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인터뷰] '기사회생' 한화맨 이명기의 키워드, "백의종군·솔선수범"

윤승재 2023. 2. 14. 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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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와 1년 1억원 FA 계약 후
이재용과 함께 한화로 트레이드
새 팀 못찾아 '미아 위기'
"손 내밀어준 한화에 감사하다"
9월 21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6회초 이닝이 끝나자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한 이명기가 밝은 표정으로 더그아웃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드시 잘하겠다는 마음으로 뛰겠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새 둥지를 찾은 이명기(36)의 목소리는 결연했다. ‘FA(자유계약선수) 미아’ 위기에 몰렸던 그에게 연봉을 따지거나 아쉬움을 토로할 겨를은 없었다. 오로지 새 팀에서 솔선수범한 태도로, 백의종군의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만 반복해서 강조할 뿐이었다. 

NC 다이노스는 14일 FA 이명기와 포수 이재용을 내주고 한화로부터 내야수 조현진과 2024년 신인 드래프트 7라운드 지명권(전체 61순위)을 받는 조건으로 트레이드를 진행했다. 이명기와는 계약기간 1년, 최대 1억원(연봉 5,000만원, 옵션 5,000만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뒤 한화에 트레이드했다. 

이명기는 지난 시즌 후 FA를 선언했지만, 2월까지 소속팀을 찾지 못해 ‘FA 미아’ 위기에 몰렸다. 적지 않은 나이와 최근 부진이 이유였다. 2021년 여름 방역 지침 위반 징계로 후반기를 통째로 날린 이명기는 지각 합류한 2022시즌에도 성적이 좋지 않았다. 지난해 이명기는 94경기에서 타율 0.260 23타점을 올리는 데 그쳤다. 

프로야구 2020 KBO한국시리즈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6차전이 24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렸다. 5회 말 2사 1,2루 이명기가 1타점 적시타를 치고 1루에서 환호하고 있다. 고척=김민규 기자


이명기의 FA 등급은 보상 선수 없이 전년 연봉의 150%만 보상하면 되는 C등급이었다. 그런데도 계약이 쉽지 않았다. 전년도 연봉이 1억7500만원이었던 고액 연봉자를 2억6250만원에 달하는 보상금을 주고 데려오기 부담스러웠다. 설상가상 원소속팀 NC도 일찌감치 이명기와의 계약 불가를 선언하면서 이명기의 행선지는 안갯속이었다. 

자칫하면 선수 생명이 끝날 수 있는 위기. 이명기는 "연봉이나 조건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결연한 의지로 비시즌 개인 훈련에 매진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불안해질 수밖에 없었다. 은퇴와 함께 다른 생활을 고민해야 하나 마음이 흔들리기까지 했다.  

다행히 한화가 손을 내밀었다. 이번 겨울 전력 강화에 열을 올리던 한화의 레이더에 이명기가 들어왔고, 긴 협상 끝에 사인 앤드 트레이드로 이명기를 품었다. 이명기는 'FA 미아' 위기에서 가까스로 탈출했다. 

지난 6월 15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쏠(SOL)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KIA 타이거즈 경기. 1회 말 1사 주자가 없는 상황 NC 2번 이명기가 안타를 치고 3루까지 질주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명기는 계약 후 본지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그동안 마음고생이 많았지만 잘 해결돼 기쁘다. 팀을 어렵게 찾았다. 손을 내밀어준 한화에 감사하다. 반드시 잘하겠다는 마음으로 올 시즌에 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연봉은 기존 1억7500만원에서 1억원이 깎인 5천만원(옵션 제외). 한때 2억5천만원까지 올랐던 금액에 비하면 초라하지만, 이미 연봉이나 조건은 머리 속에서 지운지 오래였다. 이명기는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만으로 감사한 일이다. 유니폼을 입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라고 이야기했다.

이명기는 이어 "솔선수범하는 모습으로 열심히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화에 젊은 선수들이 많다. 이렇게 어린 선수들이 많은 팀에서 뛰는 것은 처음인 것 같은데, 젊은 선수들과 이야기를 많이 하면서 열심히 뛰겠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전 원정경기를 할 때면 늘 많은 팬의 열정적인 응원이 있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 기운을 잘 받아 최대한 많이 승리해서 팬들이 기분 좋게 돌아가실 수 있게 하겠다”라며 새 시즌 각오를 다졌다. 

윤승재 기자 yogiyoon@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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