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모르는 ‘이것’… 삼성, 차량용 반도체 집중 육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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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불황을 잊은 채 몸집을 불리고 있다.
지난해에 자동차 판매는 감소했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더 늘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폭발적 성장이 예상된다.
NXP 커트 시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가 점점 디지털화하면서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하더라도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줄어들지 않는다"면서 "차량용 반도체 사업이 성장하기 위해 자동차 생산이 반드시 증가할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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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불황을 잊은 채 몸집을 불리고 있다. 지난해에 자동차 판매는 감소했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요가 더 늘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폭발적 성장이 예상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주요 반도체 기업이 수요 급감으로 실적 부진을 겪고 있지만, 자동차 반도체 분야는 견고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장비(전장) 비중이 해를 거듭할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기준으로 자동차 1대에 평균 1200개 가량의 반도체가 들어간다. 2010년과 비교해 배 이상 많아졌다. 앞으로 차량에 들어가는 반도체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NXP 커트 시버스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가 점점 디지털화하면서 자동차 판매량이 감소하더라도 차량용 반도체 수요는 줄어들지 않는다”면서 “차량용 반도체 사업이 성장하기 위해 자동차 생산이 반드시 증가할 필요는 없다”고 분석했다.
차량용 반도체 업체 NXP는 지난해 매출이 25% 증가했다. 올해 1분기에도 약 15% 성장을 예상한다. 일본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도 차량용 반도체 부문에서 지난해 매출 증가율 40%를 기록했다.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서 절대 강자인 퀄컴의 경우 휴대전화 부문 매출은 18% 감소한 반면, 차량용 반도체 매출이 58%나 증가했다. 퀄컴 전체에서 차량용 반도체 매출 비중은 5% 수준이다.
자동차 시장의 패러다임이 전기차로 급격하게 옮겨가면서 반도체 수요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지난 1일 인베스터데이에서 “지난해 연간 130만대였던 생산능력을 2030년에 2000만대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테슬라는 현재 매년 70만개 가량의 12인치 웨이퍼를 사용하고 있다. 2030년에는 800만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삼성전자도 차량용 반도체에 눈독을 들인다. 메모리 반도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차량용 반도체 시장 키우기에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미국 인공지능(AI) 반도체 전문기업 암바렐라의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 생산을 수주했다. 이 반도체는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에 탑재되는 것으로 5나노 파운드리 공정으로 만든다. AI 성능이 전작 대비 20배 가량 향상됐다. 삼성전자는 최신 4나노 공정도 차량용으로 확대하고 자율주행 차량 분야의 신규 고객을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기는 ADAS에 적용할 수 있는 전장용 반도체 기판(FCBGA)를 개발하고, 하이엔드급 전장용 반도체 기판 라인업 확대에 나섰다. 이번에 개발한 FCBGA는 전장용 제품 가운데 기술 난도가 높은 제품이다. 삼성전기는 서버 등 IT용 하이엔드 제품에서 축적한 미세회로기술을 전장용에 신규로 적용해 기존 대비(부분 자율주행 단계용 기판) 회로 선폭과 간격을 각각 20% 감소시켰다. 여권 사진 크기의 한정된 공간에 1만여개 이상의 범프(칩과 기판을 연결하는 접속단자)를 구현했다. 삼성전기는 제품을 글로벌 거래선에 공급하고 전장 시장 공략에 나선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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