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치유 안 되는 무릎관절염… “제때 수술해야 효과”

김은빈 2023. 2. 1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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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규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인터뷰
이준규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사진=임형택 기자

누구나 나이가 들면 무릎관절이 약해진다. 수십 년에 걸쳐 무릎 관절을 사용하다 보니 뼈와 뼈 사이의 충격을 흡수하는 기관인 연골이 닳으며 서서히 퇴행한다. 문제는 관절연골의 치유 능력이 매우 약하다는 점이다. 혈관이나 신경 분포가 없고, 세포 숫자가 적어 한 번 손상되면 재생이 거의 불가하다. 

연골 손상이 계속되면 관절염으로 진행한다. 노화에 의해 생기는 ‘퇴행성관절염’이 가장 흔한 원인이다. 청년·중년기 관절을 많이 사용하여 발생하며, 남성보단 여성 환자 비중이 높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9년 무릎 관절염 상병으로 치료받은 환자 300만명 중 70%가 여성 환자였다. 

이준규 건국대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쿠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무릎 관절염은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고령 여성 환자 비율이 압도적”이라며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경우도 관절염 고위험군에 속한다.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이 많아 상대적으로 연골이 빨리 닳을 수 있다”고 밝혔다.

20·30대 젊은층이 관절염과 연관 없는 것은 아니다. 교통사고, 스포츠 손상 등 외상에 의해 발생하는 속발성 관절염도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20·30대도 외상에 의해 연골이 손상될 수 있다. 젊었을 땐 크게 증상이 없다가 나이가 들며 문제가 생기는 경우가 있다”며 “실제로 고령 남성 관절염 환자 대부분은 젊었을 때 다쳤는데 증상을 모르거나 치료하지 않고 넘어간 경우”라고 설명했다.

무릎 통증이 한동안 지속된다면 병원을 방문해 전문의에게 상담을 받아야 한다. 관절염은 무릎의 통증, 압통, 부종 등을 확인하는 신체 검진과 일반 방사선 사진을 이용해 진단한다. 

치료는 우선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시행한다. 약물 치료나 물리 치료를 통해 증상을 완화시킨다. 주의할 점은 ‘파스’로 불리는 패치나 진통제 등 약물을 사용하는 경우 오남용에 따른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어 전문의 진찰 후 적절한 약물을 선택해야 한다. 

일정 기간 보존적 치료를 받았음에도 지속적으로 증상이 있는 경우 수술적 치료를 권한다. 이때 관절염 진행 정도를 비롯해 환자의 나이, 전신 상태, 활동 정도 등을 고려해 환자에게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관절경 수술은 국소적 연골 손상 및 반월연골판 손상 시 시행한다. 본래 자기 관절을 사용한다는 점에서 다른 수술에 비해 비교적 간단하고 수술 시간이 짧으며 회복이 빠르다. 연골 손상 부위가 국소적이거나 비교적 젊고, 곧은 다리를 갖고 있어야 해당 수술이 가능하다. 

O형 다리를 가진 환자에게 주로 시행하는 것이 ‘근위 경골 절골술’이다. O형 다리를 곧게 고정해 무릎 안쪽 관절염의 진행을 막고 증상을 완화하는 수술이다. 무릎 관절의 절반만 주로 닳아있고 나머지 절반은 비교적 건강한 경우 이 수술을 진행한다. 다만 무릎 바깥쪽 연골도 닳게 되면 추후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환자가 ‘최후의 보루’로 선택하는 것이 인공관절 치환술이다. 심하게 마모돼 변형된 관절을 의료용 합금과 플라스틱으로 만든 인공관절로 바꾸는 수술이다. 이 교수는 “보존적 치료를 충분히 한 뒤에도 통증이 느껴져 걷는 게 주저될 정도라면 인공관절 수술을 권한다. 아무리 X-ray상 상태가 좋지 않아도 환자가 통증을 느끼지 않는다면 수술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환자의 나이도 중요한 고려 요인이다. 이 교수는 “퇴행성관절염의 경우 오랜 시간에 걸쳐 연골이 손상된 것이기 때문에 급하게 수술해야 하는 질환은 아니다”라면서도 “적절한 시기에 수술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만 65세부터 인공관절 수술에 대해 건강보험이 되기 때문에 보통 그 이후부터 수술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술은 예방적으로 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너무 미루면 수술 후 회복이 힘들다. 또 80대 이상 고령층 환자들은 대개 하지근력이 약해 인공관절을 제대로 이용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어 제때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고 당부했다.

최근엔 수술 후 통증 조절을 적극적으로 하는 추세이기 때문에 수술을 겁낼 필요가 없다고도 부연했다. 이 교수는 “수술 후 통증이 심하면 순환기, 호흡기, 소화기 등 여러 내과적 문제 뿐 아니라 불면, 섬망 등 신경정신과적 문제도 발생해 회복이 지연된다”면서 “최근엔 수술 중에도 통증 완화를 위한 주사 요법 등을 적극적으로 시행해 수술 직후 통증을 느끼지 않는 분도 많다”고 말했다.

인공관절 수술 후에는 재활 과정이 필수다. 이 교수는 “수술 후 인공관절을 잘 쓰기 위해선 재활이 가장 중요하다. 수술한 무릎이 아파도 재활 운동을 소홀히 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술 시 무릎을 완전히 편 상태가 아니라 살짝 힘을 줘야 다 펴지는 상태로 시행한다. 환자들이 살짝 구부린 상태를 편하다고 느끼는데, 재활을 소홀히 하면 그 상태로 굳게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술 후 무릎을 꾸준히 굽혔다 폈다 반복해야 관절 운동 범위가 증가할 수 있고, 하지근력 운동을 열심히 해야 편안한 보행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일상생활에서의 관리도 필요하다. 이 교수는 “수술 후 치과 치료, 침 치료 등 감염 위험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또 쪼그려 앉는 자세, 등산, 계단 오르기 등 무리한 일도 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은빈 기자 eunbeen1123@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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