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부 순위 경쟁 키플레이어로 떠오른 꼴찌팀 야전 사령관

안희수 2023. 2. 2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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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위 경쟁 키플레이어 이고은(왼쪽에서 세 번째). 사진=KOVO

여자 프로배구 페퍼저축은행이 정규리그 막판 순위 경쟁에 캐스팅 보트를 쥐었다. '야전 사령관' 이고은(28)의 손끝에 우승·봄 배구 진출 팀의 좌우될 수 있다.  

'배구 여제' 김연경의 은퇴 여부로 술렁이는 V리그 여자부. 상대적으로 조명을 덜 받았지만, 지난 시즌(2021~22) 최하위 페퍼저축은행의 약진도 꽤 주목할만한 이슈였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8일 열린 한국도로공사와의 5라운드 원정에서 3-2로 신승을 거뒀다. 먼저 두 세트(1·3)를 내준 뒤 역전하며 3위 경쟁에 바쁜 상대에 일격을 가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0일, 당시 1위였던 현대건설과의 승부에서도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하며 대반전을 보여줬다. 5라운드 5경기에서 2승 3패. 20일 기준으로 4승 25패·승점 11점을 기록했다. 지난 시즌 기록한 3승(28)을 넘어 창단 최다승을 기록했다.  

공격력과 수비력 모두 좋아졌다. 외국인 선수 니아 카이 리드는 시즌 초반 부진했지만, 4세트 이상 치른 최근 3경기에서 모두 30점 이상 기록하며 '주득점원' 역할을 잘 수행했다. 국내 공격수 박경현과 이한비의 득점력도 살아났다. 3년 차 서채원, 5년 차 최가은이 구축한 미들 블로커 라인의 공·수 기여도도 높아졌다. 베테랑 리베로 오지영이 합류한 뒤 수비도 끈끈해졌다.  

이들에게 공을 배급하고 경기 전체를 조율하는 주전 세터 이고은의 존재감도 돋보인다. 프로 데뷔 11년 차 이고은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지난 3월, 페퍼저축은행과 3년(총액 9억9000만원) 계약했다. 2013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도로공사에 지명된 뒤 IBK기업은행, GS칼텍스 다시 도로공사를 거치며 237경기에 출전했고, '7구단'이자 젊은 팀 페퍼저축은행을 이끌어 갈 선수로 기대받으며 올 시즌을 치르고 있다.  

이전까지 이고은이 100세트 이상 소화한 시즌은 두 번뿐이다. 풀타임 주전 경험이 많은 편은 아니다. 하지만 페퍼저축은행에선 팀이 소화한 108세트 중 105세트에 나섰다.  

이고은(오른쪽에서 두 번째)이 페퍼저축은행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KOVO

페퍼저축은행의 팀 리시브 효율은 20일 기준으로 최하위(33.98%)다. 세터의 고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항상 밝은 기운으로 팀 후배들을 이끌고 있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세와 기세에 오른 점을 놓치지 않고 공 배급에 녹이고 있는 모습이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니아 리드가 범실 또는 블로킹을 당했을 때 가장 먼저 독려하던 것도 그였다.  

이고은은 도로공사 소속이었던 지난 시즌 신인 이윤정에게 주전 자리를 빼앗겼다. GS칼텍스에서 뛸 때도 부상으로 공백기를 가진 뒤 후배 세터 안혜진의 백업으로 밀렸다. 하지만 당시에도 안정감 있는 운영과 수비력은 경쟁자들보다 앞섰다. 경쟁 속에서 멘털도 단단해졌을 것. 홀로 풀타임을 치르고 있는 올 시즌, 묵묵히 땀 흘린 시간을 보상받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여전히 최하위다. 이고은도 개인 세트 부문에서 하위권이다. 하지만 팀은 조금씩 강해지고 있고, 이고은도 베테랑의 진가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은 21일 4위 KGC인삼공사와 5라운드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3위 도로공사를 승점 5 밀려 있는 인삼공사는 승리가 절실하다. 페저퍼축은행은 창단 처음으로 라운드 5할 승률을 기록할 수 있는 기회다. 다시 한번 고춧가루를 뿌릴 수 있을지 주목된다. 6라운드 레이스도 마찬가지다. 

안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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