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지방시대] 스포츠 관광도시 양구, 대회·전지훈련 유치… 경제효과 연 200억

서승진 2023. 2. 13.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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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군인소비 의존 산업구조 바꿔
전문 체육시설·숙박인프라 등 구축
작년 108개대회·77개 훈련팀 유치
1월30일부터 지난 1일까지 강원도 양구에서 열린 2023 전국 남녀 종목별 오픈 펜싱 선수권대회에서 참가 선수들이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다. 오른쪽은 양구에서 열린 역도 경기 모습. 양구군 제공


강원도 양구군이 스포츠와 관광자원을 결합한 스포츠 관광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비무장지대(DMZ)를 끼고 있는 접경지역 양구는 농업과 군인의 소비에만 의존하는 산업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스포츠마케팅을 지역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정했다. 군이 역점 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이 사업은 연간 100여개 대회 유치, 200억원의 경제효과 등 결실을 보고 있다. 양구는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스포츠와 관광을 융합한 스포츠 관광도시로 도약하고 있다.

지난해 군은 공격적인 스포츠마케팅을 통해 테니스와 축구 등 18개 종목 108개 대회, 역도와 펜싱 등 10개 종목 77개 전지훈련팀을 유치했다. 양구를 찾은 선수와 임원진은 26만명에 달한다. 양구 인구(2만1341명)의 10배가 넘는 규모다. 특히 각종 대회와 전지훈련을 위해 선수단이 지역에 머물면서 거둬들인 경제효과가 186억원에 달한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년간 스포츠마케팅으로 인한 경제효과는 연평균 200억원을 웃돈다. 하지만 2020년에는 코로나19가 시작해 110억여원으로 반 토막이 났다. 그러다가 2021년에는 176억원으로 회복했고 지난해 186억원으로 증가하는 등 점차 코로나19 이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전지훈련팀이 양구를 많이 찾는 이유는 전문화된 체육시설이 잘 갖춰져 있기 때문이다. 양구종합운동장을 중심으로 역도전용체육관과 역도 워밍업장, 레슬링과 농구, 핸드볼 경기가 가능한 문화체육회관, 체력단련장과 합숙소를 갖춘 국민체육센터가 조성돼 있다. 또 실내탁구장과 사격장, 축구장, 실내풋살장, 인공암벽등반장, 야구장, 실내외 테니스장, 족구장 등 다양한 스포츠 시설이 들어서 있다. 숙박시설과 음식점 등 인프라도 뛰어나다.

양구에서 전지훈련 중인 백자룡 여강중 야구 감독은 13일 “뛰어난 시설을 갖춘 야구장은 물론 기초훈련을 할 수 있는 축구장 등 스포츠 인프라가 주변에 함께 들어서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1년에 2번씩 양구로 전지훈련을 오고 있다. 군에서 선수들을 위해 물과 간식을 챙겨주는 등 물심양면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은 스포츠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기 위해 지난해 9월 스포츠재단을 창립했다. 스포츠대회 개최, 전지훈련 유치와 후원, 지역경제 활성화와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스포츠마케팅 사업, 체육시설 관리와 운영 등 업무를 맡는다. 스포츠마케팅의 내실화를 통해 대회 유치비의 20~30% 이상을 지역에서 소비할 수 있도록 하고 선수와 가족 워크숍, 관광명소 현장체험 등 관광을 접목한 마케팅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군은 올해 스포츠시설의 대대적인 확충과 시설 첨단화에 나선다. 내년 8월까지 344억원을 들여 양구읍 고대리 일원에 국민체육센터와 다목적 실내체육관 등을 갖춘 종합스포츠타운을 조성한다. 종합스포츠타운과 연계한 종합체육공원도 2026년까지 만들 계획이다. 이곳은 축구장 2개면과 야구장 1개면, 축구장과 야구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복합구장, 실내 야구 훈련장 등이 들어선다.

양구읍 하리 일원에는 5038㎡ 규모의 제2실내테니스장이 건립된다. 하리에는 올 연말까지 지상 2층, 연면적 656㎡ 규모의 트레이닝센터가 생긴다. 각종 대회 참가자들과 전지훈련팀 선수단이 부상 예방을 위해 준비운동을 하는 시설이다. 10월에는 정림리 생활체육공원에 실업팀 전용 테니스장을 만든다.

특히 군은 전지훈련팀을 대상으로 지역 연계형 전지훈련 프로그램을 신설할 계획이다. 박수근미술관과 백자박물관, 양구수목원 등 지역내 주요 관광지 투어를 접목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

박찬웅 양구스포츠재단 마케팅팀장은 “스포츠마케팅을 통한 직간접적인 경제효과를 더욱 높여 모든 군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스포츠 관광도시로서의 양구군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일에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서흥원 양구군수
“양구 찾는 체육인들에 최고의 스포츠인프라 제공할 것”

서흥원(사진) 양구군수는 13일 국민일보 인터뷰에서 “내년에 준공 예정인 양구종합스포츠타운과 테니스장 등 스포츠 인프라 구축사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양구를 찾는 체육인들에게 최고의 스포츠시설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서 군수는 “종합운동장을 중심으로 역도와 야구, 펜싱 등 여러 종목 선수가 훈련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골고루 갖춰져 있는 것이 국내 체육계가 선호하는 이유”라며 “숙박업소나 관광 명소 등 주변 환경도 성공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또 “선수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워크숍과 관광명소 현장 체험 등 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해 스포츠마케팅을 단기적, 일시적 효과가 아닌 장기적인 발전을 위한 든든한 발판으로 삼겠다”며 “스포츠마케팅을 관광상품과 연계해 소비 증진과 지역 상품 판매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양구군은 스포츠마케팅을 비롯해 교육·복지정책도 강화할 계획이다. 올해부터 대학생 등록금을 전액 지원하고 양록장학금 수혜 규모를 늘려 학부모의 부담을 줄여갈 계획이다.

그는 “어린이들이 맘껏 뛰어노는 실내 놀이터와 장난감 도서관 등으로 구성된 어린이 테마공원도 만들겠다”며 “노인성 치매에 대한 사업을 강화하고, 응급환자와 만성질환자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해 삶의 질 향상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군장병이 외박할 수 있는 지역이 서울까지 늘어나고, 군부대가 지역을 떠나면서 지역 경기가 더 힘들어지고 있다”며 “군장병이 지역에 머물며 즐길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군부대가 떠나고 남은 부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양구=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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