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먹튀男 찾았지만… 老부부 “그 청년, 그냥 두시라”

김판 2023. 2. 23. 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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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대 노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삼겹살 3인분과 김치찌개를 먹은 뒤 계산하지 않고 사라진 학생을 찾는 사진이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신원이 특정됐다.

식당 인근 편의점에서 이 학생의 신원을 특정해 식당에 연락했는데도 노부부는 "얼마나 돈이 없었으면 그러고 갔겠느냐"며 "불쌍한 학생이니 그냥 두시라"고 답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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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 70대 노부부 식당 ‘먹튀’ 사건
인근 편의점에서 “찾았다” 제보
노부부 “젊은 사람이 좋은 길로 갔으면”
음식을 먹고 계산을 하지 않고 달아난 학생의 모습이 식당 인근 편의점 내부 CCTV에 포착됐다. 해당 영상은 지난 17일 촬영된 모습. 해당 편의점에서 국민일보 기사를 본 뒤 카카오톡으로 제보를 해왔다. 독자 제공


70대 노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삼겹살 3인분과 김치찌개를 먹은 뒤 계산하지 않고 사라진 학생을 찾는 사진이 공개된 지 하루 만에 신원이 특정됐다. 식당 인근 편의점에서 이 학생의 신원을 특정해 식당에 연락했는데도 노부부는 “얼마나 돈이 없었으면 그러고 갔겠느냐”며 “불쌍한 학생이니 그냥 두시라”고 답했다고 한다. 대신 “젊은 사람이 좋은 길로 갔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남겼다.

지난 22일 국민일보 기사를 통해 이 사건을 알게 된 편의점주 A씨는 기자의 제보 전용 카카오톡(ID : pandan22)으로 사진과 사연을 보내왔다.

식당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A씨는 식당에서 계산하지 않고 사라진 이 학생에 대한 기사를 보고 편의점을 자주 오는 학생을 떠올렸다. 편의점 CCTV를 확인해 본 결과 인상착의가 매우 비슷해 동일 인물이라고 확신을 했다. A씨는 “우리 편의점에 자주 오시는 분”이라며 “기사에 나온 식당이 편의점과 가깝고, 인상착의도 비슷해 100% 동일 인물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카드 영수증이 있으니 누군지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20대로 추정되는 남성의 모습. 이 남성은 20일 오전 9시쯤 전남 순천에서 노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삼겹살 3인분과 김치찌개를 먹은 뒤 계산하지 않고 식당을 떠났다. 노부부의 아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식당 내부 CCTV 화면을 공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A씨는 식당에 전화를 걸어 노부부에게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A씨가 전화로 “제가 휴대전화 번호를 받아서 드릴까요, 아니면 식당에 모시고 갈까요”라고 물었더니 노부부는 “학생 같아 보이는데, 얼마나 돈이 없었으면 그러고 갔겠느냐”며 “불쌍하니 그냥 놔두라”고 답했다고 한다.

식당을 운영하는 노부부는 국민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도 “없는 사람, 불쌍한 사람 도와줬다고 생각하려고 한다”며 “본인이 기사를 보고 더 이상 그런 짓을 안 했으면 좋겠다. 그것만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젊은 사람이 계속 그런 짓을 하면 못쓴다. 좋은 길로 갔으면 좋겠다”는 당부를 남겼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개된 20대로 추정되는 남성의 모습. 이 남성은 20일 오전 9시쯤 전남 순천에서 노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삼겹살 3인분과 김치찌개를 먹은 뒤 계산하지 않고 식당을 떠났다. 노부부의 아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식당 내부 CCTV 화면을 공개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앞서 지난 21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순천 청암대 근처 식당 먹튀 사건’ 사연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노부부의 아들이다. 그는 “70대 부모님이 겨우 운영하는 식당인데, ‘먹튀(먹고 도망치는 행위)한 놈’을 생각하면 아직도 화가 난다”며 CCTV 영상과 사연을 공개했다. 식당은 전남 순천 청암대 인근에 있다. 인근 대학교 학생들이 자주 찾는 곳이라고 한다.

작성자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0일 오전 9시쯤 발생했다. 아직 영업시간 전이었지만 대학생으로 보이는 친구가 들어오자 노부부는 ‘손주 같은 마음’에 주문을 받아줬다고 한다. 이 남성은 삼겹살 3인분, 공깃밥, 음료수를 주문한 뒤 김치찌개까지 추가로 주문해서 먹었다. 노부부는 ‘밤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낮에 공부하는 어려운 친구’로 생각해 장사를 준비하던 중에도 찌개까지 끓여줬다고 아들은 전했다.

그런데 식사를 다 마친 이 남성은 고개를 들어 식당 내부를 쭉 살펴본 뒤 그대로 자리에서 일어났다. 노부부가 계산대를 잠시 비운 상황이었다.

작성자에 따르면 노부부는 “어려운 친구가 오죽했으면 그냥 갔겠냐. 놔두라”고 했다고 한다.

하지만 작성자는 “CCTV를 확인해보니 고의인 것 같다. 혹시 다른 식당에서 (같은 피해를) 당하지 마시라고 올린다”며 CCTV 영상과 사진을 공개했다.

작성자는 “70대 부모가 하시는 식당이라 자식 된 마음에 화가 난다. 코로나 이후 겨우 운영하는데 아침부터 삼겹살 3인분, 공깃밥, 음료수, 김치찌개까지 5만원 돈을 먹튀한 놈을 생각하니 아직도 화가 난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제발 우리 이러지 맙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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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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