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뺑소니로 회사 동료 숨지게 해…은폐 시도까지 한 30대
음주운전을 하다가 같은 회사 직원을 치어 숨지게 하고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30대 남성에게 징역 8년이 선고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형사3단독 박지연 판사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사와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등 혐의로 기소된 A(37)씨에게 징역 8년을 선고했다.
A씨는 작년 9월 7일 오후 10시쯤 술에 취한 채로 스포티지 차량을 몰고 창원시 성산구 한 편도 3차로를 운전하다 갓길을 따라 걷고 있던 40대 남성 B씨를 들이받은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사고 이후 B씨를 구호하는 등의 조처를 하지 않고 그대로 도주했다. A씨는 회사 기숙사 주차장에 도착해 동승자 C씨와 함께 차량 상태를 확인한 뒤 파손 정도가 심각하자 다시 사고 현장 인근으로 향했다.
그러나 이들은 정확한 사고 장소를 찾아가거나 피해 상황을 확인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았고, 경찰에 사고 내용을 신고하지도 않았다.
이 사고로 B씨는 이튿날 새벽 1시쯤 사망했고, 6시간여 뒤인 오전 7시 22분쯤 행인에 의해 발견됐다.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뒤 피의자를 특정하고 같은 날 오후 2시쯤 창원의 한 회사에서 근무 중인 A씨를 긴급체포했다.
사고 차량은 현장에서 약 4km 떨어진 회사 직원 기숙사에서 발견됐으며, A씨와 B씨는 회사 동료로 같은 기숙사에서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피해자를 충격하는 교통사고를 일으키고도 즉시 차에서 내려 확인하지 않았고, 이후 다시 사고 현장에 갔을 때도 피해 상황을 확인해 필요한 조치를 다 하기 위한 진지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사고 당시 충격이나 피고인이 운전한 차량의 파손 부위 및 정도에 비추어 보면 사람이 다쳤을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음에도 피고인은 이를 외면했고, 블랙박스 영상을 통해 사람을 충격한 사실을 확실히 알게 된 후에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동승자와 상의해 범행을 은폐하려는 시도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갑작스러운 사망으로 피해자의 유족들 역시 헤아릴 수 없는 극심한 슬픔과 고통을 겪고 있다"며 "현재까지 별다른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고, 유족들이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거듭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정혜정·안대훈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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