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진단 통과 코앞’ 미니신도시 스타트 [재건축 임장노트]

정다운 매경이코노미 기자(jeongdw@mk.co.kr) 2023. 2. 14.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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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은 조만간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을 최종 통과할 것으로 기대되는 단지다. 향후 재건축을 통해 1만2000가구 규모의 매머드급 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매경DB)
올 들어 재건축을 위한 안전진단 기준이 완화되면서 부쩍 분주해진 재건축 단지가 있다. 바로 서울 송파구 대표 재건축 잠룡인 ‘올림픽선수기자촌(올림픽선수촌)’ 아파트다.

올림픽선수촌은 송파구 방이동 89번지 일대에 1988년 준공된 단지다. 현재 규모만 무려 122개동 5540가구. 1988년 서울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와 기자들에게 숙박할 장소를 제공하기 위해 지어졌다. 서울올림픽이 끝난 후 일반에 공급됐다.

2016년 말부터 재건축을 추진해왔지만 2019년 정밀안전진단에서 재건축이 불가능한 C등급(60.24점)을 받아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린 적도 있다. 정밀안전진단에서 30점 이하인 E등급을 받아야 재건축을 위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30~55점 사이 D등급을 받으면 조건부 재건축이 가능하다. 이후 올림픽선수촌은 2021년 3월 다시 정밀안전진단을 진행해 ‘조건부 재건축 판정(D등급·53.37점)’을 받았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 적정성 검토를 추가로 거쳐야 했지만, 그간 일부러 진행하지 않고 정부의 규제 완화를 기다려왔다.

정부의 규제 완화가 소급 적용되면 올림픽선수촌은 올 1분기 중 안전진단 단계를 최종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1분기 중 통과하면 연내 정비구역 지정도 가능하다. 이에 올림픽선수촌재건축추진단(올재단)은 정비계획 수립 절차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올재단은 최근 소유주에게 공문을 통해 “건설사로부터 일체의 자금을 부당 수령하지 않고 소유주로부터 재건축 사업비도 모금해 후속 과정을 준비 중”이라는 내용을 전달했다.

올림픽선수촌은 향후 재건축이 이뤄지면 1만2000여가구 규모의 매머드급 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특히 88서울올림픽 당시 원설계를 맡았던 건축계 거장 우규승 건축가와 손잡고 재건축 청사진을 마련할 예정이다. 원설계자를 통해 아파트의 역사성과 상징성을 살리면서도 다른 재건축 단지와 차별화된 설계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예컨대 올림픽선수촌은 일반 아파트와 달리 중앙 상가를 중심으로 방사형으로 뻗어 있어 쾌적함과 일조권, 조망권을 확보한 것이 특징인데, 이런 장점을 재건축 과정에서 충분히 살리겠다는 의도다. 단지 안으로 흐르는 성내천과 감이천 등 자연환경과 조화를 이루는 방안도 함께 모색해 서울을 대표하는 모범 사례를 구축하겠다는 의지도 담겼다.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 27평

39평 → 43평 신청해도 이익 환급 예상

올림픽선수촌은 장단점이 명확한 단지다.

흔히 송파구에서 올림픽선수촌과 함께 잠실동 ‘아시아선수촌(1356가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4494가구)’을 묶어 ‘올림픽 3대장’이라고 부르는데 올림픽선수촌은 이들 단지 가운데 비교적 동쪽에 위치해 있다. 아무래도 업무지구인 잠실역과 삼성역 사이에 위치한 아시아선수촌과 비교하면 외곽이다.

반면 대중교통 입지는 훌륭하다. 5·9호선 환승역인 올림픽공원역과 접해 있다. 9호선 급행역이기도 하다. 도심·여의도·강남 등 어느 업무지구로 이동하기에도 편리하다. 단지 자체가 크기 때문에 동마다 지하철역까지 거리가 천차만별이기는 하지만 올림픽선수촌3단지 주민이라면 9호선 둔촌오륜역을 이용할 수도 있다. 자차를 이용한다면 서하남IC를 통해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중부고속도로를 이용하기 편리하다. 서울 내에서 이동하려면 올림픽대로를 주로 이용한다.

주거환경만 놓고 보면 아시아선수촌 못잖게 쾌적하다는 점도 장점이다. 단지 내로 성내천이 흐르며 드넓은 올림픽공원과 도로 하나를 두고 마주하고 있다. 같은 제3종일반주거지역인데도 용적률은 아시아선수촌(152%)이나 올림픽훼밀리타운(194%)보다 더 낮은 137%다. 동 간 간격이 넓어 탁 트여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높은 대지지분도 장점이다. 다윈중개에 따르면 올림픽선수촌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은 89.1㎡(27평)다. 올림픽훼밀리타운 67.98㎡(20.6평)보다는 크고, 아시아선수촌 110.88㎡(33.6평)보다는 적다. 대지지분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조합원 자격을 얻고 있을 때 발생하는 이익이 크다는 의미다. 아시아선수촌보다 가구당 평균 대지지분이 적어 보이지만 그렇다고 절대적인 지분이 적은 건 아니다. 흔히 대지지분이 공급 면적의 절반만 돼도 좋다고 하는데 전용 110.82㎡의 대지지분(83.57㎡)이 공급평형(132.23㎡)의 60%를 훌쩍 넘는다. 평수가 가장 크고 대지지분율이 낮은 전용 163.44㎡(공급 211.57㎡)의 대지지분(104.6㎡·49.4%)도 절반에 육박한다.

재건축 단지 투자 가치를 비교하는 또 다른 방법은 대지지분당 가격을 비교하는 것. 가장 최근 실거래 가격을 기준으로 올림픽선수촌은 대지지분당 약 7223만원(대지 83.15㎡, 공급 132㎡A, 실거래가 18억2000만원)이며 아시아선수촌(대지 98.833㎡, 공급 124㎡A, 실거래가 30억원)은 1억16만원이다. 올림픽훼밀리타운(대지 56.3223㎡, 공급 138㎡, 실거래가 17억1000만원)은 1억19만원이다.

정리하면 올림픽선수촌은 아시아선수촌이나 올림픽훼밀리타운에 비해 대지지분당 가격이 저렴한 편이다. 대지지분을 보다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얘기다. 반면 올림픽훼밀리타운은 안전진단을 이미 통과해 곧 사업이 추진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에 대지지분당 가격이 비싼 것으로 풀이된다.

이런 장단점을 종합해 올림픽선수촌은 재건축 사업성이 상당히 높은 단지로 꼽힌다. 다윈중개가 국내 재건축 단지 사업성을 시뮬레이션해 점수화한 결과, 올림픽선수촌은 전국에서 부산 해운대구 ‘대우마리나3차’와 함께 재건축 사업성이 25번째로 높은 단지로 꼽힌다.

아직 재건축 조합이 꾸려지기도 전이라 사업성을 정확히 가늠하기는 어렵지만, 다윈중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공급 132㎡(39평)를 소유주가 32평짜리 아파트를 신청해 분양받는다면 해당 소유주는 추가 분담금은 내지 않고 재건축 이익으로 10억원가량을 돌려받는다. 만약 평형을 늘려 43평 아파트를 신청한다고 해도 5억8000만원을 돌려받을 전망이다.

다만 이는 재건축을 마친 올림픽선수촌의 현 39평 아파트 시세가 23억원이라고 가정했을 경우다. 최근에는 집값 하락 압력이 계속된 탓에 39평 아파트가 18억2000만~18억5000만원에 거래되는 상황이다. 여기에 길 건너 둔촌주공아파트를 재건축한 ‘올림픽파크포레온’ 전용 84㎡ 일반분양가가 13억원대였던 점을 감안하면 예상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김광석 리얼하우스 대표는 “올림픽선수촌은 세 단지 중 재건축 사업 속도가 가장 늦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림픽선수촌은 아시아선수촌 대비 입지가 아쉽다. 대신 대지지분당 가격이 저렴하다. 각각 장단점이 있는 만큼 그에 맞춰 투자하는 것이 낫다”고 총평했다.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96호 (2023.02.15~2023.02.21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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