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패밀리 스포츠카 vs 극한의 주행 재미’ 당신의 선택은?[타볼레오]

오규민 2023. 3. 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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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셰 타이칸 GTS·911 타르가 비교해보니
주행성능 엇비슷
정숙함과 공간 괜찮은 뒷좌석 갖춘 타이칸
가슴 떨리는 배기음…'주행 재미' 타르가
HUD 미탑재·기본 내비 성능 등은 단점

세상에 자동차가 단 두 대 남았습니다. 하나는 레드와인에 가까운 빨간색이 돋보입니다. 문이 4개 달렸으며 동승자를 위한 조용한 고속주행이 가능합니다. 다른 차량은 영화 배트맨에 나오는 ‘텀블러’를 연상케 합니다. 날렵한 인상과 함께 엔진 소리는 가슴을 울립니다. 당신은 어떤 차를 고르시겠습니까? 같은 스포츠카이지만 특징은 전혀 다른 두 차량. 포르셰 타이칸 GTS와 911 타르가입니다.

포르셰 타이칸 GTS [사진제공=포르쉐코리아]

타이칸 GTS는 포르셰 첫 전기차 타이칸의 파생모델입니다. ‘스포츠카 명가’에서 전기차를 출시했다는 소식에 소비자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지난해 국내에서 1128대 팔려 1억원 넘는 전기차 가운데 가장 많았습니다. GTS는 기본모델 타이칸 4S와 터보 사이 모델입니다.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 [사진제공=포르쉐코리아]

이번에 탄 타르가는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입니다. 911 타르가 4 GTS를 기반으로 만들었으며 1972년 페르디난트 알렉산더 포르쉐가 디자인한 최초 제품인 크로노그래프 1을 계승했습니다. 전 세계 750대 한정 생산된 제품이기도 합니다.

왼쪽은 타이칸 GTS의 뒷모습이다. 오른쪽은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만의 특징이다. [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두 차량의 주행 성능과 질감은 어떤가요?

▲포르셰답게 모두 뛰어난 성능을 자랑합니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타이칸 GTS는 3.7초, 타르가는 3.5초 걸립니다. 차량 통행이 적은 밤 시간대 고속도로 요금소를 지나며 실험해 봤습니다. 다른 차선에서 차가 없음을 확인하고 가속 페달을 밟았습니다. 겁이 많은 편이라 살짝 밟았음에도 타이칸은 조용히, 타르가는 굉음을 내며 순식간에 시속 100㎞를 찍습니다. 시속 50㎞대에서 100㎞에 다다르는 데도 1~2초면 됩니다. 타이칸은 아주 부드러운 가속을, 타르가는 6기통 엔진 소리를 자랑했습니다.

(왼쪽부터) 타이칸 GTS와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의 앞좌석 모습이다. [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주행 질감은 매우 달랐습니다. 당연히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차이 때문이죠. 주행 질감 시험을 위해 고속도로에서 두 차량 모두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운전했습니다. 주행 재미를 가장 즐길 수 있는 방식입니다.

안정감에서는 타이칸 GTS가 뛰어났습니다. 가속 페달을 밟고 차량 속도를 보면 ‘언제 이렇게 가속이 됐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빨리 달려도 차량 흔들림이 적었습니다. 조수석·뒷좌석에 앉은 동승자도 가속이 됐는지 분간하지 못할 정도로 편안함을 느꼈습니다. 커브길도 문제없이 빠져나갔습니다.

타이칸의 공차중량(2315㎏)은 포르셰 준대형 SUV 카이엔과 비슷할 정도로 무겁습니다. 그럼에도 이런 주행이 가능한 건 포르셰만의 ‘어댑티브 에어 서스펜션’이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에어 서스펜션은 거친 노면을 잘 걸러줘 승차감이 우수합니다. 단, 차량에 맞지 않는 세팅이 이뤄진다면 기존 강철 스프링 서스펜션보다 못한 승차감일 수도 있습니다.

타이칸의 공차중량(2315㎏)은 포르셰 준대형 SUV 카이엔과 비슷할 정도로 무겁다. [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타이칸은 세팅이 적절해보였습니다. 낮은 차체를 지녔음에도 다소 높아 보이는 과속방지턱도 부드럽게 넘어갔습니다. 5개 연속 이어지는 방지턱에서도 차량 하부가 도로에 쓸린 적은 없었습니다. 인공적인 소리도 인상적입니다. ‘일렉트릭 스포츠 사운드’를 켜면 우주 비행선 소리가 나면서 가속이 붙습니다. 미래 이동 수단인 ‘하이퍼루프’를 연상시켰습니다.

운전하는 재미는 911 타르가가 뛰어났습니다. 퇴근 후 피곤한 몸을 이끌고 1시간만 시승하려고 했었습니다. 하지만 3시간동안 운전하게 됐습니다. 바로 배기음 때문입니다. 타이칸과 달리 이 차량을 탈 때는 심장이 두근거렸습니다. 특히 고속도로를 달리며 ‘스포츠 리스펀스’를 선택한다면 밟는 만큼 반응하는 엔진을 접할 수 있습니다.

드라이브 모드 휠 가운데 있는 동그란 버튼을 누르면 15~20초 가량 최대 RPM에 도달한다. [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드라이브 모드 휠 가운데 있는 동그란 버튼을 누르면 15~20초가량 최대 RPM에 도달합니다. 이 때 가속하면 창문을 닫고 있어도 엄청난 엔진소리가 들립니다. 이 소리를 더 크게 듣기 위해 창문을 열기도 했습니다. 이는 타이칸과는 다른 매력을 줍니다. 도로의 노면이 거칠 땐 차량이 통통 튀기도 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탄 기분도 제공했습니다.

-아쉬운 점도 있을 것 같은데요?

▲모든 차량의 장단점은 가격과 함께 살펴야 합니다. 이 두 차량은 1억5000만원이 넘습니다. 운전 재미를 주지만 편의성은 다소 부족합니다. 두 차량 다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기본 사양이 아닙니다. 기본 내비게이션 성능은 실망스러웠습니다. 음성인식이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테스트 결과 말을 정확히 알아들은 적이 한 번도 없었습니다.

타이칸은 인포테인먼트가 부족했습니다. 계기판을 포함해 디스플레이가 조수석까지 3개가 탑재됐습니다. 하지만 정작 조수석에선 동영상 등을 시청할 순 없었습니다. 공조장치 조작도 불편했습니다. 타르가는 사람 손으로 직접 풍향을 조절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타이칸은 센터페시아에 위치한 디스플레이를 통해 풍향을 조절해야 합니다. 직관적이지 않아 차를 멈추고 조정한 적이 있었습니다.

타르가는 주행 재미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만큼 정숙함이 떨어졌습니다. 고속 주행에서 노면이 불규칙할 경우 차량이 튀어 오르기도 했습니다. 동승자가 많이 타는 경우엔 적합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두 차량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요?

▲시내 주행을 자주하면서 가끔씩 고속 주행을 즐기고 싶다면 타이칸을 추천드립니다. 특히 아이가 있어서 평일엔 저속 주행과 함께 정숙함이 필요하다면 말이죠. 주말엔 고속 주행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도 있는 만큼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습니다. 홀로 또는 동승자가 드라이브를 좋아한다면 타르가가 제격입니다. 배기음 소리와 함께 고속 주행을 즐긴다면 놀이공원에 갈 필요가 없을 정도입니다.

디자인도 개인 취향에 따라 갈릴 것입니다. 시승한 타이칸의 색은 어두운 계열의 빨간색이었습니다. 부담스럽지 않으면서 도로에서 시선을 끌 수 있는 색입니다.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의 색은 검은색입니다. ‘제트 블랙 메탈릭’이라는 색이 적용돼 전체적으로 차량이 깔끔하게 보입니다. 이번 시승에서 두 차량의 주행 보조 시스템과 연비·전비는 따지지 않았습니다. 달리는 맛이 우선인 차량들인 만큼 소비자 구매 고려사항에 들어가지 않을 거라고 봤습니다.

타이칸 GTS의 빨간색은 기품이, 911 에디션 50주년 포르쉐 디자인의 검은색은 깔끔함이 느껴졌다. [사진=오규민 기자 moh011@]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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