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돈 쏟아붓고도 세계 최저 깼다" 외신도 놀란 숫자 '0.78'
"한국, 세계 최저 출산율 기록 경신"(CNN)
"한국은 자체 세계 기록을 깼다"(워싱턴포스트)
한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여성 1명이 평생 낳는 자녀 수)이 0.78명을 기록했다는 소식을 주요 외신들도 비중있게 다뤘다. 외신들은 한국의 저출산 원인으로 길고 힘든 근로 문화, 높은 집값과 생활비·교육비 부담, 그에 반해 정체된 임금과 결혼관 변화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한국은 지난 십수 년간 막대한 비용을 쓰고도 저출산을 극복하지 못했다며 여러 근본적인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려는 새로운 접근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CNN "韓, 16년간 돈 쏟아붓고도…"
CNN은 22일(현지시간) "이미 세계에서 가장 낮은 한국의 출산율은 다시 한 번 떨어졌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의 출산율은 7년 연속 감소하고 있으며, 출생아 수가 사망자 수보다 적은 '인구 자연 감소' 추세도 3년 연속 이어진다고 짚었다.
매체는 "이런 경향의 인구 감소는 일본·중국을 포함한 일부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급증하는 노인 인구를 부양할 생산연령인구(15~64세)가 너무 적어질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들 아시아 국가에서 저출산에 따른 인구 감소 현상이 발생하는 이유로 힘든 직업 문화, 정체된 임금, 증가하는 생활비, 결혼과 성 평등에 대한 태도 변화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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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근본적인 문제 해결해야"
WP는 한국의 출산율은 출산율이 낮은 이웃 나라 일본(1.3명)과 미국(1.7명)보다도 낮다고 강조했다. 안정적인 인구 유지를 위해 필요한 합계출산율은 2.1명이다. 매체는 한국에서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많은 학교가 문을 닫고 있으며, 국민연금이 2055년 고갈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고 전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생산연령인구 100명이 부양해야 할 고령 인구를 의미하는 노년부양비는 지난해 24.6명이었으나 2070년 100.6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생산연령인구 1명이 노인 1명 이상을 부양하게 된다는 의미다.
WP는 지금까지 한국 정부는 인구를 최우선 목표로 임신·출산·육아 보조금에 초점을 맞춰 돈을 쏟아부었으나 출산율을 끌어올리는 데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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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이터·가디언 "결혼 자체 급감"
블룸버그통신은 세계은행 수치를 인용해 2021년 이미 전 세계에서 가장 낮았던 한국의 출산율이 더 떨어진 데 주목했다. 통신은 "저출산은 성장과 활력을 뒷받침하는 노동력 규모를 줄여 경제에 장기적인 위험을 가져온다"고 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인구에서 생산연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71%에서 2070년 46.1%로 줄어들 전망이다.
유엔과 세계은행에 따르면 한국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만 달러(약 3900만원) 이상인 국가 중 가장 빠르게 인구가 줄고 있다.
2100년 한국의 인구는 현재의 절반에 못 미치는 2410만 명이 될것이란 전망이다.
통신은 "경제학자들은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 것에 대해 덜 걱정하도록 양성평등을 개선하기 위해 더 많은 것을 할 필요가 있다고 한국에 제안한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서울의 출산율은 0.59명이란 점을 언급하며 "한국에선 높은 집값과 교육비로 인해 결혼도 급감하고 있다"고 했다. 가디언은 "한국의 인구 통계학적 위기가 심화됐다"며 "갈수록 더 많은 젊은이들이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임선영 기자 youngc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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