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격심사 통과 임은정 "IQ 검사까지 시켜"... 캐비닛 효과?

이정환 2023. 3. 3. 11:5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김어준 뉴스공장에서 소감 밝혀... 통과 이유는 심사위 정족수 미달

[이정환 기자]

임은정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법무부 검사 적격심사를 통과했다. 2일 오후 법무부 검사 적격심사위원회는 임 부장검사를 상대로 2시간 가량 심층 검사를 진행한 끝에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청법에 따라 검찰총장을 제외한 검사는 7년 주기로 적격심사를 받는데, 임 부장검사의 경우 심층 심사 과정에서 낮은 근무평정과 특히 그동안 검찰 조직 관련 '소신 발언' 등에 대한 소명을 요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매우 빨리 결과가 나온 셈이다.

'임은정 캐비닛' 효과?
 
 임은정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2일 오후 검사적격심사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 도착해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다.
ⓒ 권우성
 
임 부장검사도 3일 오전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의외"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그는 "나를 공개 지지하다 2015년 잘렸던 박병규 전 검사의 경우 위원회 소명 후 한 달 후 잘려서 그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심사를 마치고 특별변호인들과 밥을 먹고 있다 전화 통보를 받아 의외였다"고 설명했다. 

임 부장검사에 따르면 이날 법무부가 밝힌 통과 이유는 부적격 정족수 미달이었다. 검사·변호사·교수 등 9명으로 구성되는 적격심사위는 재적 위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법무부 장관에게 해당 검사의 퇴직을 건의할 수 있다. 이날 심사에는 재적 위원 9명 중 6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임 부장검사는 방송에서 "본인들이 알아서 안 나오신 것 같다"고 말했다. 임 부장검사는 "지금까지 닥치는 대로 고발하거나 감찰 요청한 검사장들이 많다"면서 "앞서 법무부에도 해당 인사들에 대해 과거 감찰을 요청한 자료들을 미리 냈다"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해당 인사들이 나오면 기피 신청을 하려고 했는데 안 나왔다"는 것이었다. 

또한 임 부장검사는 전날 적격심사위에 나온 심사위원 중 두 사람도 자신의 책에 거명된 바 있는 인물들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계속 가보겠습니다>에 언급했던 관련 내용을 당사자들에게 "당신들이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는 식으로 언급했더니 곤혹스러워 하더라"고 전날 상황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김어준 진행자는 "임은정 캐비닛" 효과라는 의견을 덧붙였다.

"심리검사... 나쁜 말 있었으면 조중동에 나왔을 것"
 
 이날 방송에서 2023년 1월 3일 임은정 부장검사가 법무부 검찰과에 발송한 것으로 소개한 내용.
ⓒ 김어준의 뉴스공장
 
그런데 이날 방송에서 임 부장검사는 법무부 검사 적격심사 과정에서 모욕감을 느꼈다는 주장도 함께 전했다. 

"1월 3일 출근했더니 심층 검사 대상 됐다 통보되면서 심리검사 받아보라고 하더라. 확 열이 받았다. 내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로 산 지 10년이 넘어서 이상한 사람들 앞에선 이상해 보이겠지만, 이상한 건 내가 아니라 자기들 아닌가. 어이가 없었다... (중략) 그래서 검사 받으러 갔는데 아니 좀 하다가 암산을 시키고 그림 맞추기를 시키더라. 내가 이 나이에 치매도 아니고 화가 나서 불성실하게 검사를 받았는데 세상에 그게 IQ 검사였다. 심리 검사 안에 그런 게 다 포함된다는데 나는 몰랐다."

임 부장검사는 "법무부 검찰과의 비웃는 소리가 환청으로 들려 망신스러웠다"면서도 "IQ는 평균 이상으로 나왔다. 이 나이에 암산을 자꾸 시키니까 화가 났었는데 IQ 검사인 줄 알았으면 열심히 할 걸 그랬다"며 웃음을 보였다. 

그는 심리 검사지를 자신이 확보하게 된 과정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임 부장검사는 "심리검사 결과지를 본인한테 통보하지 않는다고 하기에 개인 정보, 민감 정보인데 말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병원에 연락해 제3자인 법무부 검찰과와 정보 주체에 대해 동시 교부를 조건으로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병원과 법무부에서 결과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임 부장검사는 "'피해 의식이 쩐다'는 취지의 말들이 복무 평정에 있었는데, 7년 동안 당하면서 피해를 입은 걸 피해의식이라고 표현하더라. 그래서 심리 검사를 받아보라는 취지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결과지에는) 아름다운 말들이 대부분 나왔다"며 임 부장검사가 덧붙인 말은 이랬다. 

"나쁜 말이 있었으면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에서 '임은정 이상하다고 나와' 이렇게 나왔을 게 뻔하다."

심리검사 종합평가 공개... "공장장 잘려도 임은정은 안 잘려"
 
 임은정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가 2일 오후 검사적격심사위원회에 출석하기 위해 경기도 과천 법무부 청사에 도착하고 있다.
ⓒ 권우성
 
"수검 태도 양호하여 검사 결과의 신뢰로운 해석이 가능하다. 검사상 임상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정서적 불편감은 시사되지 않는다. 문제 해결에 대한 자신감, 스트레스로부터 자신을 방어할 수 있는 자아 강도가 적절하여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하는데 어려움이 없겠다. 성격 특성과 관련해 도덕적인 잣대가 엄격한 편으로 상식에 벗어나는 타인의 행동을 용인하기 어려울 수 있겠으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에 전념할 수 있겠다. 

이러한 측면이 '내부 고발자' 역할 수행을 가능하게 하겠으며 그 과정에서 조직 내 다른 구성원과 갈등이 생기거나 원활한 교류도 제한되겠으나 사회적 불편감이 크지는 않아 업무 등 주요 기능 발휘에 큰 지장은 없겠다. 현재 원가족에 대한 정서적 지지와 함께 현 가족관계에서의 안정감이 높은 편인데 이는 스트레스로부터 빠른 회복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겠다." (이날 방송에서 공개된 임은정 부장검사 심리검사 종합평가 내용)

임 부장검사는 "새롭게 시작하는 7년 열심히 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밖에서 쓴소리 하는 사람은 많지만 안에서 쓴소리 하면 매우 아프다"며 "임은정 검사가 아니라 임은정 전 검사 또는 국회의원으로서 쓴소리 하는 게 차라리 덜 아프다 싶어서 내보내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럴수록 안에서 내가 '임은정 캐비닛'을 채우고 있어야 하지 않겠냐"고 강조했다. 이날 방송에서 임 부장검사가 김어준 진행자에게 건넨 첫 마디는 이것이었다. 

"공장장은 잘려도 임은정은 잘리지 않는다. 검찰의 불사조 임은정입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