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패막이'로 전락한 선임위원장… 클린스만 선임 기자회견의 아쉬움

김정용 기자 2023. 2. 28.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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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을 받아내려 나온 사람의 화법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 클린스만 감독 신임 한국 국가대표 감독 선임에 대한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축구계에서는 정몽규 축구협회장 등 일부 수뇌부가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결정하고 밀어붙인 것으로 관측했다.

뮐러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과 같은 독일축구협회 출신이지만 서로 아무런 인연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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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뮐러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비판을 받아내려 나온 사람의 화법이었다.


대한축구협회는 28일 클린스만 감독 신임 한국 국가대표 감독 선임에 대한 마이클 뮐러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클린스만 감독 선임은 27일 발표됐다. 계약기간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까지다.


뮐러 위원장의 발언에는 알맹이가 거의 없었다. 후보군이 총 61명이었다가 클린스만 등 5명으로 줄어들었다는 말 정도가 구체적이었지만 나머지에 대한 힌트를 주지 않았다. 선임 과정의 타임라인에 대해 대답했으나 당연한 선정 절차를 상투적으로 늘어놓은 것에 가까운 발언이 대부분이었다. 심지어 국내 체류 여부는 이미 축구협회 보도자료에 포함된 내용인데도 말을 아꼈다. 새 감독의 철학에 대한 설명 역시 일반론이었다.


감독 선정의 기준이 '전문성, 경험, 동기부여, 팀워크, 환경적 요인'이라고 말한 건 구체적인 발언처럼 보이지만 사실 너무 포괄적인데다 선임 작업에 착수하기 전 이미 말했던 기준 그대로였다. 오히려 동문서답처럼 클린스만 감독과 한국의 시시콜콜한 인연을 이야기하는 데 시간을 오래 할애했다.


뮐러 감독의 이런 태도는 사실 실권이 없었다는 축구계 관계자들의 관측과 맞아떨어진다. 축구계에서는 정몽규 축구협회장 등 일부 수뇌부가 클린스만 감독 선임을 결정하고 밀어붙인 것으로 관측했다. 강화위원들이 뮐러 위원장과 소통하지 못했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뮐러 위원장조차 자기 소신껏 움직인 게 아니라 지시에 따라 움직였다는 관측이다. 뮐러 위원장은 클린스만 감독과 같은 독일축구협회 출신이지만 서로 아무런 인연이 없다. 오히려 오해를 피하기 위해 독일인이 아닌 지도자를 적극 물색했으나, 대안을 제시하지는 못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뮐러 위원장의 개인적인 소신이나 합리적 절차가 확인된다면 클린스만 감독이 수뇌부의 뜻이라는 관측은 반박당하는 셈이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없었다.


축구계의 관측과 일치하는 발언은 "과정 속에서 너무 많은 연락과 압박을 받았다"는 말 정도다. 뮐러 위원장은 선임 과정에서 여러 축구인의 다양한 주장과 압박을 겪어야 했는데, 그 누군가의 뜻을 들어줄 실권도 없는 상태에서 고충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선임 이후도 문제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경우 선임을 책임졌던 김판곤 당시 위원장이 임기 초반 긴밀히 소통하며 지원했다. 반면 클린스만 감독의 경우 뮐러 위원장이 전폭적으로 지원할 만한 인정을 받고, 권한을 지녔는지 의문인 상태다. 대표팀 밖에서 의견을 제시할 전문가가 부족하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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