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콘텐츠 미래]④글로벌 웹툰도 네이버·카카오 손바닥
'나 혼자만 레벨업' 선전…올해 애니메이션으로
네이버 등 몸집 불리기, 현지화·글로벌 IP 확보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달 해외에서 1조2000억 원을 유치했다. 세계적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 기념비적 성과를 냈다. 배재현 카카오 투자거버넌스총괄 수석부사장은 "차별화된 지식재산권(IP) 밸류체인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았다"라고 밝혔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IP 부자다. 핵심은 웹툰과 웹소설 약 1만 개. 만화,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로 자체 기획·제작한다.
가장 성공한 IP는 '나 혼자만 레벨업'이다. 시작은 2016년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된 웹소설이다. 2018년 완결에 맞춰 웹툰으로 제작됐다. 미국, 유럽, 일본 등에 출시돼 143억 뷰, 매출 400억 원 이상을 기록했다. K-웹툰의 가치와 가능성을 만방에 알리는 중추적 역할을 했다. 관심은 오프라인에서도 뜨거웠다. 단행본이 일본에서만 100만 부 이상 팔렸다. 미국에서는 그래픽 노블 판매 순위 7위에 올랐다. 유성훈 한국콘텐츠진흥원 유럽비즈니스센터장은 "프랑스에서도 만화 출판사 델쿠르가 출간해 100만 부 이상 팔았다"라고 전했다. 올해는 또 다른 선전이 기대된다. '일곱 개의 대죄'·'나만이 없는 거리' 등을 히트시킨 일본 제작사 A-1 픽처스에서 애니메이션을 선보인다. 높은 수요에 힘입어 진척된 IP 다각화다. 미국의 한 청원사이트에서 20만 명 이상이 요청했다.
애니메이션화는 원천 IP 재조명으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지난해 12월 넷플릭스 전파를 탄 '외모지상주의'의 경우 공개 두 달간 웹툰의 월평균 관련 매출이 이전 11개월보다 훨씬 많았다. 최준식 더그림엔터테인먼트 홍보팀장은 "애니메이션 시청으로 촉발된 관심이 구독자 확장에 영향을 미쳤다"라며 "다른 작품에서도 윈윈전략을 모색한다"라고 전했다. 드라마를 웹툰으로 재탄생시키는 이른바 '드라마 코믹스'도 비슷한 원리로 흥미를 유발한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경우 드라마 종영에도 네이버 목요 웹툰 인기 1위를 달리며 화제성을 이어갔다. '그해 우리는'처럼 아예 드라마와 웹툰을 함께 만든 사례도 있다. 드라마와 다른 프리퀄 등의 내용으로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하며 새로운 시너지를 창출한다.
세계적 인기와 IP 다각화로 국내 웹툰 산업 규모는 날로 커진다. 콘진원에 따르면 2021년 매출은 1조5660억 원이다. 2017년 3799억 원에서 네 배 이상 증가했다. 국내 기업들의 세계 시장 정면 돌파가 주효한 결과다. 지난해 프랑스 웹툰 플랫폼 매출 1~5위는 한국 기업들이 석권했다. 웹툰(네이버웹툰)과 델리툰(키다리스튜디오), 픽코마(카카오픽코마), 포켓코믹스(NHN코미코), 태피툰(콘텐츠퍼스트) 순이었다. 유 센터장은 "현지인들이 한국을 웹툰 종주국으로 인식한다"라며 "잠재력이 큰 시장이라 생각해 다양한 시스템을 배우려고 한다"라고 전했다.
가장 경쟁이 치열한 나라는 미국이다. 카카오엔터는 웹툰 플랫폼 타파스와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인수에 1조 원 이상을 썼다. 전자는 사용자가 860만 명 이상이다. 크리에이터도 6만 명가량 활동한다. 후자는 웹소설계 넷플릭스로 통한다. 보유한 IP가 1만 개를 넘는다. 매출의 90% 이상이 회사가 보유한 IP에서 발생한다. 네이버웹툰은 캐나다의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하고 왓패드 웹툰 스튜디오를 차렸다. 등록된 사용자 수는 무려 9000만 명이다. 작가와 작품 수도 각각 500만 명과 10억 편에 달하는 초대형 플랫폼이다.
두 기업이 거점 조성에 열을 올린 이유는 현지화와 글로벌 IP 확보다. 방향성은 서로 판이하다. 카카오엔터는 유료 결제가 많은 완성된 IP, 네이버웹툰은 누구나 쉽게 접근하는 커뮤니티다. 그동안 국내에서 추구해온 방식과 비슷하다. 당장 영업이익이 없더라도 한국처럼 결제 이용자 비율이 안정화될 수 있다고 기대한다. 그 시기는 '로어 올림푸스' 같은 글로벌 IP로 앞당겨질 수 있다. 네이버웹툰이 발굴해 12억 뷰를 달성한 웹툰이다. 지난해 아이즈너 어워드 베스트 웹코믹상, 하비상, 링고상 등 미국 만화산업 주요 트로피를 싹쓸이했다. 글로벌 비즈니스 기회가 더 많아진다는 신호탄이 틀림없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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