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호정] K리그도 유럽처럼 벤치 멤버 9명으로 늘려야 할까?

[풋볼리스트] 서호정 기자 = 코로나19 팬데믹은 세상의 많은 기준과 규칙을 바꿨다. 축구에서도 마찬가지다. 대표적인 것이 경기 엔트리 확대다. 경기 당일에도 코로나 감염 선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보니 선발로 나서는 11명 외에 경기에 나설 수 있는 선수를 추가로 확보했다. 교체 가능 인원이 5명으로 늘어나면서, 기존 7명이었던 벤치 대기 선수를 9명으로 늘리는 분위기가 됐다.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돼 가는 분위기지만 바뀐 기준은 이전으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 유럽은 프리미어리그, 라리가, 분데스리가 등은 9명으로 늘린 대기 인원 숫자를 유지 중이다. UEFA 챔피언스리그는 11명이 벤치에 앉는다. 세리에A는 선견지명이 있었다. 코로나 이전부터 1군 등록 선수 중 선발 11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를 다 앉힐 수 있었다. 선발 숫자보다 많은 14명의 대기 명단을 볼 수 있는 리그다.
세계 축구의 표본이 되는 월드컵의 선택도 다르지 않았다. FIFA는 대회의 정상 운영을 위해 각국 엔트리를 23명에서 26명으로 늘렸다. 11명 외의 15명 모두 벤치에 앉을 수 있었다. 처음엔 코로나의 위기 속에 대회를 정상적으로 치르기 위한 방법이었지만, 익숙해질수록 더 다양한 상황이 나온다는 점에서 긍정적 인식이 증대되는 추세다. 차기 월드컵에서도 같은 규칙이 적용될 가능성이 높다.
K리그는 2010년 대기 인원을 6명에서 1명 더 늘린 이후 7명 체제를 유지해 왔다.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교체 가능 인원은 5명으로 확대했지만, 대기 인원은 그대로였다. J리그도 현재까지는 7명으로 대기 인원 숫자를 유지 중이다.
변화의 흐름에 탑승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의 방식으로 갈 것인가? 프로축구연맹도 지난해 말부터 이 부분에 대한 깊은 고민을 이어가는 중이다. 박태하 기술위원장을 중심으로 해당 부서에서 다양한 의견을 취합 중이다. 현장에 있는 지도자들의 의견을 듣는 한편, 운영 주체인 구단 행정의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
행정을 책임지는 구단 프런트의 반응은 확대에 부정적이다. K리그1, 2 총 25개 팀 중 70% 가량이 반대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이유는 비용 증가로 인한 재정 부담이다. 경기를 준비하는 총 선수의 숫자가 기존 18명에서 20명으로 확대되면서 연간 구단들이 부담해야 하는 금액이 2억원에서 3억원가량으로 늘어난다는 예측이다. 각 구단들 운영비를 감안하며 치명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수익 증대가 제자리 걸음인 상황에서는 굳이 새 비용을 들여서 할 만큼 제도 변화의 이득이 있냐는 피드백이 많았다.
감독들의 반응은 그 반대였다. 찬성이 대부분이다. 일부 반대 의견도 우려하는 부분이 있는 만큼 조건부 찬성이 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홍명보 감독은 변화의 흐름을 쫓아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FIFA나 유럽 축구가 이미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제는 코로나로 인한 임시 방편이 아니라 새로운 기준이 돼 간다. K리그가 그걸 따르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FC서울의 안익수 감독은 기회의 증대에 주목했다. "팬들은 최대한 많은 선수를 그라운드에서 보고 싶어 한다"고 말을 한 안 감독은 "특히 젊은 선수들이 성장한 부분에 대한 기대가 크다. 대기 인원을 늘리면 그 갈증이 채워질 것이다. 선수가 훈련장에서 기울인 노력과 땀이 보상 받을 기회의 문도 넓어질 수 있다"고 찬성 의견을 냈다.

감독 입장에서의 선택지 증대가 더 나은 경기력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견도 많았다. 수원FC 김도균 감독은 "한 경기를 준비할 때 이미 필드 플레이어만 20명을 놓고 고민한다. 거기서 마지막에 3-4명을 구상에서 지우는 작업이 이뤄진다"라며 과정에서는 9명이 필요한 상황으로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는 "대기 인원이 늘어나면 감독이 쥘 수 있는 옵션이 커진다. 훨씬 많은 수싸움이 벌어질 것이다. 사실 그런 고민 때문에 원정에 엔트리에 들지 못하더라도 1-2명의 선수를 데려가는 경우가 이미 많다"라고 덧붙였다.
대전하나시티즌의 이민성 감독은 "한 경기를 준비하는 데 있어 다양한 시나리오를 준비한다. 훈련 과정 막바지에 포기한 1-2명의 선수가 경기 중 그렇게 생각날 때가 많다. 작년에도 경기 당일 변수로 인해 엔트리에 들어도 활용 못한 선수가 있었다. 2명이 늘어나면 그런 변수를 컨트롤 하는 게 훨씬 용이해질 것이다"라며 현장의 입장을 설명했다.
각 구단들이 비용 문제로 인해 인원 확대에 소극적이라는 데 대해 광주FC 이정효 감독은 "소탐대실이다. 구단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금액일 수도 있지만,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효과나 금전적 이득은 그 몇배일 것이다"라는 의견을 냈다. 선수의 가치가 대외적으로 인정받는 곳은 결국 경기장인 만큼 있는 선수를 최대한 노출시켜야 한다는 얘기였다.
제주유나이티드 남기일 감독의 의견도 비슷했다. 그는 "팀이 데리고 있는 선수에 대한 비용은 기용하든, 하지 않든 계속 나가고 있다. 선수 입장에서도 집이나 관중석이 아닌 벤치에서 같이 호흡하고, 경기를 준비해야 더 빠르게 발전한다. 어떻게든 그들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이라 생각한다면 추가 비용의 개념이 아닐 것이다"라고 말했다.
대구FC의 최원권 감독은 "2명이 늘어난다면 구단과 상의해서 그 인원을 우리 구단이 지향하는 방향에 맞게 활용할 생각이다. 지금 대구의 전략이라면 어린 선수들을 늘어나는 인원만큼 추가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포항스틸러스의 김기동 감독은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올해부터 외국인 선수 보유와 기용이 5+1로 늘어났다.(선발 3+1, 교체 통해 추가 투입 가능) 이 상황에서 경기 엔트리를 늘리면 그 혜택은 외국인 선수가 오롯이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라며 제도의 변화가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다고 봤다. 이어서는 "국내 젊은 선수들의 성장과 발전에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외국인 기용을 3+1로 못 박아 나머지 기회를 국내 선수들이 누리는 조건이면 대기 인원 확대는 찬성할 만하다"라며 구체적인 조율안도 제시했다.
K리그의 벤치 대기 인원은 2023시즌 중에는 현행 7명으로 유지될 예정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부분은 2024년 도입 여부를 위한 조율이다. 박태하 기술위원장은 "현장 지도자의 목소리도, 행정하는 구단의 입장도 모두 일리 있다. 어느 한쪽의 의견에 힘을 실어서 결정하기보다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최선의 결과를 도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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