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놓는 제주 들불축제… 기후위기 앞 ‘존폐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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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대표하는 '제주들불축제(사진)'가 산불 위험과 탄소 배출 문제 등이 맞물려 존폐 기로에 섰다.
제주도는 13일 도지사 주재로 열린 실국장 도정 현안회의에서 오영훈 제주지사가 제주들불축제의 방향성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제주들불축제는 건조한 3월에 열리면서 다른 지역 산불 발생 여부에 따라 축제가 축소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에는 강원·경북 산불로 행사 전체가 취소되는 등 제주들불축제는 26년간 8차례 일정이 변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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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대표하는 ‘제주들불축제(사진)’가 산불 위험과 탄소 배출 문제 등이 맞물려 존폐 기로에 섰다.
제주도는 13일 도지사 주재로 열린 실국장 도정 현안회의에서 오영훈 제주지사가 제주들불축제의 방향성을 재검토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도는 주최 측인 제주시와 함께 개최 시기와 프로그램 등 운영 전반을 원점에서 들여다볼 방침이다.
제주들불축제는 봄이 오기 전 초지에 불을 놓아 방목지의 해충을 없애는 제주 전통 목축문화에서 모티브를 얻어 1997년부터 축제로 열리고 있다.
축제 기간 소원 빌기, 무형문화재 공연 등이 펼쳐진다. 하이라이트는 3일째 저녁 이뤄지는 오름 불 놓기다. 새별오름에 불이 활활 타오르는 장관을 보기 위해 수많은 인파가 몰린다. 제주시는 축제기간 방문객 수가 평균 30만명이며, 이로 인한 경제적 효과가 200억원이 넘는 것으로 자체 추산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최우수 축제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제주들불축제는 건조한 3월에 열리면서 다른 지역 산불 발생 여부에 따라 축제가 축소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는 경남 합천 산불로 정부가 산불경보 3단계 발령하자 제주시가 9일 긴급 회의를 열어 오름 불놓기와 불꽃쇼 등 불 관련 프로그램을 취소했다. 축제 기간 이 같은 결정이 내려지면서 축제장은 4년 만에 대면 개최로 열렸음에도 방문객 수가 제주시 추산 8만여명으로 당초 예상 규모인 37만~40만명을 훨씬 밑돌았다. 지난해에는 강원·경북 산불로 행사 전체가 취소되는 등 제주들불축제는 26년간 8차례 일정이 변경됐다.
최근에는 기후 문제가 더해지며 설자리를 잃고 있다. 축제기간 오름 불놓기와 불꽃쇼에는 화약이 사용된다. 단순 볼거리를 위해 불을 놓아 탄소를 배출하는 축제 개최 방식에 거부감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녹색당 제주도당 등 여러 시민단체에선 공식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반대 서명운동을 하고 있다. 제주도·제주시 온라인 민원게시판과 제주시청 공식 소셜미디어에도 기후위기와 생명 공존 시대에 적합하지 않은 축제라는 글이 잇따르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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