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총참모부 "군사행동 중지하라" 뜬금 담화…軍 "억지 주장"

박현주, 정영교 2023. 3. 7.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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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7일 남측을 겨냥해 "오늘 오전 적은 서부전선 전방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초리 사격장에서 30여발의 포사격 도발을 감행했다"며 "적측이 군사분계선 일대에서 도발적인 군사 행동을 당장 중지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다만 군은 이날 "해당 훈련이 이뤄진 적 없다"며 "근거 없는 억지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7차 전원회의 확대회의가 2월 26일부터 3월 1일까지 당 중앙위원회 본부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회의에서 연설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뉴스1. 노동신문.


북한군 총참모부는 이날 오후 대변인 발표를 통해 이같이 주장하며 "오전 9시 정황 발생 즉시 제2군단 관하 포병 부대들에 화력습격대기태세 발령을 하달하고 적의 동향을 주시하였으며 전반적인 전선감시근무와 반항공전투직일근무를 강화하도록 조치하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는 조성된 정세를 더욱 악화시키는 매우 엄중한 무력도발 행위"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군 총참모부 대변인 성명을 내놓은 것은 강원도 고성군과 금강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방사포 100여발을 발사한 지난해 12월 6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다만 이날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초리 사격장에서 포사격 훈련은 없었다고 한다. 합참은 총참모부의 발표 직후 입장을 내고 "북한이 주장하는 지역에서 우리 군의 포사격은 없었다"며 "북한군 총참모부의 발표는 사실이 아니며 근거없는 억지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북한이 이례적으로 저녁 시간 담화를 내고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한 배경이 주목되는 이유다. 우선 한·미가 지난 6일부터 전반기 연합 군사훈련인 '자유의 방패(Freedom Shield)'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연습(CMX)를 시작하자 오는 13일 본 훈련을 앞두고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오경섭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에 대해 군사적인 대응을 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남측에서 포 사격이 있었다고 주장하며 강력히 반발하는 모습"이라며 "수세에 몰린 군과 내부의 사기를 진작시키기 위한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오전에도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명의의 담화를 통해 "미군과 남조선(한국) 괴뢰 군부의 활발한 군사적 동태를 빠짐없이 주시 장악하고 있다"며 "판단에 따라 언제든지 적중하고 신속하며 압도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는 상시적 준비태세에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일에도 김선경 외무성 국제기구담당 부상 담화를 통해 한·미 연합 공중훈련 등을 문제 삼으며 "얼마든지 대응성시위행동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정영교 기자 chung.yeonggyo@joongang.co.kr, 박현주 기자 park.hyun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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