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제로’ 수요 둔화 경고한 월마트 [3분 미국주식]

김철오 2023. 2. 2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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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2월 22일 마감 뉴욕증시 다시보기
월마트 로고 앞에 쇼핑카트가 놓여 있다. 로이터통신이 지난해 7월 24일(현지시간) 촬영한 일러스트용 사진이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최대 유통‧소매 체인 월마트가 올해 수요 둔화를 경고했다. 월마트 최고재무책임자(CFO) 존 데이비드 레이니는 고물가‧고금리의 불확실성을 “우리는 무엇을 모르는지도 모르고 있다”는 말로 설명했다. 이로 인해 월마트는 22일(한국시간) 마감된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를 큰 폭으로 끌어올리지 못했다.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을 경계하며 올해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1. 월마트 [WMT]

월마트는 뉴욕증권거래소 본장 개장을 앞두고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제출했다. 분기 매출은 1640억5000만 달러,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1.71달러로 각각 집계됐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레피니티브에서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 의견을 모은 전망치에서 매출은 1597억2000만 달러, EPS는 1.51달러였다. 실적은 전망치를 상회했다.

월마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7.3% 늘어났다. 동일 점포 매출은 연료 판매를 제외하면 지난해 같은 분기보다 8.3%나 늘어났다. 전자상거래 매출의 경우 17% 증가했다. 고물가‧고금리에도 여전히 견고한 소매점 매출이 월마트에서 확인된 셈이다.

하지만 월마트는 올해 연간 실적의 성장 가능성을 보수적으로 내다봤다. 2024년 1월까지 앞으로 1년간 EPS를 5.9~6.05달러로 제시했다. 레피니티브 전망치인 6.5달러를 밑돈 연간 EPS를 제시했다. 연간 동일 점포 매출의 경우 연료 판매를 빼고 2%~2.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망치도 시장의 기대치인 3% 증가를 하회했다.

월마트는 올해 수요 둔화를 보고 있다. 이에 따른 영업이익의 압박을 경계하고 있다. 레이니는 인플레이션과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을 포함한 거시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을 강조하면서 “우리는 무엇을 모르는지도 인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경제 전망에 대해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월마트 실적은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인플레이션에 따른 경기 둔화의 전조로 여겨졌다. 월마트는 1분기 ‘어닝 미스’를 기록한 지난해 5월 18일 하루에만 11% 넘게 급락해 ‘리테일 쇼크’를 불러왔다. 현재 세계 시가총액 18위의 유통 강자인 월마트의 당시 주가 하락은 뉴욕증시 주요 3대 지수를 끌어내릴 만큼 시장에 강한 충격을 가했다.

하지만 월마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실적을 개선하고 주가를 만회했다. 지난해 4분기 호실적을 확인한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0.61%(0.89달러) 오른 147.33달러에 마감됐다. 다만 부정적으로 내다본 올해 경기에 대한 전망으로 상승률은 제한됐다.

2. 코인베이스글로벌 [COIN]

미국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글로벌은 이날 나스닥거래소 본장을 마감한 뒤 월스트리트 전망치를 상회한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를 높이지 못했다. 본장에서 4.8%(3.13달러) 급락해 62.07달러에 마감된 주가는 애프터마켓에서 1.24%(0.77달러) 추가로 밀려 61.3달러까지 도달했다.

코인베이스의 분기 실적에서 매출은 6억2900만 달러, EPS는 –2.46달러로 집계됐다. 마이너스(-) EPS는 주당순손실을 뜻한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팻트셋이 애널리스트 의견을 취합한 전망치에서 매출은 5억8800만 달러, EPS는 –2.52달러였다. 비록 손실을 이익으로 전환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여러 악재에서 분기 실적은 전망치를 웃돌았다.

코인베이스는 그나마 개선된 분기 실적을 상승 추세로 보지는 않았다. 코인베이스는 “암호화폐 시장의 불확실성을 고려하면 올해 남은 기간에 확실하게 제시할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암호화폐 시장의 변동성이 여전한 상황에서 회사의 실적 악화와 정부 차원의 규제 가능성은 여전히 남았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3. 미국 국채금리

뉴욕증시를 이날 가장 강하게 억누른 건 다시 힘을 받은 연준의 긴축 장기화 전망이다. 특히 미국 국채금리가 크게 올라 투자 심리를 짓눌렀다. 미국 국채의 2년물 금리는 이날 4.74%까지, 10년물 금리는 3.96%까지 상승했다. 모두 지난해 11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국채금리는 연준의 고금리 기조를 오래 유지할 가능성을 반영한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둔화 속도는 올해 들어 급격하게 느려졌다. 이로 인해 연준이 차기인 다음 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빅스텝’(0.5% 포인트 금리 인상)을 밟을 것이라는 시장의 의견이 20% 이상의 지지를 받기 시작했다.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의 차기 금리 인상률 전망에서 이날 오후 5시 현재 ‘베이비스텝’(0.25% 포인트 금리 인상)을 택한 비율은 79%로 여전히 우세하다. 하지만 한때 90%를 넘겼던 비율이 80% 아래로 내려왔다. ‘빅스텝’을 전망한 비율은 21%로 집계됐다.

미국의 현행 기준금리는 4.5~4.75%다. 한 번만 ‘빅스텝’을 밟아도 기준금리는 하단까지 5%대에 진입하게 된다. 고금리 우려는 곧 뉴욕증시의 하락으로 이어졌다. 3대 지수가 모두 2%대 낙폭을 기록했다. 그나마 가장 선방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가 2.00%(81.75포인트) 밀렸다. 3997.34로 후퇴해 4000선이 깨졌다.

하루 3분이면 충분한 월스트리트 산책. [3분 미국주식]은 서학 개미의 시선으로 뉴욕 증권시장을 관찰합니다. 차트와 캔들이 알려주지 않는 상승과 하락의 원인을 추적하고, 하룻밤 사이에 주목을 받은 종목들을 소개합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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