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빈석 오른 '김정은 딸' 주애…'2인자' 김여정 홀로 구석에 섰다
지난 8일 밤 북한에서 조선인민군 창설일(건군절)을 75주년을 맞아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열병식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집중 조명된 가운데 그간 북한의 권력 '2인자'로 불려 온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당시 행사 뒤편에서 포착됐다.
통일부는 13일 조선중앙TV가 지난 9일 녹화 중계한 열병식 보도 화면에서 "김여정으로 추정되는 인물로 식별됐다"고 밝혔다.
보도 화면상으론 김 위원장 부부와 주애가 열병식장에 도착해 입장하는 동안 김 부부장으로 추정되는 여성이 군인들 뒤편에 홀로 서 있다. 당시 검은색 코트를 입은 여성은 대열과 떨어져 멀리서 지켜보고 있다. 이 장면을 제외하고 열병식 보도에선 더는 포착되지 않았다.
이번 열병식은 북한군에게 백두혈통을 강조하며 김 위원장 가족에 대한 충성을 맹세하는 자리로 그간 2인자로 불렸던 김 부부장이 아닌 주애가 귀빈석에 앉았다.
김여정, '후계자' 1순위?…"김정은, 아내 안심시키려 딸 공개"
일각에선 북한의 4대 세습체계를 굳건히 하고, 동시에 최측근인 김 부부장을 견제하기 위한 정치적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진욱 한국전략문화연구센터 원장은 "김여정 부부장은 영향력이 강하고 야심만만하며 공격적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아내는 이를 기꺼워하지 않으며 바로 이 점이 김 위원장이 딸을 공개한 이유"라고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더타임스에 밝혔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아내를 안심시키고 동생에게는 '이게 내 딸이고 미래 세대'라는 교묘하지만 명확한 메시지를 주고자 딸을 공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5일엔 김 위원장이 갑자기 사망할 경우 현시점에서 동생인 김 부부장이 후계자가 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분석이 미국에서 나오기도 했다. 수미 테리 윌슨센터 아시아국장은 미국의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가 개최한 북한의 리더십 주제 웨비나에서 "김여정은 최소 2014년부터 실권을 행사한 동생이자 2인자"라며 "김정은 위원장의 자녀가 아직 어린 데다가 북한 체제가 공고하기 때문에 김 위원장 유고 발생 시 내부적으로 급변 사태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그 경우 김여정으로 권력 이양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도 "북한에는 반대파나 반대파 지도자가 있는 게 아니기 때문에 김정은이 급사해도 질서 있는 방식으로 승계가 이뤄질 수 있다"며 "김여정은 여기에서 첫 번째 순위일 수 있으며 김정은이 죽는다고 해도 정책 변화의 신호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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