도전은 손열음에게 운명처럼 갑자기 찾아왔다. 지난해 발매된 플루티스트 조성현과의 듀오 앨범을 통영음악당에서 녹음하기 위해 국내 최고 톤마이스터로 꼽히는 최진 프로듀서와 연락을 주고받다가 공연장과 프로듀서가 이틀 정도 동시에 시간이 빈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손열음은 “쉽게 오는 기회가 아니어서 무작정 솔로 음반도 녹음하겠다고 나섰다. 그리고나서 곡을 고민하다가 모차르트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녹음을 시작한 날이 지난해 1월 27일인데, 마침 모차르트의 생일이었다”고 되돌아봤다.

사실 손열음에게 모차르트는 여러모로 특별하다. 손열음의 커리어에서 중요한 순간에 늘 모차르트가 있었기 때문이다. 2011년 러시아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준우승하며 세계 음악계의 주목을 받을 때 연주한 곡이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21번이었다. 당시 실황 영상은 현재까지 유튜브에서 2100만 조회 수를 기록하며 사랑받고 있다. 또 2018년 영화 ‘아마데우스’의 음악감독을 맡기도 했던 모차르트 해석의 거장 고(故) 네빌 마리너 경 지휘로 모차르트 음반을 내는가 하면 2019년 영국 BBC 프롬스 데뷔 무대에서도 모차르트 협주곡 15번을 선택했다. 그는 “최근 새로운 음악을 많이 찾아다니다가 다시 모차르트를 연주하니 마치 집에 돌아온 것 같다”면서 “모차르트의 음악은 마치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 같다. 고심해서 억지로 쓴 게 아니어서 너무나 자연스럽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음반은 그런 자유롭고 즉흥적인 부분을 살리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1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린 모차르트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 발매 및 리사이틀 전국 투어 기자간담회에서 연주를 마친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손열음은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내 최대 규모의 클래식 음악 축제인 평창대관령음악제의 음악감독으로 활약하며 기획자로서 역량을 보여주기도 했다. 손열음은 “더 이상 열심히 할 수 없을 정도로 최선을 다했다는 생각이 들어 (예술감독직을) 내려놓게 됐다”며 “음악제를 통해 제가 생각보다 욕심도 많고 끈기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저의 한계도 발견할 수 있어 감사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손열음의 다음 목표는 오케스트라와 함께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전곡, 바이올리니스트와 함께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전곡 연주에 나서는 것이다. “모차르트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는 오랜 꿈이다. 10년 이상 바라보며 차근차근히 하고 싶다”고 밝힌 그는 앞으로 음반 녹음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어릴 때는 음반 녹음이 부담스럽기도 했고 공연장에서의 현장성을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세상을 떠난 음악가들의 음반을 듣다 보면 말이 아닌 음악으로 남긴 메시지의 불멸성을 깊이 느낍니다. 예술은 살아서가 아니라 죽은 뒤에 평가받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결국, 제가 죽고 남는 건 음반이란 걸 깨닫게 됐어요.”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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