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 "윤 대통령-기시다 총리, 험난한 앞날 직면할 수도"

윤현 2023. 3. 7.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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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강제동원 제3자 변제 방안' 두고 "피해자 반발... 일본에 공 넘어가"

[윤현 기자]

 박진 외교부 장관이 2023년 3월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일제 강제징용 피해배상 해법 발표를 마치고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한국 정부가 6일 발표한 일제 강제동원(징용) 피해 배상에 관한 '제3자 변제' 해결책을 발표하자 주요 외신은 한일 관계 개선 가능성과 향후 일본의 대응 방식에 주목하면서도, 한국 내 반발 여론과 전문가들의 지적을 비중 있게 전했다.

외신은 이번 한일 간 합의 배경에 북한의 잇따른 핵미사일 시험 발사와 중국의 군사 증강으로 역내 안보 위기가 고조되자, 한미일 협력 강화를 원하는 미국 정부의 압박이 있었다고 분석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은 악화된 한일 간의 관계를 아시아태평양 동맹의 약한 고리로 보고 있다"면서 "중국의 부상과 북한의 도발적인 미사일 발사에 직면해 3국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이번 한일 간 합의의 배경에는, 북한과 중국의 위협이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이 여러 역내 문제에 더 잘 대응하기 위해 두 나라에 분쟁 해소를 압박했던 게 있다"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 "일본 대응이 관건... 진정성 더 보여줘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지난 2월 24일 도쿄 총리관저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1년 계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반면 AFP통신은 "일본과 미국이 한국 정부의 발표를 즉각 환영했으나, 피해자 단체들은 일본 정부가 사과하고 일본 기업이 직접 배상해야 한다는 그들의 요구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는(far short)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서울대 국제문제연구소 벤자민 A. 엥겔 연구교수는 "이번 발표의 중요성은 일본이 다음에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달렸다"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소한 일본 정부가 사과하고, 한국 대법원에서 배상 책임을 인정한 두 일본 피고 기업이 기부금을 내야 한국 국민이 이번 합의를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만약 일본 측의 이러한 조치가 없다면, 한국 정부의 발표는 별 의미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AP통신도 "북한이 지난해에 핵미사일 기술을 고도화하고, 역대 최다인 70여 발의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면서 한국과 일본 양국에서 불안감이 커졌다"라며 "미국은 아시아의 두 주요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의 협력을 강화하려고 노력해왔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한국 정부의 발표는 피해자들의 즉각적인 반발을 불러일으켰다"라며 "한국이 보수와 진보로 심하게 분열된 가운데 상대적으로 낮은 지지율을 보이는 윤석열 대통령으로서는 정치적 타격이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 정부의 발표는 수년간 아시아권에서 미국과 가장 가까운 두 동맹국 간의 관계를 어렵게 했던 분쟁에 있어서, (분쟁) 해소로 가는 획기적 움직임"이라며 이제 일본의 대응이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또 이어 "일본이 향후 어떻게 대응할 계획인지는 불분명하지만, 일본 지도부는 양국 관계를 개선하려는 (한국 정부의) 노력에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라고 덧붙였다.

일본 칸다외국어대 사카타 야스요 국제관계학 교수는 "윤 대통령이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라며 "한일 관계의 미래와 현재 두 나라가 처한 전략적 맥락을 위해 서로 협력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고, 일본도 마찬가지"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좀 더 진정성을 보여줘야 하고, 그럴 힘이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둘 다 험난한 앞날 직면할 수 있다"

반면에 한일 관계 전문가 대니얼 스나이더 미국 스탠퍼드대 교수는 한국 정부 발표에 대해 "정치적으로 매우 취약한 타협안"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를 잘 작동하도록 만들 책임은 이제 전적으로 일본에 있다"라며 "한국은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을, 어쩌면 그 이상을 했다"라고 강조했다. 

CNN방송도 "한일 간 이번 합의는 미국 정부의 찬사를 받았으나, 전문가들은 일본 정부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어떤 사과도 하지 않았음을 지적한다"라고 전했다. 

리프 에릭 이즐리 이화여대 국제관계학 교수는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 둘 다 험난한 앞날에 직면할 수 있다"라며 "양국 정부는 야권과 피해자 단체의 비판을 극복하기 위해 이번 합의의 이점을 설득력 있게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로런 리차드슨 호주국립대 일본연구소장도 "한국 측 피해자들은 이번 합의에 만족하지 않을 것 같다"라며 "만약 당신이 피해자이거나, 피해자의 후손이라면 가해자가 직접 책임지기를 원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번 문제는 단지 돈에 관한 것이 아니다(It's not just about money)"라며 "피해자들은 이번 합의에 대해 일본 정부가 책임을 회피했다고 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3자 변제를 골자로 한 정부의 강제동원 문제 해결방안이 발표된 6일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서 피해당사자 양금덕 할머니가 정부안을 규탄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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