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천연가스 가스관 폭파 물질, 우크라인 회사가 빌려준 선박으로 운반"

하수영 2023. 3. 8. 23:19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우크라 대통령 고문 "가스관 관련 연루, 전혀 말도 안돼" 부인
러-독 가스관 폭파. 덴마크 국방당국, AFP=연합뉴스

독일 연방검찰이 러시아에서 독일 등 유럽으로 천연가스를 운반하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파에 이용된 물질을 운반한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지난 1월 수색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 선박은 우크라이나인들이 소유한 회사가 빌려줬다는 게 독일 연방검찰의 설명인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전날 폭파에 친(親)우크라이나 세력이 관련됐다는 정보를 미국 정부가 입수했다는 보도 이후 추가적인 정황이 드러난 셈이 된다.

8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 등에 따르면, 독일 연방검찰은 이날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 사고와 관련한 문의에 지난 1월 노르트스트림1·2 가스관 폭파와 관련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수상쩍은 선박을 수색한 바 있다고 밝혔다.

이 선박은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파에 사용된 폭발물 운반에 활용된 혐의가 있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앞서 독일 ARD·SWR방송과 디차이트 등은 독일 연방검찰을 비롯해 덴마크 스웨덴, 네덜란드, 미국 등의 수사기관에 대한 공동취재를 바탕으로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파 사건을 재구성한 결과, 단서가 우크라이나를 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가스관 폭파를 위한 폭발물 운반에 활용된 해당 선박은 우크라이나인 2명이 소유한 폴란드 회사가 빌려줬다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확인 결과, 가스관 폭발을 위한 비밀작전은 남성 5명과 여성 1명 등 6명으로 구성된 팀에 의해 수행됐다. 선장과 2명의 잠수부, 2명의 잠수보조와 의사로 구성된 팀은 폭파현장에 폭발물을 운반한 뒤 설치했다. 이들은 선박을 빌릴 때에도 사용된 위조 여권을 사용했다.

출항은 지난해 9월 6일 독일 발트해 연안 최북단 로슈토크에서 한 것으로 확인됐다. 비밀작전에 필요한 장비는 앞서 용달차를 이용해 항구로 운반됐다.

이 선박은 다음날 비크, 그다음 날에는 보른홀름 북동쪽 섬에서 위치가 확인됐다. 청소작업이 이뤄지지 않은 채 반환된 해당 선박에서는 폭발물 흔적이 발견됐다.

ARD 방송 등은 이미 지난 가을 서방 정보기관이 폭파 배후에 우크라이나의 작전을 지목했고, 이후 다른 정보기관들은 친우크라이나그룹이 이에 책임이 있다는 단서를 찾아냈다고 밝혔다.

단서가 우크라이나를 향하고 있지만, 아직 수사당국은 누가 이들에게 작전 수행을 지시했는지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다고 ARD 방송 등은 전했다.

서방 수사당국은 의도적으로 우크라이나가 범인인 것처럼 단서를 놓은 위장 작전일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이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이날 도이칠란트풍크에 출연해 "취재결과를 흥미롭게 보고 있지만, 이 중 무엇이 확인되는지 일단 지켜봐야 한다"면서 "가정에 대해 코멘트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않다. 일단 진상이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NYT는 전날 미 정부 관계자를 인용, 지금껏 불분명했던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발의 책임 소재와 관련해 배후에 친우크라이나 세력이 관련됐다는 보고서가 작성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지난해 9월 덴마크 및 스웨덴의 배타적경제수역(EEZ) 해저에서 발생한 강력한 폭발로 노르트스트림-1과 노르트스트림-2 가스관 4개 중 3개가 파손됐다.

폭발은 우발적이 아닌 고의적인 사고로 확인됐지만, 폭발을 일으킨 세력은 지금껏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우크라이나가 과거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건설 자체를 강력하게 반대했고, 유럽으로 수출되는 천연가스는 결국 러시아 정부의 전쟁 비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는 정황 때문에 우크라이나에 대한 의심이 적지 않았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사건 연루설을 거듭 부인했다.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의심의 여지 없이 우크라이나는 가스관 관련 월권행위에 절대 연루되지 않았다"며 "그런 주장은 전혀 말도 안 된다"고 밝혔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