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 포커스] 돌아온 ‘선장님’과 경쟁…배지환은 위기 아닌 기회를 봤다

차승윤 2023. 2. 1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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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21일(한국시간) 입단식을 치른 앤드류 매커친. AP=연합뉴스


"선장이 돌아왔다. 내겐 정말 좋은 기회다."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할 배지환(24·피츠버그 파이리츠) 앞에 거대한 산이 나타났다. 그러나 이제 갓 빅리거가 된 배지환은 위기가 아닌 기회라 했다.

배지환은 지난 10일 인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현재 피츠버그 메이저리그(MLB)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어 있는 그는 21일 시작하는 피츠버그 캠프에 초청선수가 아닌 메이저리거 자격으로 참여한다. 캠프뿐 아니라 개막 엔트리에 들 가능성도 충분하다.

핵심은 포지션이다. 경북고 시절 유격수였던 배지환은 피츠버그에서 슈퍼 유틸리티로 뛸 가능성이 크다. 배지환은 슈퍼 유틸리티 역할에 대해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잘난 척하는 건 아니고, 어느 포지션이든 정말 편하다"며 "욕심이 있다면 선발 라인업 안에 드는 것이다. 어떤 포지션인지, 몇 번 타순인지를 고집하는 성격은 아니다"고 했다. 슈퍼 유틸리티 역할로 자리 잡는다면, 김하성이 그랬던 것처럼 주전 기회가 찾아올 가능성도 크다.

다만 상대적으로 출전 수가 많은 건 외야수일 가능성이 크다. 내야진에는 키브라이언 헤이즈(3루수) 오닐 크루즈(유격수) 등 피츠버그가 중점적으로 키우는 어린 선수들이 많다.

외야에서 자리 잡기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할 경쟁자가 앤드류 매커친이다. 매커친은 피츠버그가 암흑기를 뚫고 3년 연속(2013~2015) 포스트시즌에 나갔던 시기 팀을 이끌었던 리더다. 파이리츠(해적)를 이끌었던 그에게 따른 수식어도 '해적 선장'이었다. 세월이 흘러 기량은 떨어졌지만, 주전 좌익수를 차지할 게 유력하다. 중심 타자 브라이언 레이놀즈(중견수)의 입지가 확고한 상황. 배지환은 매커친보다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외야에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

피츠버그 파이리츠 한국인 타자 배지환(24)이 10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그러나 배지환은 “난 피츠버그에 처음 왔을 때 강정호 선배와 매커친을 보고 자랐다. 매커친이 끝내기 홈런을 치고, 천천히 홈으로 걸어오는 모습을 많은 분이 기억하지 않나"라고 떠올렸다. 이어 "선장이 돌아왔다. 내게는 정말 좋은 기회"라며 “난 이제 막 데뷔한 루키다. '올해 어떻게 하겠다'라고 말하기보다 베테랑 선배들로부터 (경험과 노하우를) 하나하나 다 빼먹으면서 배우고 싶다"고 다짐했다.

피츠버그는 2018년 매커친을 떠나보낸 후 줄곧 리빌딩을 진행했다. 라인업에서 베테랑이 사라졌고, 배지환이 데뷔한 지난해는 그와 마이너리그 생활을 함께한 어린 선수들이 더그아웃을 가득 채웠다. 배지환은 "솔직히 팀에 또래 친구들밖에 없어 팀 분위기가 산만한 점도 있었다. 냄비처럼 잘할 때는 뜨겁고, 못할 때는 식는 면이 있었는데 선배들이 잡아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배지환의 말처럼 '선장' 매커친의 역할은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매커친은 지난달 피츠버그 복귀 기자회견에서 "만약 이 팀이 다시 한 시즌에 100번이나 질 거라면 돌아오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정말 특별한 이 팀에 내가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매커친은 과거 강정호가 뛸 때도 그를 챙기는 선배였다. 강정호와 관계를 이야기할 때 'Friend'가 아닌 'Chingu'라고 말했고, 그가 무릎 부상을 당하자 “팀메이트 강정호를 위해 기도해 달라. 친구를 치료해주자. 그가 빨리 회복할 거라 믿는다”고 공개적으로 응원했다. 2015년 MLB 전체 승률 2위(98승 64패)의 황금기를 경험해본 만큼 배지환을 비롯한 후배들에게 '위닝 팀 마인드'를 앞장서서 전수할 것으로 보인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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