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휴런호 상공서 또 비행물체 격추…벌써 네번째(종합)

뉴욕=조슬기나 2023. 2. 13.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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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있는 휴런호 상공에서 또다시 미확인 비행물체가 발견돼 12일(현지시간) 미군이 격추했다. 지난 4일 중국 정찰풍선이 격추된 것을 시작으로 벌써 네 번째다.

미 국방부 펜타곤 청사 [이미지출처=AP연합뉴스]

◆또 미확인 물체 격추…"정찰 능력은 없는 듯"

워싱턴포스트(WP), CNN 등에 따르면 미군은 이날 오후 2시42분 께 휴런호 상공 약 2만피트(약 6000m) 고도에 있는 8각형 구조물을 F-16 전투기의 공대공 미사일로 격추했다.

엘리사 슬로킨 민주당 하원의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국방부로부터 연락받았다면서 "미군이 휴런호 상공에 있는 물체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직후 "해당 물체는 미 공군과 주 방위군의 조종사에 의해 격추됐다"며 "우리는 이 물체의 정체, 목적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잭 버그먼 공화당 하원의원 역시 "전투기 조종사들의 결단력 있는 행동에 감사한다"고 격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격추 역시 조 바이든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이뤄졌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지상에 직접적인 군사적 위협이 되지는 않았지만, 안전 비행과 정찰 가능성에 대한 위협으로 평가했다"고 밝혔다.

격추된 비행물체는 지난 11일 저녁 몬태나 상공에서 레이더가 감지했던 것과 동일한 비행물체로 확인됐다. 끈이 달려있으며 별도의 탑재 장치(payload)는 식별되지 않았다. 다만 정찰 능력과 관련한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미 당국자들은 전했다. 격추된 잔해물은 물로 떨어져 재산, 민간인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지난 4일 중국 정찰풍선 격추 건을 포함해 미국과 캐나다 영공에서 비행 물체가 격추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앞서 미국은 지난 4일 동부 캐롤라이나 해안에서 중국 정찰풍선을 격추했다. 이어 지난 10일과 11일에는 미국 알래스카와 캐나다 유콘에서 미확인 비행물체를 확인해 각각 격추했다.

아직까지 미 정부는 지난 10~11일 격추된 두 비행물체와 관련, 구체적인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잔해 회수와 분석 등이 완료된 후 밝힌다는 방침이다. 다만 민주당의 척 슈머 상원 원내대표는 이날 ABC뉴스 ‘디스 위크’ 인터뷰에서 전날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으로부터 브리핑받은 사실을 확인하며 "미 정부는 풍선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앞서 격추된 중국의 정찰풍선보다는 작은 사이즈로 확인됐다.

중국 '정찰풍선'이 4일(현지시간) 미국 전투기에 격추당한 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서프사이드 비치 바다로 떨어지고 있다.

◆3일 연속 비행물체 확인

미 의회에서는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중국이 보낸 정찰풍선 이후에도 미국과 캐나다 영공에서 3일 연속 비행물체가 추가 확인된 것이기 때문이다.

하원 정보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짐 하인스는 이날 NBC방송에 출연해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행정부가 더 많은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미 영공에서 중국의 정찰풍선과 미확인 비행 물체가 잇달아 확인되며 국민들의 불안감만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이나 러시아의 추가 스파이활동에 대한 각종 추측성 발언도 번지고 있다. 마이클 맥컬 공화당 하원의원은 CBS 페이스 더 네이션에 출연해 중국 정찰풍선에 미국의 기술이 사용되고 있음에 분노를 표했다. 그는 "내 최우선 순위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대중 기술수출 중단과 관련한 의회 절차를 밟을 것임을 예고했다.

같은 날 슈머 원내대표 또한 미 정부가 중국의 풍선을 분석해 엄청난 정보를 확보했다며 "중국이 거짓말을 한 게 들통났고 중국은 엄청나게 타격을 입었다. 아마 정찰풍선 프로그램을 중단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미 정부는 중국이 전 세계 40개국 이상에 정보수집을 위한 정찰풍선을 보냈다면서 중국군이 배후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었다.

WP를 비롯한 현지 언론들은 3일 연속 미확인 비행 물체가 발견된 이유를 지난달 28일 중국 정찰풍선 확인 이후 감시체계를 강화한 데 따른 것으로 평가하기도 했다. 미 정부 당국자는 WP에 "레이더와 감지기에서 얻은 추가 정보의 결과"라며 "기본적으로 필터를 개방한 것"이라고 말했다. 검색 조건을 설정하지 않고 검색할 경우 더 많은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여과 없이 정보를 더 살핀 결과라는 설명이다. 다만 이 당국자는 최근 특정 국가나 적대세력이 침투를 더 시도하기 때문인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도 덧붙였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MSNBC 인터뷰에서 미국인들이 우려를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항상 추적하고 감지하며 영공을 수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미 연방항공청(FAA)은 이날 미국과 캐나다 국경에 있는 미시간호 영공에 민간 항공기 비행 제한 조치를 내렸다가 얼마 뒤 해제했다고 주요 외신은 보도했다. FAA는 전날에도 캐나다 접경지인 몬태나주 해버시의 영공을 일시적으로 민간 항공기에 폐쇄했다가 재개방했다.

뉴욕=조슬기나 특파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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