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노조와는 안 맞아’ MZ노조 주목… 교섭권엔 한계

강주화 2023. 2. 21.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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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노동운동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송시영(31) 부의장은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르는 것만이 노동 운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형태로 새로운 노조문화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협의회는 노동조합법 개정, 공정한 평가·보상, 대·중소기업 상생하는 노동시장, 투명한 노조 등을 목표로 한다.

젊은 사무직 노조연합체의 탄생은 젊은 세대의 가치관 변화, 산업계 사무직 증가, 기존 노조에 대한 반감을 복합적으로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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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가 노동운동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 20대와 30대의 젊은 층이 주력인 노동조합 연합단체가 공식으로 출범했다. 기존 대형 노조와 결이 다르다. 연령이 낮아졌고, 사무직과 연구·개발(R&D) 직원의 목소리를 대변한다. 불법을 불사하는 투쟁·쟁의 대신 평화·합법을, 정치적 색깔 대신 권익 보호와 연대를 앞세우고 있다.

8개 노동조합 5200여명이 속한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는 21일 서울 용산구 동자아트홀에서 발대식을 가졌다. 유준환(32) 의장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사업장 중심의 노조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외 정치투쟁에 많은 에너지를 쏟는 양대 노총(민주노총·한국노총)에 대한 문제의식이 녹아 있는 발언이다.

유 의장은 “협의회 소속 노조가 대부분 직장 내 소수 노조이고 교섭권이 없는 상태”라면서 “앞으로 소수 노조의 활동을 제한하는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는 복수노조를 도입한 2011년부터 시행됐다. 조합원 과반수를 대표하는 다수 노조가 교섭대표로서 권한을 갖는다.

송시영(31) 부의장은 “머리에 빨간 띠를 두르는 것만이 노동 운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평화적이고 합법적인 형태로 새로운 노조문화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송 부의장이 속한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는 지난 2021년 사측의 고용정책을 비판하는 토크쇼를 진행하고, 취업 컨설팅을 진행했었다.

협의회는 노동조합법 개정, 공정한 평가·보상, 대·중소기업 상생하는 노동시장, 투명한 노조 등을 목표로 한다. 근로자 권익에 집중할 방침이다. 협의회에선 LG전자의 사람중심 노조(조합원 2100여명)가 가장 큰 규모다. 금호타이어·LS일렉트릭 사무직 노조, 서울교통공사 올바른노조, 코레일네트웍스 본사 일반직 노조 등이 합류했다. 양대 노총이 대기업 생산직 위주라면, 협의회는 젊은 사무직을 중심축으로 한다.

협의회는 MZ세대로부터 지지를 얻고 있다. 한 노동계 인사는 “거대 노총 안에서도 젊은 조합원들 사이에서 노선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젊은 사무직 노조연합체의 탄생은 젊은 세대의 가치관 변화, 산업계 사무직 증가, 기존 노조에 대한 반감을 복합적으로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협의회는 정치권 일부에서 자신들을 부각하는 움직임에 선을 그었다. 유 의장은 “(양대 노총과) 활동 방향 차이는 있겠지만, 노동자 권익을 대변한다는 공통분모가 더 크다”고 말했다. 한상진 민주노총 대변인은 “다양한 노동자를 대변할 수 있는 다양한 연대체를 환영한다”고 했다.

이른바 ‘MZ 노조’가 어느 정도의 영향력을 가질지 미지수다. 한 대기업의 노무 관계자는 “대부분 소수 노조라 개별 사업장에서 별도 교섭권이 없는 걸로 안다. 교섭권이 없으면 영향력을 키우기 어렵다”고 전했다. 다만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음은 분명하다. 백자욱 창원대 교수는 “거대 노총은 초기 강경투쟁으로 노사관계 발전에 기여했지만, 이후 사회·문화·산업구조 변화에 맞추지 못했다. 새로운 노조의 출현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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