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삽시다3’ 100회, 박원숙 덕에 가능했죠” [쿠키인터뷰]

김예슬 2023. 2. 14.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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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스틸컷. KBS

“친정 식구들이 모인 느낌이야.” “우리가 닮았대요. (나한테는) 혜은이 엄마, (박)원숙 아버지야.” 까르르 웃는 소리에 즐거움이 묻어난다. 하하 호호 웃음꽃이 피어나는 사이로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며 때로는 눈물짓는다. 날씨 이야기만 해도 대화는 이리저리 이어진다. 자극 없이 빠져드는 매력. KBS2 실버 예능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이하 같이 삽시다3)가 14일 100회를 맞았다. 

‘같이 삽시다3’는 ‘왕 언니’ 박원숙을 필두로 혜은이, 안소영, 안문숙 등 네 자매가 살아온 세월을 나누며 함께하는 모습을 담아낸 예능 프로그램이다. 중년 여성 스타가 주축을 이루는 프로그램이 시즌 3까지 이어진 건 이례적이다. 이들은 특별한 걸 하지 않는다. 시시콜콜 일상을 나누고, 시장에서 장을 보고, 산 둘레길을 걷거나 손님을 초대해 대화를 나눈다. 그럼에도 보고 있자면 프로그램에 묘하게 빠져든다. 시청률 역시 평균 5%대를 유지하며 시청자들에게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지난달 26일 쿠키뉴스와 전화로 만난 고찬수 PD는 모든 공을 네 자매에게 돌렸다. 고 PD는 시즌 3부터 연출을 도맡았다. 그는 100회를 맞은 소회와 함께 “실버 예능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키워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다음은 고 PD와 나눈 일문일답.

Q. 100회를 맞이한 소회를 이야기해 달라.

“벌써 100회인가 싶다. 이렇게 오래 방송할 줄 몰랐다. 시청자를 비롯해 박원숙, 혜은이와 그간 함께한 출연자 모두에게 감사하다.”

Q. 시즌 3는 전보다 유쾌한 분위기가 도드라진다.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KBS가 ‘같이 삽시다’를 실버 예능 대표 프로그램으로 키우려는 의지가 있었다. 시즌 1, 2를 교양국 PD들이 작업한 반면, 시즌 3는 예능국 소속인 내게 연출 제안이 왔다. ‘같이 삽시다’는 협력제작국이 외주사와 호흡을 맞춰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전 시즌에서 쌓은 인지도를 바탕으로 좋은 콘텐츠를 만드는 것에 집중했다.”

고찬수 PD. KBS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스틸컷. KBS

Q. 자매들의 보금자리가 강원도 평창, 충북 옥천을 거쳐 포항으로 바뀌었다. 숙소에 변화를 주는 이유가 있다면.

“전 출연자 김영란이 한 달 살기를 해보고 싶다더라. 이전 시즌을 남해에서 한 만큼 새 시즌은 새로운 풍경을 담고 싶었다. 전 출연자 김청이 거주지인 평창을 적극 추천했다. 처음에는 박원숙이 남해를 떠나는 걸 우려했다. 하지만 새 보금자리에 가니 만족스러워하더라. 새로운 그림을 보여줄 필요를 느끼면 얼마든지 다시 이동하려 한다.”

Q. ‘같이 삽시다’ 중심에는 박원숙이 있다. 역할과 활약을 평해달라.

“박원숙은 존재만으로 ‘같이 삽시다’를 상징한다. 시즌 3를 기획하던 당시 제목이 기니 박원숙 이름을 빼는 게 어떻겠냐는 의견이 있었다. 그걸 내가 강력 반대했다. ‘같이 삽시다’와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는 출연자와 시청자 모두에게 다른 의미지 않나. 박원숙 또한 ‘같이 삽시다’를 남다르게 생각한다. 제작진끼리는 박원숙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이 프로그램은 계속 갈 수 있다는 이야기를 나눈다. 박원숙이 가진 인간미가 시청자와 게스트 모두를 아우르고 있다.”

Q. 안소영과 안문숙이 합류한 계기는 무엇인가.

“이전 출연자 이경진과 김청이 하차를 고려할 때였다. 어차피 멤버를 교체해야 한다면 아쉬운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출연자를 찾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먼저 떠오른 건 안문숙이다. ‘같이 삽시다’ 특유의 좋은 분위기에 웃음을 더할 출연자가 필요했다. 덕분에 분위기가 보다 더 가족다워졌다. 안소영은 김영란 친구로 한 차례 출연한 경험이 있다. TV에 자주 나오지 않던 만큼 새로움이 있으리라 생각했다. 프로그램에 오랜 기간 함께한 혜은이는 점점 더 적극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네 자매 합이 정말 잘 맞는다. 이들은 단순한 촬영이 아닌 새로운 가족을 이루고 있다.”

KBS2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스틸컷. KBS

Q. ‘같이 삽시다’에는 배우 연규진이나 오현경, 김영란 등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 잘 볼 수 없던 이들도 출연한다. 게스트를 섭외하는 기준과 비결이 궁금하다.

“네 자매와 친분이 있거나 이들이 보고 싶어 하는 사람 위주로 섭외를 진행한다. ‘같이 삽시다3’가 실버 예능을 대표하는 만큼 방송에 잘 나오지 않던 분들도 선뜻 출연하더라. 게스트들도 다른 방송보다 편하다고 한다. 타 방송에선 말하지 않던 속내도 털어놓는다. 박원숙을 주축으로 하는 편안한 분위기 덕분이라 생각한다. 최근에는 연예인 외에도 유명인이나 전문가를 섭외해 도움이 될 만한 정보를 나누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Q. 중년 여성의 이야기를 그린다는 점에서 ‘같이 삽시다’는 타 예능과 차별화를 꾀한다. 연출자가 생각하는 인기 비결은 무엇인가.

“시청자가 출연진을 단순히 친한 사람들이라 생각하지 않고, 새로운 가족 형태로 인식한다고 느꼈다. ‘같이 삽시다’는 개개인이 새 가족을 꾸려 삶에서 또 다른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담는다. 서로 의지하며 아껴주는 모습을 좋게 보는 것 같다. 유쾌한 분위기와 함께 편안함과 흐뭇함을 아우르는 게 ‘같이 삽시다’의 강점이다.”

Q. 앞으로 바람이 있다면.

“‘같이 삽시다’가 KBS1 ‘전국노래자랑’처럼 되면 좋겠다. 박원숙이 송해처럼 기억되길 바란다. 송해는 자극적인 이야기를 하거나 남을 애써 웃기려 하지 않았다. 다만 많은 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의미를 찾아가며 오랜 기간 사랑받았다. 박원숙 역시 그럴 수 있다. 이제 100회다. ‘같이 삽시다’가 앞으로 오래오래 살아남아 사랑받는 콘텐츠가 되길 바란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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