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일당, “우리, 나라를 먹자” [정기수 칼럼]

데스크 2023. 3. 5.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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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이어 이재명으로 대한민국 접수하려던 그들 계획
7~12년 후 청와대 목표 3인방 도원결의
대장동 등은 치적, 정치자금 조달 목적
유동규 ‘천천히 말려 죽이는’ 폭로 시작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달 유튜브 채널 '유재일'에 출연하고 있다. ⓒ 유재일 유튜브 화면캡처

요새 두 유 씨가 매주 시리즈로 ‘대하 실록(大河 實錄)’을 쓰고 있다.


정치평론가 유튜버 유재일과 대장동 게이트 핵심 인물인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유동규가 그 필자(筆者)들이다. 유동규는 이재명이 구속된 두 측근 정진상(전 민주당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김용(전 민주연구원 부원장)과 함께 자기를 거의 모르는 사람 취급하고 책임을 전가하려는 태도를 보이자 심한 배신감을 느낀 사람이다.


이재명이 앞으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될 또 다른 의혹, 대북 송금 사건의 열쇠 인물 쌍방울 전 회장 김성태도 유동규가 겪은 길을 똑같이 걷고 있다. “술 먹던 자리에서 누가 전화를 바꿔 준 것 같은데 기억이 안 난다”라고 한 그의 거짓말과 무명의 아랫사람 취급에 분노했다.


민주당 대표 이재명의 방탄복은 그러니까 검찰이 아니라 그의 인간성이 벗겨 내고 있는 셈이다. 유동규는 유튜브 채널에서 이재명을 까발리고 있고, 김성태도 그럴 채비를 마쳤는데, 자기뿐 아니라 쌍방울 사건 관련 부하들에게도 “다 불어라”라고 ‘수사 협조’를 지시했다.


유동규는 1년 구속 기간 만료 출소 후 기자들에게 이재명을 “천천히 말려 죽이겠다”라고 공언한 바 있다.

“감옥 안에서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걸 깨달았다. 1년을 참아 왔다. ‘형제들’과 함께 하려고 했었다. ‘의리’ 하면 또 장비(자신을 지칭) 아니겠나? 나와 보니 내가 그렇게 할 아무런 이유가 없었더라.”

“내가 벌 받을 건 받고, 이재명 명령으로 한 건 이재명이 받아야 한다”라고 선언했던 그의 ‘폭탄’이 지난주부터 하나씩 터지고 있다. 대담자 유재일은 유동규와 함께 풀어 갈 ‘실록’이 “‘생태탕’ 같은 한방 주장이 아니고 디테일 위주로 1년 갈 것”이라고 방송의 성격과 방향을 가리켰다.


유동규는 2번째 방송에서 여러 큰 건을 얘기했다. 그중에서 언론이 크게 안 다룬 이재명의 브레인 정진상의 말이 있었다.

“한 번은 진상이 형이 정색하고 ‘우리, 나라를 먹자’라고 하더라. ‘성남시장은 출발이다. 궁극적으로 이재명 대통령 만들자는 꿈을 갖고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처음에는 멍했다가 못할 거 뭐 있어, 한번 해보자 싶었다. 행정가 이재명이 남긴 발자취 만들기가 우리가 해낼 숙제였다.”

우리, 나라를 먹자…. 소름이 확 돋는 거사 계획이고 표현 방식이다. ‘먹자’라는 동사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잡자’가 아니고 ‘먹자’다. 이들은 정권을 잡는 게 아니고 나라를 먹는다고 생각한 것이다.


주사파 운동권 출신 정진상이 이재명을 앞세워 586 운동권과 문재인이 먹은 대한민국을 또 먹으려고 한 저의(底意), 그 당찬 꿈에 모골이 송연해진다.


이들은 2010년 성남시장 당선과 2014년 재선에 성공한 뒤 2017년 민주당 후보 경선에 나가 2021년 대선 출마 연습을 하고 2018년 경기도 지사 관문을 통과했다. 이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돈이 필요했을지는 상상하기에 어렵지 않다.


그래서 ‘행정가 이재명이 남긴 발자취’란 말이 주목된다. 이재명과 그의 똘마니들은 성남시장에 도전할 때부터 이미 계획이 다 있었으며, 그 치밀한 설계도를 그려 놓고 있었던 것이다. 대장동, 백현동, 성남FC, 대북 성금, 변호사비 대납, 재판 거래 등 몇 년 전부터 신문에 크게 난 의혹 사건들이 바로 이재명의 치적과 돈줄, 그리고 출마 장애물 제거를 위해 굴착되고 건설되고 운영되고 해결된 일들이었다는 정황이다.


유동규-정진상-김용 3인방은 2010년 성남시장 선거를 앞두고 의형제 도원결의(桃園結義)를 했다. 정진상 말에 따르면 이들은 이재명을 성남시장 차원이 아닌 청와대 주인으로 끌어 올리는 데 의기를 투합했다.


유동규는 말했다.

“세 사람이 술집에서 만나 ‘이재명을 주군으로 모시자’라고 결의했다.”

그는 ‘포퓰리즘 선수’ 이재명에게 놀란 일화도 소개했다.

“성남 도개공의 대장동 개발 이익 1822억원이 1인당 18만원씩 나눠 주는 ‘시민 배당금’으로 쓰였다. 이게 20초 만에 결정됐다. 이재명은 매표(買票)에 굉장히 능해 표 계산이 빠르다. 그는 보수도 진보도 아닌데, 굳이 따지면 보수다. 실용적으로 간다. 동물적인 감각으로. 내가 반대하니까, ‘너는 선거를 몰라. 우리는 선거를 알잖아?’라고 했다. ‘돈 주는 거 싫어하는 놈 어딨냐?’라는 말도 들었다.”

나라가 거덜 나든 말든 표를 위해 못 할 일이 없었던 이재명은 1년여 전 민주당 대선 후보로서 거짓말(허위 사실 공표)한 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지난 3일부터 재판정에 나가기 시작했다.


그가 해외에 같이 출장 가 골프도 치고, 대선 도전 발판으로 삼은 성남 도개공의 고위 간부(고 김문기 개발 1처장)였다가 의문의 죽음으로 생을 마감한 사람을 모른다고 한 인터뷰에 대해 판사에게 뭐라고 말했는지 사실 궁금하지도 않다. 피해 갈 말을 어떻게든 만들어냈을 것이다.


이재명은 이 거짓말과 백현동 4단계 상향 용도변경이 “국토부 압력 때문이었다”라는 다른 허위 국감 증언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이 확정되면 그의 의원, 당 대표 직은 날아가고 국민 세금으로 보전받은 대선 비용 434억원도 당에서 토해 내야 한다. 이 재판 말고도 그에겐 수차례 더 기소와 재판이 이어지게 돼 있다.


이래도 그는 못 물러나겠다고 버틴다. 3인방과 비명계는 구속과 배신, 그리고 ‘독립운동’으로 그의 곁을 떠났지만, 개딸들이라는 해괴망측하고 천박한 응원군, 또 숫자가 자꾸만 줄어들 충견 친명계들을 믿고서….

글/ 정기수 자유기고가(ksjung724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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