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가로등에 3000만원…감사원장, 관사 공사비 해명 ‘진땀’

최재해(오른쪽) 감사원장이 15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최재해 감사원장이 15일 감사원장 관사 개·보수 공사 예산 지출 내역과 관련해 야당 의원으로부터 질타를 받았다.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 원장 취임 이후 60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된 감사원장 관사 마당 공사 내역을 문제 삼았다.

최 원장은 마당 공사에 6000만원이 지출된 이유에 대해 “코로나19 때문에 관사로 직원을 초청해 만찬 같은 것을 할 때 실내에서 하기는 그렇고, 야외에서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다 마당에 숲처럼 버려져 있는 땅에 판석을 깔고 정비하느라 돈을 좀 쓴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이 의원은 “화분 재료비에 480만원을 썼다. 그런데 계약서는 없다. 달랑 사진이 왔다”며 “화분이 몇 개 되지도 않고 빈 화분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최 원장이 마당에 3000만원어치 가로등을 설치했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보통 아파트나 공원 가로등 설치 비용이 개당 30만원대”라며 “도대체 몇 개나 꽂으려고 하신 건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 의원은 또 관사 마당을 제외한 최 원장 관사 개·보수 비용으로 7개월 동안 총 1억4000만원이 쓰인 사실을 짚고 “이는 감사원장이 관리하는 감사원 청사 9개의 연간 전체 유지비의 64%”라고 지적했다.

특히 싱크대와 샤워기 보수에 1114만원, 화장실 보수에 856만원이 소요됐다며 인테리어 업자들에게 비용이 4배가량 뻥튀기됐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밝혔다. 또 개인 공관의 건물 청소비 308만원을 직원에 지급할 예산인 ‘일반수용비’에서 끌어다 썼다고도 지적했다.

최 원장은 “관사가 1985년도인가에 지은 집이고, 전임 원장이 급작스럽게 나가는 바람에 6개월 정도 집이 비어서 여러 가지 손을 볼 부분이 있었다”며 “마당 부분은 버려져 있는 공간을 직원들을 위해서 활용하고자 돈을 들여서 새로 꾸민 측면은 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의혹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자체계획을 내달라”고 요구했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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