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종이컵에 커피 마신 당신 위험하다…年2600개 검출된 것

시중에서 유통되는 일회용기의 미세플라스틱 함량이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소비자원(소보원)은 일회용기의 미세플라스틱 검출량이 다회용기보다 2.9~4.5배가량 많았다고 28일 밝혔다.

서울 시내 한 카페 내에서 고객들이 일회용 컵을 이용하고 있다. 연합뉴스

소보원은 최근 배달 음식 시장이 급성장과 맞물려 플라스틱 일회용품 사용량이 증가하면서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커지고 있어 이 같은 조사를 진행했다. 일회용기 16종과 다회용기 4종이 시험 대상이었다.

일회용기는 폴리프로필렌(PP)·폴리에틸렌(PE)·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폴리스타이렌(PS) 등으로 만든 도시락 용기·죽 용기·플라스틱 컵 등을 시험했다. 다회용기는 스테인리스 스틸·실리콘·PP 등을 소재로 한 소스 용기·죽 용기·다회용 컵 등을 조사했다.

주요 플라스틱 재질 및 특징. 사진 한국소비자원

시험 결과 일회용기의 경우 종류에 따라 용기 한 개에서 1.0~29.7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다회용기는 개당 0.7~2.3개의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용기 내면적 100㎠당 미세플라스틱 검출량도 일회용기에서 더 많았다.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의 재질은 플라스틱 컵과 포장 용기의 주된 원재료인 PET(47.5%), PP(27.9%)가 가장 많았다. 종이컵에 코팅되는 PE(10.2%)도 상당했다. 시험 대상 모두 해당 용기 재질 외의 다른 재질 플라스틱이 혼합돼 검출됐다. 이는 제조·포장·유통 시 외부 오염으로 인한 혼입으로 추정된다.

다회용기는 뚜껑이 플라스틱이어도 본체 자체가 플라스틱 재료가 아니거나(스테인리스 스틸 등), 사용 전 세척 과정을 거치면서 미세플라스틱 조각이 제거돼 적게 검출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의 크기는 대부분 300마이크로미터(㎛) 미만(92.8%) 이었으며, 20~49㎛ 크기(45.1%)가 가장 많이 검출됐다.

이에 따라 성인 1인이 일회용 커피 컵 사용으로 노출될 수 있는 미세플라스틱은 연간 약 2600개 수준으로 추정된다. 커피를 모두 일회용 컵에 마신다고 가정하고, 성인 한 명이 한해에 377잔을 마신다고 했을 노출될 수 있는 미세플라스틱 양이다.

배달 1회당 검출되는 미세플라스틱 개수는 39개 수준이다. 국·탕류를 주문해 탕 용기 1개, 밥(죽) 용기 1개, 반찬(소스) 용기 2개가 사용됐을 경우다. 일주일에 평균 1.9회 배달 음식을 주문한다는 ‘배달 서비스 트렌드 리포트(오픈서베이, 2022)’의 조사 결과를 반영하면 연간 미세플라스틱 노출량은 훨씬 더 늘어난다.

생활 속 미세플라스틱 노출량 줄이기. 사진 한국소비자원

현재까지 미세플라스틱의 위해성은 과학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소보원은 선제적 안전 관리와 탄소중립 및 자원 재활용 측면에서 플라스틱 일회용기 사용량 감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소보원은 이번 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관련 부처에 일회용기의 미세플라스틱 관리방안 마련을 건의할 계획이다.

유지연 기자 yoo.jiyoe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