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이번엔 영국과 진실공방 가나

박소희 2023. 3. 8.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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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가 '바이든 날리면' 사태에 이어 또 다시 진실공방에 휩싸였다.

기획재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재정준칙과 관련해 영국 예산책임청 의장의 발언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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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 "영국 예산청 의장 재정준칙 법제화 공감"이라더니... 장혜영 문의엔 "그런 적 없다"

[박소희 기자]

 이태원참사 국조특위 위원인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2023년 1월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특수본 수사 결과 발표 및 국정조사 종료에 따른 정의당의 3대 요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윤석열 정부가 '바이든 날리면' 사태에 이어 또 다시 진실공방에 휩싸였다. 기획재정부가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재정준칙과 관련해 영국 예산책임청 의장의 발언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저는 기재부가 영국 정부 인사의 발언을 조작해 기재부 숙원사업의 우호 여론을 형성하려고 한 문제적인 행태를 지적하고, 정부의 해명을 촉구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고 말했다. 그가 문제삼은 것은 2월 12일자 기재부의 <영국 예산책임청 의장, OECD 전문가 한국의 재정준칙 법제화 필요성 한 목소리>란 보도자료였다. 문제가 된 부분은 아래 내용이다.
 
【 영국 예산책임청(OBR) 의장 면담 】

□ 최 차관은 2.8(수), 영국 예산책임청 리차드 휴스 의장과 면담을 갖고
한국의 재정준칙 도입방안 및 영국의 재정준칙 운용경험, 재정위험 분석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었다.
 ㅇ 휴스 의장은 한국의 재정준칙*이 단순하면서도 채무 증가속도를 효과적으로 통제할 수 있도록 구속력 있게 고안되었다고 평가하면서, 준칙 준수를 위해서는 반드시 법제화를 해야 하고 재정위험의 사전 분석과 대응이 중요하다고 하였다.

장 의원은 이 대목을 가리켜 "이상한 보도자료"라고 했다. 그는 "다른 나라의 정책 이슈에 대해서는 아무리 그 취지에 공감한다 해도, 내정간섭처럼 비칠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제도에 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는 것이 외교상의 당연한 관례"라며 "그런데 이 보도자료는, 영국의 관료가 한국의 구체적인 제도의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는 매우 문제적인 내용을 담고 있었다"고 짚었다.

"윤 정부, '바이든 날리면' 이어 또 잡아떼기로 일관... 해명하라"

장 의원은 "의원실에서 영국의 예산책임청에 직접 확인해본 결과, '휴스 의장은 한국의 재정준칙에 대해 코멘트한 적 없다'는 단호한 입장을 밝혀왔다("He made no comment about the Korean fiscal framework.")"며 "또한 (영국 예산청은) 기재부의 보도자료 내용이 정확하지 않다는 말도 덧붙였다. 즉 기재부는 휴스 의장이 하지도 않은 발언을 지어내어 보도자료를 배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그럼에도 기재부가 '휴스 의장이 그 말을 언급한 것이 맞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라고 했다.

장 의원은 "부처 숙원 사업을 관철시키기 위해 관료가 다른 나라 예산 당국의 입장을 조작해 언론에 배포하는 행위는 단순한 착오나 의전 실수가 아니라 국민을 우롱하는 것이고, 외교적 문제의 소지를 만든 것이며 여론조작으로 볼 여지도 충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에서 외교 관련 논란은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바이든 날리면' 사태에 이어 이번에도 사과와 해명 대신 잡아떼기로 일관하며 영국 예산청과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다"고 했다.

장 의원은 "자국 여론 형성을 위해서 외국 관료의 발언을 지어내어 활용하는 정부는 국민들의 신뢰도, 국제사회의 신뢰도 받을 수 없다"며 "부처 숙원 사업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국민을 속이고 우방국의 신뢰를 훼손하는 이런 외교 행태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다"고 일갈했다. 그는 "추경호 장관에게 요구한다"며 "기재부의 누가, 어떤 경위로 영국 휴스 의장의 발언을 조작했는지 대한민국 국민, 그리고 영국 정부에 소상히 밝히고 해명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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