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마리→160마리 무서운 번식…'거세'도 안먹힌 마약왕 하마 최후
콜롬비아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기르던 애완용 하마의 후손이 해외로 보내질 예정이라고 4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이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에스코바르는 1980년대 안티오키아주 메데인에서 있는 개인 동물원에 수컷 하마 1마리와 암컷 하마 3마리를 들여왔다.
악명 높던 마약왕 에스코바르는 전성기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였는데, 하마 뿐 아니라 코끼리·기린·얼룩말·캥거루 등을 들여와 애완용으로 키웠다.
하마 4마리는 마그달레나강 유역에서 빠르게 적응했다. 물과 먹잇감이 풍부하고 천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93년 에스코바르가 사살된 이후 당국은 해당 동물원에 있던 동물들을 다른 지역으로 옮겼다. 그러나 하마는 옮기기가 번거롭다는 이유로 남겨졌다.
하마들은 마그달레나강 유역에 살게 됐는데, 급속도로 번식해 130~160마리 규모로 불어났다.
국제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된 한 논문은 이곳 하마의 개체 수가 20년 안에 1500마리로 급증할 것이란 예측을 하기도 했다.
논문엔 하마의 배설물이 강의 산소농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수질을 떨어트리고 물고기 떼죽음을 유발해 어업 공동체를 망가트릴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또한 하마가 농작물을 훼손하거나 주민들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도 나왔다.
우려가 커지자 당국은 하마의 개체 수를 조절하기 위해 생식기능을 없애거나 피임화살을 쏘는 방식을 도입했으나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결국 최근 당국은 하마 70마리를 인도(60마리)와 멕시코(10마리)의 자연보호구역에 각각 이주시키는 계획을 마련했다.
안티오키아주 주지사 아니발가비리아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하마를 수용할 능력이 있는 나라에 보내고 번식을 통제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인도와 멕시코는 콜롬비아와 마찬가지로 하마들의 자연 서식지가 아니다. 이에 대해 가비리아 주지사는 아프리카에 보내는 건 허용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지사에 따르면 콜롬비아농업연구소 등의 승인을 거치면 올 상반기 안에 하마의 이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하마들은 특수 상자에 담겨 비행기로 운송되며 상황에 따라 진정제가 투여될 예정이라고 주지사는 밝혔다.
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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