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섬유 시장 '후발 설움'…초슈퍼섬유로 뒤집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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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방탄복·방화복, 고성능 타이어 등에 사용되는 '슈퍼섬유' 시장의 판도를 바꿀 무기를 쥐게 됐다.
무게가 가볍고 강도가 강하고 내화성을 가져 '슈퍼섬유'로 불리는 아라미드 섬유는 미국 듀폰사가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아라미드 섬유는 무게가 강철의 20% 수준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5배 이상으로 강하고 섭씨 500도에서도 불타지 않아 '슈퍼섬유' 또는 '황금실'이라고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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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듀폰사 장악한 시장 주도권 빼앗을 기회
우리나라가 방탄복·방화복, 고성능 타이어 등에 사용되는 '슈퍼섬유' 시장의 판도를 바꿀 무기를 쥐게 됐다. 무게가 가볍고 강도가 강하고 내화성을 가져 '슈퍼섬유'로 불리는 아라미드 섬유는 미국 듀폰사가 전 세계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84년 개발해 국산화했지만 후속 주자로 특허권 분쟁에 시달려 주도권을 뺏겼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기존의 고성능에 전기 전도성까지 갖는 '초슈퍼 섬유'를 새로 개발해 냈다. 기존 시장의 판도를 역전시켜 주도권을 갖게 될지 주목된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김대윤 박사 연구팀은 아라미드 섬유에 탄소나노튜브를 적용해 가볍고 강하면서 불에 타지 않을 뿐 아니라 전기 전도성까지 갖는 새로운 복합섬유를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새로 개발한 섬유는 탄소 나노튜브로 인해 검은색을 띤다.
아라미드 섬유는 무게가 강철의 20% 수준에 불과하지만, 강도는 5배 이상으로 강하고 섭씨 500도에서도 불타지 않아 ‘슈퍼섬유’ 또는 ‘황금실’이라고 불린다. 방탄복, 방화복, 광케이블 보강재, 고성능 타이어, 우주항공 소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필수적인 소재로 쓰인다.
우리나라도 1984년 KIST 소속 고(故) 윤한식 박사가 독자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후발주자였기 때문에 시장에 먼저 진출한 미국 듀폰사와 오랜 시간에 걸쳐 특허분쟁을 겪었다. 김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슈퍼섬유 시장의 판도를 바꿀 수 있는 원천기술”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은 누에고치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극도로 낮은 분산성을 가지는 아라미드와 탄소나노튜브를 결합하는 데 성공했다. 누에고치는 고농도의 단백질로 고강도의 섬유를 만들어내는데, 이는 액정상을 이용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유동성과 규칙성을 모두 가지는 액정상을 이용하면 복합섬유를 제작할 때 아라미드와 탄소나노튜브의 응집을 최소화하면서 동시에 배열을 향상시킬 수 있다. 연구팀은 액정상을 이용해 기존에 상용화된 아라미드 섬유와 같이 높은 비강도를 가지며 비전기전도도가 구리 전선의 약 90% 수준에 이르는 복합섬유를 구현해냈다.
이번에 개발한 차세대 아라미드 섬유는 전기 전도성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금속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유연하고, 부식성이 없으며, 구리 전선의 무게 대비 약 30% 수준으로 가볍다. 향후 스마트 밀리터리, 의료용 로봇, 친환경 모빌리티, 항공우주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차세대 전선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변 연구 결과는 섬유 분야의 국제학술지인 ‘Advanced Fiber Materials’ (IF: 12.924, JCR 1.923%)에 게재됐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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