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유년기 담임목사 탄생 100주년에 화환

‘난지도의 성자’ 고 황광은 목사 설교 들으며 성장
전쟁 고아 돌보고 교회연합운동에 헌신
호 우신(牛臣)은 ‘소처럼 묵묵히 충성하는 종’이란 뜻

고 우신(牛臣) 황광은(1923~1970) 목사 탄생 100주년 기념식이 19일 오후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유상진 목사)에서 열렸다.(사진)

윤석렬 대통령은 이날 화환을 보내 황 목사의 탄생을 기렸다.

영암교회는 윤 대통령이 초등학교 1학년부터 중학교 1학년까지 다녔던 교회다.

윤 대통령은 당시 이 교회와 미션스쿨인 대광초등학교에서 황 목사의 설교를 들으며 성장했다.

기념 예배에서는 짧은 인생을 ‘작은 예수’처럼 정열적으로 살면서 가난한 이웃을 섬겼던 황 목사의 삶과 신앙을 재조명했다.

설교는 남대문교회 조유택 원로 목사가 ‘선한 목회자 황광은’이란 제목으로 전했다.

백도웅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전 총무,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윤 대통령의 대광초 보이스카우트 은사 손관식 장로등이 추모사와 회고담 순서를 맡았다.

황 목사에게 가르침을 받은 제자, 미국 거주 유족들도 참석했다.

이날 황 목사의 일생을 담은 기념 사진전을 교회 곳곳에서 진행했다.

‘인간(人間) 황광은’ 책 출판 축하 꽃다발을 증정했다.

2시간 넘게 진행한 행사는 1971년 출범한 우신장학회가 주관했다. 그동안 1345명에게 장학금 9억 1333만원을 전달했다.

황 목사는 ‘난지도의 성자’로 불린다. 그의 호 우신(牛臣)은 ‘소처럼 묵묵히 충성하는 종’이란 뜻이다.

조선신학교(현 한신대)를 졸업한 그는 YMCA 소년부 연습 간사로 활동하면서 거리의 고아 20여명을 모집해 야간 공민학교를 개설했다.

종로 네거리 뒷골목의 변소를 개조, 고아들의 거처를 마련하고 함께 생활하다 서울 마포구 난지도에 YMCA 삼동소년촌을 건립했다.

6·25전쟁 당시 서울을 떠나지 않고 30여명의 고아를 지켰고, 1·4후퇴 때 그들과 함께 제주도로 피난했다.

1952년 자립과 자치를 기치로 내걸고 난지도에 전쟁고아들을 위한 삼동소년촌을 다시 설립했다.

이후 새문안교회 부목사, 1961년 영암교회 담임으로 부임해 시무했다. 그는 담임목사로 사역하면서 사례비를 어려운 이웃에게 나눠주기 일쑤였다.

진보와 보수 교계가 신뢰했던 목회자로 교회연합 운동에도 헌신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지난해 영암교회에서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성탄절 예배를 드렸다.

윤 대통령은 예배 후 교인들에게 “예수께선 가난한 사람, 모든 약자를 구원하기 위해 세상 가장 낮은 곳으로 오셨다”며 “이웃을 사랑하고 실천하는 것이 예수님이 세상에 온 뜻을 구현하는 길일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 모든 게 대광초등학교와 영암교회에서 배운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