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이탈표 처음 입 연 이재명, 7년전 '비수' 글 언급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27일 자신의 체포동의안 표결에서 대거 이탈표가 나온 것과 관련해 처음으로 소회를 밝혔다. 과거 자신의 SNS 글에 대답하는 방식을 취하면서다.
지난 12일 민주당 의원이 모인 단체 대화방에 2016년 12월 이 대표의 SNS 게시글을 소개한 인터넷 기사가 올라갔다. “아프다…많이 아프다”라는 제목의 해당 게시글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제19대 대통령 선거 당내 경선을 앞두고 있던 때 작성됐다. 당시 문재인 전 대통령 강성 지지층은 이 대표의 형수 욕설 등을 공유하며 비판 강도를 높이고 있었다.
이 대표는 당시 게시글에서 “모든 걸 걸고 치열하게 사는 동안 적진에서 날아온 화살은 기쁜 마음으로 맞았다”며 “처음 겪어보는 등 뒤에 내리꽂히는 비수. 아프다. 정말 아프다”라고 썼다. 이어 “나로 기인했으니 담담히 받아들인다”며 “내 삶에 기회는 없었고, 언제나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왔듯이 상처 역시 근육이 될 걸 믿는다”고 썼다.
게시글과 관련해 이 대표는 “2016년 12월 17일 성남시장 때 쓴 글이고 지금도 페이지에 남아 있습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표결 결과에 대해서 저는 의원들께서 당과 국가를 위한 충정으로 당 운영에 대한 우려와 경계를 표현하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라고 했다.
체포안 박빙 부결과 관련해 이 대표가 직접 심경을 밝힌 건 처음이다. 이 대표는 표결 직후 본회의장 앞에서 “검찰의 체포동의를 의결하게 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라고만 했다. 하지만 당내 친명-비명 갈등이 확산되고, 최근 이 대표 전 비서실장의 극단적 선택 등 정치적 부담이 커지자 뒤늦게 입장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야당에선 이 대표를 겨냥해 뼈있는 소리가 나왔다. 당내 최대 의원모임 '더좋은미래'의 강훈식 의원은 13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를 빼고 총선을 치르자는 것도 말이 안 되지만 이 대표만으로도 우리가 어렵다”고 말했다. 친문 핵심 전해철 의원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피해자가 또 나온 것에 대해서는 이 대표도 주변을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고민정 의원은 이재명 당대표 사퇴론에 대해 “옮고 그름의 영역이 아닌 판단의 영역”이라며 “늦여름에서 초가을쯤 결정될 것”이라고 했다.
정용환 기자 jeong.yonghwa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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