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부진…골드만삭스 “수소 에너지 유망” [나스닥에서 살아남기](68)

2023. 3. 1.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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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생 에너지 투자해볼까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중국 간 갈등 구도가 짙어지자 뉴욕 증시 투자자 눈은 한동안 재생 에너지로 향했다. 지난해와 올해 석유·석탄 등 화석 연료 수요가 급증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는 일시적인 현상일 뿐 궁극적으로는 재생 에너지 시대가 가속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근거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월 발간한 ‘2023년 전력 시장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3년간 화석 연료 사용이 줄어들고 재생 에너지와 원자력 수요는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뉴욕 증시에서는 재생 에너지 관련주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가장 시장성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 태양광·풍력 관련주 주가가 올해 하락세를 기록한 반면 수소 에너지 관련주는 상승세다.

IRA 친환경 지원 기대 쏠렸던

태양·수소 에너지 관련주 희비

2월 21일(이하 현지 시간) 기준 ‘태양광 인버터’ 업체 인페이즈에너지(거래코드 ENPH) 주가는 올 들어 20% 하락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약 4.5% 올랐다. 인페이즈에너지는 2021년 1월 S&P500지수에 편입된 대형주다. 주요 사업은 주거용 태양광 마이크로 인버터와 배터리 에너지 저장 장치, 전기차(EV) 충전소 개발·관리다.

세계 최대 태양광·풍력 업체인 ‘넥스트에라에너지(NEE)’ 역시 올해 들어 주가가 약 12% 하락했다. 태양광 발전 시스템·배터리 에너지 저장 제품 공급 업체인 선파워(SPWR) 역시 연중 10% 하락세를 기록했다.

개별 종목뿐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 연중 수익률 역시 시장에 뒤처지는 모양새다. 태양 에너지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인베스코솔라(TAN)’는 올해 시세가 약 3% 오르는 데 그쳤다. 반면 S&P500지수에 투자하는 ETF인 ‘SPDR S&P500 트러스트(SPY)’ 시세는 같은 기간 약 5% 올랐다.

태양·풍력 에너지는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IRA법에 따른 친환경 지원 수혜 업종으로 꼽혀왔다. 일례로 IRA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된 주택 소유자에게 최대 30% 세액 공제해주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다만 월가에서는 태양 에너지와 관련해 미국 내 수요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지난해 말부터 관련주 주가 하락세가 두드러진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NEM 3.0 제도와 이에 따른 미국 내 가계 수요 둔화 탓이다. 지난 1월 미국 크롤본드레이팅에이전스는 주거용 태양 에너지 발전·사용과 관련한 미국 가계 대출이 지난해 8월에 정점을 찍은 후 둔화되다 같은 해 12월 들어 가파르게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ROTH캐피털파트너스는 올해 미국 가정용 태양 에너지 수요가 30%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캘리포니아, NEM 3.0 앞두고

태양광 에너지 수요 둔화 조짐

특히 최근 태양 에너지 관련주는 캘리포니아주의 NEM 3.0 제도 영향을 받는 모양새다. 미국 에너지 연구 회사인 우드메켄지는 “캘리포니아주 태양광 발전 설치량은 누적 기준 미국 내 1위”라면서 “NEM 3.0 제도가 시행될 경우 오는 2024년까지 캘리포니아주 태양광 시장 규모가 절반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캘리포니아는 미국 내 태양 에너지 시장 절반을 차지한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오는 4월 15일부터 NEM 3.0 조치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해당 조치에 따르면 태양 에너지를 생산하는 가구의 평균 전력판매가격이 기존 1킬로와트시(㎾h)당 0.3달러에서 0.08달러로 떨어지게 된다. 하루 단위 태양광 발전량 변동이 크기 때문에 주거용 태양광 발전소에서 생산된 잉여 전력을 유틸리티 회사가 저렴하게 사들이고 산업용으로 되팔아 기업의 비용을 덜겠다는 것이 제도의 취지다.

정책 변화에 따른 매도세가 단기적이라는 시각도 있다. 마켓비트 집계를 보면 2월 21일을 기준으로 넥스트에라에너지에 대해 투자 보고서를 업데이트한 월가 전문가 12명 중 8명이 매수, 4명은 보류 의견이다. 이들이 제시한 넥스트에라에너지 12개월 목표주가는 1주당 92.92달러다. 현재 시세 대비 25% 이상 상승 여력이 있다는 얘기다. 인페이즈에너지 역시 월가 전문가 23명 중 16명이 매수, 7명은 보류 의견이다.

미국 블룸에너지가 상용화해 판매 중인 수소 에너지 서버(Hydrogen Energy Servers). (블룸에너지 제공)
IEA는 2월 발간한 연례 보고서를 통해 지난해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에너지 수급 혼란과 일부 지역의 이례적 기상 조건 탓에 세계 전력 수요가 연간 2%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올해부터 2025년까지 3년간 연평균 3%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IEA의 파티 비롤 이사는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3년 안에 화석 연료 사용이 줄어드는 대신 태양·풍력 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재생 에너지가 전 세계 발전량의 35%까지 비중을 높일 것이며 이는 지난해(29%) 대비 대폭 늘어나게 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수소 에너지 관련주는 올해 들어서도 상승세가 눈에 띈다.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본사를 둔 수소 연료 전지 기업 ‘블룸에너지(BE)’의 경우 2월 21일 기준 올 들어 주가가 17% 올랐다. 수소 에너지 솔루션 기업인 ‘플러그파워(PLUG)’ 주가는 18% 뛰었다.

두 기업은 한국 대기업이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곳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우선 2020년 1월에는 SK에코플랜트가 블룸에너지와 손잡고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핵심 부품 국산화를 위한 합작법인 ‘블룸SK퓨얼셀’을 설립했다. 지난해 SK에코플랜트는 3000억원을 들여 블룸에너지 지분 약 5%를 확보한 후 올해 들어서는 SKS프라이빗에쿼티(PE)와 손잡고 블룸에너지 지분 6.2%를 추가 인수할 계획이라는 소식이 전해진 바 있다. SK에코플랜트는 블룸에너지와의 합작법인을 통해 SOFC 생산 규모를 2027년 연간 400㎿까지 늘릴 계획이다.

플러그파워는 SK그룹 등을 최대주주로 두고 있다. 2021년 1월 SK그룹과 자회사인 SK E&S는 플러그파워 지분 9.9%를 15억달러(당시 약 1조7935억원)에 인수해 최대주주로 올라선 바 있다. 최근 SK E&S는 미국 플러그파워와의 합작회사 ‘SK플러그하이버스’를 통해 액화수소 충전소 구축을 추진 중이다.

한편 수소 에너지 ETF 역시 ‘글로벌X하이드로진(HYDR)’과 ‘디렉시온하이드로진(HJEN)’이 각각 10%, 13%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요 종목이나 ETF 시세 흐름이 S&P500지수(4.5%)나 지수 추종 ETF인 SPY(5%)를 앞지른 상태다.

월가에서는 수소 에너지 관련주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에너지 투자 보고서를 통해 “청정 수소 에너지는 탄소 제로 시대 기여도가 15%에 이를 것”이라면서 “수소 에너지 관련 시장이 2050년까지 1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소 에너지 역시 IRA법 수혜 부문이다. IRA법에 따르면 탄소 배출 없이 수소 에너지를 생산할 경우 1㎏당 최대 3달러 ‘수소 생산 세액 공제’ 지원이 이뤄진다. 미국 연방 정부는 10년 내 수소생산에너지부는 수소 에너지 1㎏당 생산 비용을 1달러로 낮추겠다는 것이 목표다. 현재 생산 비용은 5달러다.

IRA법이나 월가에서 말하는 수소 에너지는 청정(녹색·청색) 수소 에너지다. 수소 에너지는 생산 방법에 따라 회색·청색·녹색 에너지로 분류된다. 회색은 비용상 이유로 천연가스 등 화석 연료를 사용해 생산한 경우를 말한다. 녹색은 물을 분해해 만든 ‘수전해 수소’ 에너지를 말하고, 청색은 회색 수소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를 포집·제거해 배출량을 줄인 경우를 말한다.

재생 에너지에 투자하는 경우 해당 업종이 금리 인상 리스크에 취약한 성장 산업이라는 점을 염두에 둘 만하다. 모건스탠리의 마이크 윌슨 최고투자책임자(CIO) 겸 미국 주식 수석 전략가는 “미국 기준금리가 최소 2~3차례 추가 인상될 것”이라면서 “조만간 S&P500지수가 지난해 10월 저점 수준으로 다시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98호 (2023.03.01~2023.03.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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