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텔란’ 뜨자 이태원·한남 활기… 참사 현장 주변은 여전히 침체

구정하 2023. 2. 12. 17:25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10일 오후 5시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거리는 북적였다.

리움미술관의 '마우리치오 카텔란' 전시가 인기를 끌면서 이태원·한남동 상권에 활기가 돌고 있다.

리움미술관 근처 대로변의 한 식당은 지난달 31일부터 매출이 30% 급증해 지난해 이태원 참사 이후 '반토막'이 났던 매출을 90% 가까이 회복했다.

카텔란 전시를 보러온 정모씨 자매(19·24)는 "아직은 사고 현장 가까이로 가기가 꺼려져서 한남동 근처의 식당과 카페를 알아보고 왔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시민들이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길거리에서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걷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한남동 리움미술관에서 열린 미우라치오 카텔란 전시가 매진을 이어가면서 침체에 빠졌던 이태원 상권 일부는 회복 조짐을 보인다.

지난 10일 오후 5시쯤, 서울 용산구 한남동 거리는 북적였다. 평일인데도 리움미술관으로 가는 길목의 가게 앞에는 발길이 이어졌다. 몇 명의 손에는 미술관 팸플릿이 들려있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한산했던 골목이다. 인근 상인들은 입을 모아 “지난달 말부터 눈에 띄게 유동인구가 많아졌다”고 했다.

리움미술관의 ‘마우리치오 카텔란’ 전시가 인기를 끌면서 이태원·한남동 상권에 활기가 돌고 있다.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6일까지 서울지하철 6호선 한강진역과 이태원역의 하루 평균 승·하차 인원은 직전 일주일(1월 24~30일) 대비 각각 21%, 18% 늘었다. 한강진역은 하루 평균 1만7024명에서 2만644명으로, 이태원역은 1만7624명에서 2만760명으로 증가했다. 카텔란전의 하루 입장객은 2000명에 이른다.

한남동 인근 가게의 매출은 오르고 있다. 리움미술관 근처 대로변의 한 식당은 지난달 31일부터 매출이 30% 급증해 지난해 이태원 참사 이후 ‘반토막’이 났던 매출을 90% 가까이 회복했다. 저녁보다 점심 매출의 상승폭이 더 크다. 리움미술관에서 약 280m 떨어진 카페도 지난달 말부터 매출이 30% 이상 가파르게 올랐다고 한다. 참사로 기존의 60% 수준까지 떨어졌던 매출은 완만하게 반등하다 이달 초에 이전의 매출을 되찾았다.

한남동 상인들은 영문을 모르지만 매출 증가세를 뚜렷하게 느낀다고 말한다. 한식당을 운영하는 신창선(51)씨는 지난주에 급하게 아르바이트 직원을 1명 더 고용했다. 원래 6명이었던 아르바이트생을 참사 이후 4명까지 줄였는데, 갑자기 손님이 늘어나면서 일손이 필요해진 것이다. 신씨는 “가게 건너편의 ‘현대카드 라이브러리’에서 공연을 하면 손님이 늘기도 하는데, 알아보니 그것도 아니어서 무슨 일인지 의아했다”고 전했다.

다만 ‘이태원 참사’의 현장과 가까워질수록 분위기는 다르다. 이태원 세계문화거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점심·저녁 영업을 하다 지난달 말에 저녁 장사를 접었다. 그는 “매출을 보면 지난달부터 조금씩 회복되는 것 같긴 한데, 그래봐야 점심에 서너 테이블을 채우는 수준”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카텔란 전시를 보러온 정모씨 자매(19·24)는 “아직은 사고 현장 가까이로 가기가 꺼려져서 한남동 근처의 식당과 카페를 알아보고 왔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3일 이태원을 방문해 “이태원 상권을 활성화하고 인식을 개선하기 위한 중장기 과제에 대해 관계기관과 계속해서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무리한 축제가 아닌 적절한 수준의 문화행사는 지역경제를 회복하는 효과를 준다. 해당 지역을 방문하는 ‘마중물’의 계기를 만들어 장기적으로 방문객을 늘리는 긍정적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정하 기자 goo@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