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0원 야쿠르트 팔아 月 2000만원…'판매왕 아줌마' 영업 비밀
“특별한 비결? 그런 게 없네요. 그저 배달 약속을 어기지 않으려 애썼고, (고객을) 도울 일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도왔을 뿐이에요.”
지난달 말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신도시에서 만난 변미숙(58) hy(옛 한국야쿠르트) 프레시 매니저는 지난해 ‘판매왕’에 오른 비결을 묻자 이렇게 싱겁게(?) 대답했다. 이 회사는 방문판매원의 명칭을 2019년 프레시 매니저로 바꾸었지만, 일반인에게는 여전히 ‘야쿠르트 아줌마’라는 표현이 익숙하다.
변 매니저는 hy가 전국 1만1000여 명의 프레시 매니저 중 연중 최고 매출을 달성한 사원을 선정하는 ‘2022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매달 220원짜리 야쿠르트를 6000~7000개, 1600원짜리 ‘윌’을 3600여 개씩 팔아서 이룬 실적이자, 20년 근속 끝에 얻은 결실이다. 지난해 매출은 2억5000만원가량이었다.
“이곳은 신도시라 젊은 엄마들이 많아요. 출근 시간 때 가장 바쁘지요. 이럴 때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고 해요. 두 아이를 모두 등원시킬 시간이 부족한 아이 엄마 대신 한 아이를 데려다 준 적이 있어요. 사실 저도 아이가 36개월일 때부터 이 일을 시작해 남의 일 같지 않아요.”
고정 고객만 300여 명에 이르는 변 매니저에게 에피소드를 묻자 들려준 얘기다. 가스 불을 켜두고 나온 고객이 집 비밀번호를 알려줘 대신 꺼 주거나, 자녀를 대신해 몸이 아픈 할머니가 약을 드시도록 챙긴 적도 있다.
고객과 탄탄한 신뢰를 쌓지 않았다면 불가능했을 일이다. 변 매니저는 날마다 오전 5시부터 배달을 시작한다. 궂은 날씨이거나, 몸 상태가 안 좋거나 관계없이 제시간에 신선한 제품을 배달한다. 아파트 4곳을 맡고 있는데 한 곳당 2시간씩 하루 8시간을 움직이는 일정이다. 그가 이날 타고 온 냉장전동카트 ‘코코 3.0’ 화면에는 누적 주행거리가 7566㎞로 찍혀 있었다. 카트가 지급된 시점을 고려하면 하루 약 20㎞씩 다닌다는 계산이다.
“배달을 마치면 ‘즐거운 하루 보내세요’라고 문자를 보냅니다. 회사에서 매니저 이름과 연락처, 할인쿠폰 번호 등이 적힌 홍보용 스티커가 나오는데, 1년에 2000장쯤 쓰는 거 같아요.”
이번에 명예의 전당에 오르면서 부상으로 신형 그랜저를 받았다. 취직 준비 중인 아들에게 합격 선물로 줄 계획이다. 과거 영양사로 일했던 변 매니저는 결혼으로 경력단절 여성이 됐다가, 프레시 매니저 일을 한 지 올해로 만 20년이 된다. 그래서인지 비슷한 경단녀 출신 후배들에게 관심이 많다. “그 사이에 저도 성장한 것 같아요. 앞으로도 지금처럼 일하겠지만, 후배들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 것도 돕고 싶어요.”
백일현 기자 baek.il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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