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 코미디에 살인자라니... 산으로 간 '일타 스캔들'
[이진민 기자]
|
|
| ▲ tvN <일타 스캔들> 스틸컷. |
| ⓒ tvN |
전쟁통에도 사랑은 한다고 사교육 전쟁터에서 1타 '로맨스'가 터졌다. 대한민국 수학 일타 강사인 최치열(정경호 분)이 개인 과외까지 서슴없이 할 정도로 사랑에 빠졌으니 상대는 전 핸드볼 국가대표, 현 '국가대표' 반찬가게 사장이자 유부녀인 남행선(전도연 분)이다. 사교육계가 'NO 치열'을 외치며 유부녀를 넘본 괘씸한 놈이라고 욕할 때 남행선의 딸, 아니 조카인 남해이(노윤서 분)가 소리친다.
"그러니까, 이건 스캔들이 아니라 로맨스라고요!"
남행선이 자신의 친모가 아니라 버려진 조카를 키워준 이모라는 그의 고백에 드라마의 장르가 바뀌었다. 스캔들에서 로맨스로. 드디어 최치열과 남행선의 일타짜리 케미를 볼 줄 알았는데 드라마는 다시 장르를 틀었다. 로맨스는 어디 가고 스캔들만, 그것도 시험지 유출부터 살인까지 별별 스캔들이 다 터졌다.
'스캔들'만 남았다
|
|
| ▲ tvN <일타 스캔들> 화면 갈무리. |
| ⓒ tvN |
이 스캔들을 기억하는 사람은 최치열 말고 한 명 더 있다. 그는 최치열을 열렬히 보필하는 실장 지동희(신재하 분)다. 자신의 누나가 생전에 유일하게 믿었던 어른인 최치열을 지켜주겠다는 마음으로 실장 자리까지 꿰찼다. 최치열을 향한 마음이 애틋함이면 좋았으련만. 오직 자신만이 최치열을 지킬 수 있다는 집착은 커져 드라마의 흐름까지 깨뜨리는 스캔들이 되었다.
최치열과 남행선이 막 사랑을 시작할 때, 그의 집착도 눈을 떴다. 그들의 볼링장 데이트에 끼어서 남행선을 유능한 이모라고 비꼬지를 않나, 그들의 요트 데이트에선 일부러 핸들을 꺾어 남행선을 다치게 한다. 심지어 쇠구슬로 남행선을 노리다 실패하자, 그의 조카인 남해이를 납치하고 교통사고를 자살사건으로 위장하기까지 한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갑자기 살인자의 등장이라니. 최치열의 성실한 실장에서 쇠구슬 살인자로 탈바꿈한 지동희의 캐릭터 변화가 이질적이다. 또한 주인공인 일타 강사 최치열과 반찬가게 사장 남행선보다 실장 지동희의 분량이 압도적이다. 그래서 시청자는 최치열과 남행선이 사랑을 피워가는 모습이 아니라 지동희가 범죄를 공모하는 과정을 지켜만 봐야 한다.
포카리 같은 학원물 아니었나요?
|
|
| ▲ <일타스캔들> 스틸컷 |
| ⓒ 이진민 |
<일타스캔들>에서 사랑에 빠진 사람은 일타 강사만이 아니다. 남해이를 두고 경쟁하는 이선재, 서건후의 삼각관계는 그 나이 때에만 가능한 청량한 학원물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이들에게 '시험지 유출'이 끼어들자 톡 쏘는 사랑은 날아가고 갈등만 남았다.
이선재의 어머니가 학교 교무부장과 공모하여 유출한 시험지를 이선재만이 아닌 남해이까지 함께 보았던 것이다. 결국 남해이는 죄책감에 백지로 시험지를 제출하였고 이선재는 유출된 시험지 덕에 1등을 차지한다. 사실대로 밝히자는 남해이에 이선재는 자신의 엄마를 신고라도 하라는 거냐며 강하게 몰아붙인다.
|
|
| ▲ <일타스캔들> 화면 갈무리 |
| ⓒ tvN |
여주인공은 혼수상태이고 남주인공은 자살을 시도하는 드라마의 장르가 로맨스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게다가 남해이와 이선재는 원치 않았음에도 어른들의 공모로 시험지 유출 범죄에 엮였다. 그들의 순수한 마음이 남은 2화 안에 되살아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
|
| ▲ <일타스캔들> 스틸컷 |
| ⓒ tvN |
이제 2화밖에 남지 않았지만, <일타 스캔들>이 수습해야 할 스캔들은 너무나 많다. 쇠구슬 살인범 지동희부터 이선재와 남해이의 '시험지 유출', 그리고 14화 엔딩에 갑자기 나타난 남해이의 친모까지. 이런 스캔들만 수습하려고 최치열이 '불륜남' 누명까지 쓴 건 아닐 텐데 어찌 그들의 사랑에는 장애물이 많다.
시청자들이 로맨틱 코미디를 사랑하는 건 아무리 역경이 많고 일이 꼬여도, 결국 두 주인공이 사랑에 빠지고 해피엔딩을 맞이할 거란 장르적 확신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기다린다. 이 드라마의 엔딩을.
수학 문제보다도 더 어려운 현실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최치열과 남행선이 찾을 사랑의 답을. 부디 <일타스캔들>이 마주한 문제들이 풀기 까다로운 킬러 문항일지라도, 우리에겐 알차게 설명해 줄 일타 로맨스가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29년째 오후 4-6시 책임지는 '라디오 시대'의 뚝심
- "무너진 건물 아래서 술래잡기, 튀르키예 지진은 인재"
- "색다른 도전이었다" 이발사 탈 쓴 악마의 면도날이 향한 곳
- 죽음 앞둔 거구의 남자가 딸에게 한 특별한 제안
- 이 배우의 미치광이 연기, 비디오 대여점 난리난 사연
- 일본 애니메이션 거장이 '참사'에 직면하는 자세
- "관람객도 요금 동결 걱정... 여대 안에 있지만 남성도 환영"
- 파괴인가 또다른 시작인가... 독립영화의 존재를 묻는다
- 또 음악 예능? '놀면 뭐하니'... 반전일까 고육지책일까
- '겉초속사' 금쪽이, 오은영의 솔루션이 특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