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한 뉴욕증시, 예상 부합 CPI·지역은행 랠리에 상승 출발

뉴욕=조슬기나 2023. 3. 14.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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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14일(현지시간)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던 은행주들이 지역은행을 중심으로 랠리를 보이며 일제히 상승 출발했다. 이날 공개된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역시 1년반만에 최소폭 상승하며 투자자들을 일부 안도하게 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이날 오전 9시50분 현재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16.2포인트(0.99%) 오른 3만2135선에 움직이고 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는 58.51포인트(1.52%) 상승한 3914선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203.86포인트(1.82%) 높은 1만1392선을 기록 중이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투자자들은 SVB 파산 사태의 여파와 함께 이날 오전 공개된 2월 CPI, 국채금리 움직임 등을 주시하고 있다. 현재 S&P500지수에서 11개 업종 모두 일제히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다. 은행, 통신 관련주가 2%이상 뛰어올라 랠리를 견인 중이다. 특히 퍼스트리퍼블릭은행을 비롯한 지역은행주의 광범위한 반등이 두드러진다. 글로벌 X의 존 마이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역은행들이 큰 상승세를 기록하며 (시장이) 안도의 숨을 쉬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SVB 파산 이후 위기설에 휩싸이며 폭락했던 퍼스트리퍼블릭은 이날 오전장에서 주가가 전장 대비 47%이상 치솟으며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퍼스트리퍼블릭은 전날 62% 내려앉았었다. 웨스턴얼라이언스 방코프 역시 40%이상 뛰며 거래가 잠시 멈췄다. 현재 SPDR S&P지역은행 ETF는 8%이상 오른 수준에서 움직이고 있다. 대형 은행주도 강세를 보이며 전날의 손실을 만회하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시티그룹은 각각 3%, 4%, 5%를 웃도는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밖에 버즈피드는 현금 자산 대부분이 파산한 SVB에 보관돼있다고 밝히며 8%가까이 하락 중이다. 유나이티드항공은 1분기 손실이 예상된다며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한 여파로 4%이상 밀렸다. 반면 우버와 리프트는 캘리포니아 항소법원이 운전자를 독립 계약자로 대우할 수 있다며 기존 판결을 뒤집으면서 각각 8% 오른 수준에 움직이고 있다. 씨벤트홀딩은 블랙스톤이 약 46억달러에 인수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12%이상 뛰었다. 메타플랫폼은 추가 감원계획을 발표하며 5%이상 올랐다.

뉴욕채권시장에서 국채금리는 소폭 올랐다. 지역은행주들의 반등, 예상치에 부합한 CPI 등을 소화하면서 전날 급락세에서 완만한 반등으로 이어진 모습이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전날 4.03선에서 4.24%선으로 상승했다. 10년물 금리는 3.51%선에서 3.58%선으로 이동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급락한 2년물 금리가 이날 회복세를 보인 배경으로 Fed의 긴축 완화 기대감을 꼽았다.

이날 개장전 공개된 CPI는 대체로 예상치에 부합해 시장을 일부 안도하게 했다.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 2월 CPI는 전년 대비 6.0% 올라 2021년9월 이후 가장 낮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1월 CPI는 6.4%올랐었다. 이는 다우존스, 월스트리트저널 등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6.0~6.1%에 부합하거나 소폭 하회하는 수준이다. 전월 대비 CPI는 0.4% 올랐다.

이처럼 예상에 부합하는 CPI는 SVB의 갑작스러운 파산 사태 이후 대두한 Fed의 긴축 완화 기대감에 더욱 힘을 싣는 요인으로 꼽힌다. 다만 변동성이 큰 에너지, 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는 전월 대비 0.5% 상승해 기저물가 압력이 여전함도 확인시켰다. 전월 대비 오름폭이 1월(0.4%)보다 오히려 더 커진 만큼 근원 물가를 둔 Fed의 고민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현재 Fed는 SVB 사태 이후 금융시스템 위기 우려가 급속히 번지면서 인플레이션 안정과 금융시스템 보호라는 두 가지 과제를 받아든 상태다. 불과 일주일 전만해도 시장에서는 오는 21~22일 열리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Fed가 금리인상폭을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으로 확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SVB 파산 이후 이러한 전망은 테이블 위에서 사라졌다. 대신 골드만삭스 등 일각에서는 3월 일시 동결 전망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이날 연방기금(FF)금리 선물시장은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Fed가 통상적인 금리 인상폭인 0.25%포인트를 택할 가능성을 85%가까이 반영하고 있다. 근원 물가 압박이 확인되면서 전날보다도 높아졌다. 불과 일주일 전만해도 0%였던 금리 동결 가능성은 15%를 나타냈다. 반면 빅스텝 가능성은 0%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개장전 발표된 CPI는 투자자들의 환영을 받았고 증시도 오름세를 보였다"면서도 "하지만 최근 금융시스템 우려로 복잡해진 Fed의 다음 금리 결정에 이날 데이터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도이체 방크는 이날 투자자 메모를 통해 "월가의 모든 사람이 금리 인하가 임박했다고 확신하는 것은 아니다"고 짚었다.

달러화는 소폭 올랐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달러화지수)는 전장 대비 0.2%이상 오른 103.8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지수(VIX)는 전장 대비 11%이상 내린 23선을 기록하고 있다.

유럽증시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독일 DAX지수는 1.8% 올랐다. 영국 FTSE와 프랑스 CAC지수는 각각 0.89%, 1.92% 오름폭을 기록 중이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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