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이재명 내일 첫 회동…K칩스법 등 협치 요청
김기현 국민의힘 신임 대표가 15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만난다.
당초 두 여야 대표 만남은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직후 성사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 대표의 전 비서실장이 9일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만남은 미뤄져 왔다.
사실 두 사람은 상대방을 겨냥해 날을 세우곤 했다. 김 대표는 당선 이전부터 이 대표의 대장동 의혹을 집중 공격했고, 당선 뒤에도 전 비서실장 사망 사건을 ‘간접살인’이라며 “마치 영화 ‘아수라’처럼 등골이 오싹하고 섬뜩하다”고 했다. 이 대표도 김 대표의 공세에 대해 “‘봉고파직(封庫罷職·관가의 창고를 봉하고 파면함)’에 더해 남극에 ‘위리안치(圍籬安置·죄인을 귀양 보내 울타리를 친 집에 가두는 형벌)’를 명하도록 하겠다”고 받아쳤다.
이에 따라 여권에선 대표 회동을 서두를 필요는 없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하지만 국회에 협의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만큼, 얼어있는 분위기를 보다 빨리 풀어보겠다는 김 대표의 의중이 컸다고 한다.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국회에서 여야 간 대화와 협치가 꽉 막힌 상태에서 김 대표께서 먼저 손을 내밀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14일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께서 민생 챙기기에 협조하겠다는 큰 틀의 방향성을 공감해줘서 감사드린다”면서 “일 잘하기 경쟁, 민생 잘 챙기기 경쟁을 하자는 말씀에 따라서 우리가 일 잘하고 민생 잘 챙기는 것은 먼저 하자”고 강조했다.
여야 대표의 첫 만남인 만큼 ‘K칩스법’ 등 주요 현안이 논의될 전망이다. 전날 윤석열 대통령은 신임 당 지도부와의 만찬 자리에서 K칩스법을 예로 들며 “민주당이 의석수가 많아도 국민 여론을 잘 설득해 나가면 된다”고 했다. 민주당은 반도체 등 국가전략기술 시설 투자에 관한 세액공제율을 현행 8%(대기업 기준)에서 15%로 상향하는 내용의 K칩스법에 반대했지만, 지난 8일 이 대표가 “국가 경제의 미래가 담긴 첨단산업에 대해 과감한 지원대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하며 찬성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또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강제징용 문제와 양곡관리법 개정안,노란봉투법 등도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전당대회 과정에서 자신의 울산 땅 투기 의혹을 제기한 황교안 전 대표와 오찬 회동을 했다. 김 대표는 회동 직후 “우리 당이 어떻게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느냐에 대해 서로 많은 공감을 나눴다”며 “아주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도 “김 대표께서 당을 앞으로 어떻게 꾸려가겠다고 개괄적인 말씀을 했다. 저는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답했다”고 했다. 이 자리에선 부정선거 및 울산 땅 문제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김다영 기자 kim.d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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