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전시]가나아트 40주년 기념전·'衣·表·藝, 입고 꾸미기 위한 공예' 기획전 外

김희윤 2023. 2. 26.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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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희윤 기자] ▲김민수, 문규화 2인전 'Heart of the Eyes' = 갤러리에스피는 3월 18일까지 김민수, 문규화 작가의 2인전 'Heart of the Eyes'을 개최한다.

문규화_파 꽃 Green onion flower_2021_Acrylic on linen_145.5x112.1cm. [사진제공 = 갤러리에스피]

두 작가는 모두 자신이 직접 본 것, 겪은 것을 그린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두 작가의 시선이 향하는 대상은 자신의 일상을 이루는 환경, 그 속의 갖가지 사물, 동식물 혹은 장면들이다. 매일 보는 것들을 작가는 간과하지 않고 지속해서 응시하고, 마침내 그리고 싶은 상태나 순간을 맞닥뜨릴 때 비로소 그 일상 단면이 작가의 화면에 오르게 된다.

작가의 그리기는 일상의 작은 변화를 크게 알아차리는 데서부터 시작된다. 문규화 작가의 출품작 '파꽃'(2021), '정원'(2021) 은 작가가 이웃집 정원 화분에서 자라나는 대파와 마주치며 시작된 작업이다. 화분이 보이는 길을 매일 오가다, 작가는 대파의 생김새가 시시때때로 달라져 있음을 발견했다. 어느 날엔 줄기가 몇 대 잘려 나가 단면이 드러나기도 하고, 또 계절이 되면 줄기 끝에 꽃이 피어 있기도 했다. 늘 거기에 있는 것이 보여주는 미세한 변화를 작가는 놓치지 않고 그림으로 가지고 들어온다.

김민수, 봄밤(태안) Spring night(Taean), 2022, Acrylic, oil on canvas, 97x130.3cm [사진제공 = 갤러리에스피]

'석모도 연작'(2022), '봄밤(태안)'(2022) 등 김민수 작가의 출품작 대부분은 집 근처 산책지, 가까운 친지가 거주하는 마을, 환기 차 한동안 오래 머문 해안가 등, 작가가 자신의 안온한 생활이 흐르는 장소를 바라보며 그린 그림들이다. 길가에 자란 풀과 나뭇가지, 하천을 거니는 새, 바다, 논과 밭. 항시 자리를 지키는 일상은 매일 다른 기온과 바람의 세기, 구름의 양, 비의 무게, 혹은 그날 작가의 감정과 정서를 만나 새로운 얼굴을 취하고, 작가는 그것을 보고 듣고 맡고 그려낸다. 관객은 두 작가의 그림에서, 늘 나의 날을 지키는 익숙한 대상을 향한 작가의 편안함, 친밀감, 안정감을 느끼는 동시에 미세한 새로움을 크게 알아차리는 작가의 예리한 감각을 발견할 수 있다. 전시는 3월 18일까지,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갤러리에스피.

'衣·表·藝, 입고 꾸미기 위한 공예' 기획 전시 전경. [사진제공 = 서울공예박물관]

▲ '衣·表·藝, 입고 꾸미기 위한 공예' 기획전 = 서울공예박물관은 4월 2일까지 한국 1세대 패션디자이너로 꼽히는 최경자·노라노·앙드레 김의 작품 35벌과 아카이브로 구성된 '衣·表·藝, 입고 꾸미기 위한 공예'기획전시를 개최한다.

전시는 서울공예박물관이 서울역사박물관으로부터 이관받은 소장품 중 앙드레 김 작품, 최경자 작품을 선보이는 기회를 마련하고, 패션 안에 녹아있는 공예적 요소를 찾아보고자 기획됐다. 총 4부로 구성된 전시 기획은 이승해 학예연구사가 맡았다. 전시는 1부: 입다, 2부: 드러내다, 3부: 표현하다, 4부: 아카이브 랩으로 구성됐다. 3부와 4부 사이 ‘아트월’ 공간을 꾸며 패션 쇼룸 분위기도 연출한 점이 특징이다.

1부: 입다에서는 인간의 욕구 단계와 연계해 신체 보호는 물론 자신의 신분과 지위를 드러내는 수단으로서의 의복, 더 나아가 자신을 아름답게 꾸미고 개성을 표현하는 의복을 영상콘텐츠를 통해 개괄적으로 소개한다. 2부: 드러내다에서는 의복의 기능 중 신분과 지위를 드러내는 사회적 역할에 대해 소개한다. 대한제국기 서구식 근대 예복과 결혼식 등 다양한 행사에서 착용한 현대 예복을 전시한다. 3부: 표현하다에서는 다양한 ‘수공예 기법’이 한국 패션 1세대 디자이너인 최경자, 노라노, 앙드레 김 작업에 어떻게 영감을 주고 의상에 반영됐는지를 설명한다. 아카이브 랩에선 각 세 명의 디자이너들의 아카이브 자료와 함께 SUNY Korea FIT(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출신 예비 디자이너들이 1세대 디자이너의 작품 속에서 발견되는 공예요소를 활용해 제작한 작품을 선보인다.

'衣·表·藝, 입고 꾸미기 위한 공예' 기획 전시 전경. [사진 = 김희윤 기자]

한국 1세대 패션디자이너인 최경자·노라노·앙드레 김의 작품과 현대 작가인 문보리, 김계옥, 조예령 작가의 공예 작품도 함께 선보이며 창출되는 시너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주름 잡힌 스커트 작품 뒤로 옷에 주름 만드는 방식을 응용해 제작한 문보리 작가의 섬유 부조 작품 ‘시간의 관계를 잇다’가 전시돼 패션과 공예의 접점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구성이 인상적이다. 전시는 4월 2일까지, 서울 종로구 안국동 서울공예박물관.

1983-2023 가나화랑-가나아트: 개관 40주년 기념전시 전경. [사진제공 = 가나아트센터]

▲1983-2023 가나화랑-가나아트: 개관 40주년 기념전 = 가나아트는 창립 40주년을 맞이해 '1983-2023 가나화랑-가나아트'를 3월 19일까지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전관에서 개최한다. 전시는 1983년 인사동에서 시작한 가나화랑이 지금의 가나아트로 성장해온 40년의 시간을 돌아보고, 그동안 축적한 결과물을 발판으로 앞으로의 시간을 그려보기 위해 마련됐다.

가나아트는 이번 전시에 대해 "미술을 매개로 기업이 할 수 있는 거의 모든 영역에 종사하고, 여기에서 더 나아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며 거침없는 도전을 해왔다"며 "전시는 그 시간을 반추하는 것을 시작으로, 가나아트의 현재를 다시금 제대로 파악해보려는 의도에 따라 꾸려졌다"고 설명했다.

1전시장은 1983년부터 2023년까지 가나아트가 개최한 720여회의 전시와 진행 사업의 기록을 공개하는 아카이브 형태로 꾸몄다. 여기에는 연표와 사진자료, '가나아트센터 이전개관기념전'의 포스터나 도록과 같이 가나아트의 주요 전시들을 현장감 있게 돌아볼 수 있는 자료들을 비롯해, 가나아트가 발행한 미술전문잡지 '가나아트' 등 포함된다.

2·3전시장에서는 그동안 가나아트가 수집해온 컬렉션 중 엄선된 작품 총 60여점을 선보인다. 미술품을 사고파는 일을 연결하는 것이 화랑의 본령이지만, 가나아트는 미술관 못지않게 열심히 ‘수집’에 집중해왔다. 화랑을 열고 새로운 경험을 위해 유럽으로 나갔던 젊은 창업주, 이호재 회장은 아트 바젤의 창시자 에른스트 바이엘러(Ernst Beyeler, 1921?2010)를 만나 ‘한 작가를 만나면 두 점을 사서 한 점은 팔고 한 점은 나를 위해 간직하려 했다’는 그의 이야기를 경영 모델로 삼았고, 그를 지키며 지나온 시간이 지금의 가나아트 컬렉션이다.

1983-2023 가나화랑-가나아트: 개관 40주년 기념전시 전경. [사진제공 = 가나아트센터]

특히 2전시장에서 소개되는 Gana Korean Modern Art Collection은 한국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구본웅, 김환기, 나혜석, 박수근, 이중섭, 이인성, 정규, 함대정 등의 작품으로 구성되어 있다. 개관과 동시에 한국 근대미술 재조명 작업에 힘쓰기 시작한 가나아트는 작고 거장의 유작전, 원로 작가의 회고전을 비롯해 한국 미술을 입체적으로 조망하는 다양한 형태의 기획전시를 개최하고, 꾸준한 작품 수집을 통해 한국 근현대 미술사 수립의 현장에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동안의 노력이 이뤄낸 결과물인 한국 근대미술 컬렉션은 가나아트가 국내 작가 발굴 및 육성에 주력하고 이들을 세계에 소개하는 힘의 뿌리가 됐다.

3전시장에는 Gana European Art Collection과 함께 가나아트가 세계 미술의 흐름에 발맞추며 쌓아온 이야기를 담았다. 가나아트는 1980년대 초부터 유럽을 시작으로 해외 미술 현장에 진출해 다양한 지역 및 문화 기반의 작가들과 협업했다. 이를 통해 세계 동시대 미술을 한국에 소개하고 대중의 수준 높은 미술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데 기여했다. Gana European Art Collection은 이러한 가나의 40년 행보의 첫걸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이번 전시는 안젤름 키퍼(Anselm Kiefer)의 대형 회화와 안토니 곰리(Antony Gormley)의 인체 조각 등 당대는 물론 여전히 미술 현장의 화두인 작가들의 작품을 비롯해 가나아트에서 개인전을 개최하며 인연을 맺은 작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전시는 3월 19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동 가나아트센터.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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