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완벽해지고 싶은 김광현의 후계자 오원석

김효경 2023. 2. 13.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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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배로비치 전지훈련장에서 만난 오원석은 두자릿수 승리를 목표로 밝혔다. 김효경 기자

'김광현의 후계자' 오원석(22·SSG 랜더스)이 한 단계 발전된 투수로 성장을 꿈꾼다. 전지훈련지에서 변화구와 견제 능력을 가다듬고 있다.

지난해 SSG 랜더스의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엔 투수진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좌완 오원석도 그 중 한 명이었다. 오원석은 지난해 144이닝을 던져 규정이닝을 꽉 채웠다. 시즌 초반엔 5선발로 나서다 후반엔 불펜에서 던지기도 했다. 입단 2년차(7승 6패 2홀드 평균자책점 5.89)보다 훨씬 나아진 성적(6승 8패 평균자책점 4.50)을 올렸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키움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선발로 나서 5와 3분의 2이닝 1실점 호투해 2승 1패로 앞서나가는데 힘을 보탰다. 생애 첫 우승 반지를 낀 오원석은 "우승 보너스를 받으니 실감이 났다. 처음엔 '이게 뭐지' 했다. 부모님께 드리고 남은 건 저축했다. 옷을 사거나 날 위해 쓰긴 했지만, 아직 어려 보험료가 많이 나와 자동차는 안 샀다"고 미소지었다.

오원석의 롤모델은 프랜차이즈 스타인 김광현이다. 2020년 입단 이후 김광현이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 이적해 마주칠 기회가 적었지만, 지난해 돌아오면서 많은 걸 배울 수 있었다. '김광현 껌딱지'란 말을 들을 정도로 자주 대화하고, 경기 운영 및 몸 관리에 대한 노하우를 배웠다. 김광현은 "오원석이 잘할 것이다. 두고 보라"며 후배의 성장을 호언장담했다.

오원석의 김광현 따라잡기는 이번 겨울에도 이어졌다. 미국 베로비치 전지훈련을 앞두고 김광현과 함께 1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함께 개인 훈련을 했다. 부담이 될 수도 있지만 자신의 목표인 '제2의 김광현'을 향해 한 발씩 다가서는 중이다. 오원석은 "일본에서 함께 훈련했던 김광현 선배가 올해 더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많이 격려해주셨다"고 웃었다. 오원석은 첫 불펜 피칭에서 시속 144㎞를 기록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다.

오원석에게 베로비치는 낯선 곳이다. 신인 시절 온 적이 있지만 코로나19로 3년 만에 이 곳을 찾았다. 하지만 어색해할 틈조차 없다. 김원형 SSG 감독은 "우리만 이 시설을 쓸 수 있고, 밤 9시까지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이라 젊은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많은 연습을 한다"고 했다. 오원석 역시 그 중 한 명이다.

오원석은 "투구수를 차츰 늘려가고 있다. 날씨가 따뜻해 운동하기에 좋다. 이동거리가 멀긴 하지만, 야구장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휴식 시간은 거의 방에서 쉰다. 김광현 선배와 룸메이트인데 낮잠을 자거나 외식을 하며 재충전의 시간을 갖는다"고 웃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역투를 펼친 오원석. 연합뉴스

확실한 목표도 세웠다. 느린 퀵모션 보완이다. 오원석은 1루 주자 견제에 유리한 왼손 스리쿼터 유형이지만 잘 묶는 편은 아니다. 홈플레이트를 대각선으로 통과하며 스트라이크를 꽂는 크로스 파이어로 던져 체력 소모가 많고, 동작도 큰 편이기 때문이다. 지난해엔 무려 23개의 도루를 허용해 3위에 올랐다.

오원석은 "견제나 퀵모션이 좀 더 빨라야 한다. 공을 빠르게 던지려다 동작이 커져 상대에게 수를 읽혔다. 이를 보완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시속 140㎞대 후반의 빠른 공과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던지는 오원석은 변화구를 좀 더 강화시키겠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누구보다 오원석을 잘 아는 인물도 팀에 합류했다. 야탑고 시절 은사인 김성용 신임 단장이다. 오원석은 "단장님은 감독 시절 공부하는 지도자였던 걸로 기억하고, 선수들을 편하게 해줬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않았지만 몸 관리를 잘 하라는 덕담도 해주셨다"고 했다.

오원석의 목표는 뚜렷하다. 데뷔 첫 두자릿수 승리, 그리고 국가대표다. 선발 경쟁중인 오원석은 "일단은 지난해처럼 선발과 불펜을 모두 할 수 있게, 선발처럼 준비하고 있다. 10승 이상을 올리는 것이 목표다. 부상 없이 시즌을 완주할 수 있도록 준비하려 한다"며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뽑힐 수 있는 투수가 되겠다"고 말했다.

베로비치(미국)=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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