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에 활용”-“부정 행위 방지” 새학기 챗GPT 대응 나선 대학들

유병돈 2023. 3. 14.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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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기를 맞은 대학가에서 인공지능(AI) 챗봇인 ‘챗GPT’에 대한 대응이 한창이다. 한편에선 일부 대학이 챗GPT를 수업에 활용하기로 했고, 다른 한편에선 챗GPT의 주요 기능을 악용한 과제 표절과 논문 대필 등을 막을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가장 먼저 챗GPT를 받아들인 곳은 서울사이버대학이다. 1학기 교양과목 ‘메타버스 현황과 미래’에서 "챗GPT 사용 필수"라고 명시했다. 수강생들은 과제를 제출할 때 챗GPT가 작성한 내용을 반드시 포함해야 한다.

정승익 서울사이버대 겸임교수는 “챗GPT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인간의 시간을 상당히 절약해주고 있다”면서 “유용한 도구를 활용해 본인의 사고 한계를 넘는 것도 수업의 한 부분이라고 생각해 챗GPT 사용을 의무화했다”고 설명했다.

다른 주요 대학들도 속속 챗GPT를 받아들이기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서울대는 교수들을 대상으로 챗GPT 강연회를 개최하는 등 수업에 적극 접목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또 ‘올바른 챗GPT 활용’이라는 주제로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은 뉴스레터도 준비 중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사안은 아니지만, 여러 방안을 놓고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고려대도 ‘미디어 테크놀로지와 문화’ 강의에서 챗GPT를 워크북(지도서)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나아가 오픈 챗GPT 시험도 고려 중이다. 경희대 역시 빅데이터 응용학과에서 학생들의 AI 활용 능력 증진을 목적으로 이번 학기 수업에서 ‘오픈 챗GPT 시험’을 도입할 예정이다. 한국외대는 언어 관련 학과가 많은 학교 특성상 챗GPT의 활용이 많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예견됨에 따라 챗GPT를 접목할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는 중이다. 구글 번역기와 파파고에 이어 챗GPT 또한 수업의 한 도구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다른 대부분 대학은 "아직 챗GPT가 개발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만큼 향후 발전 상황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연세대나 중앙대 등 서울 주요 대학은 무조건적인 금지는 아니지만, 곧바로 수업에 접목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대학 차원에서 관련 대책들을 논의 중인 상태로 알려졌다.

한편, 챗GPT를 악용하는 상황에 미리 대비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국민대는 지난달 28일 국내 대학 최초로 '챗GPT를 비롯한 AI 활용 윤리강령'을 선포했다. 윤리강령에는 △인공지능 기본 원리 및 최신 동향 파악하기 △맹목적으로 신뢰하거나 무조건 거부하지 않기 △정보를 선별하고 진실을 확인하는 것에 책임감 갖기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혁신적인 학습 방법 찾기 △인공지능의 사용 여부는 교수와 학생이 상호 합의하기 △인공지능의 활용 여부를 과제 제출 시 명확히 밝히기 등 10가지 항목이 포함됐다.

이화여대도 무단 복제나 표절 등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윤리 지침을 마련했다. 이 학교는 온라인 수업을 수강하는 학생들을 대상으로 "AI 저작물을 표절하지 않겠다"는 ‘올바른 수업문화를 위한 윤리 서약’에 동의하는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고려대도 과제·시험에 실제로 챗GPT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교수 및 학생별 가이드라인을 마련 중이다. 고려대 관계자는 “챗GPT를 완전히 금지할 수는 없다는 판단하에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마련하고자 내부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아예 챗GPT를 악용한 부정행위 방지 툴 개발에 나선 대학도 있다. 서울대는 교내 AI 연구원에서 챗GPT를 활용한 부정행위 방지를 위한 툴 개발 논의를 시작했다. 교수별로 챗GPT 사용을 금지하는 경우도 생겨나고 있다. 권석준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교수는 새 학기 강의계획서에 “공부하는 과정에서 챗GPT 등 AI를 활용할 수는 있지만, AI를 활용해 생산한 답안을 자신이 쓴 것처럼 제출하면 부정행위로 간주하겠다”고 공지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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