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습니까" 단 이말 뿐이었다...컷오프 순위 묻지도 않은 尹
“‘그렇습니까’, 단 이 말뿐이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지난 10일 국민의힘 3·8 전당대회 컷오프 결과 보고를 받은 윤석열 대통령의 반응을 이렇게 전했다. 이 관계자는 “담담함 그 자체였다”며 “정치권에서 소문으로 떠도는 컷오프 순위에 대해 알지도 못하지만, 윤 대통령은 질문조차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의 ‘안·윤 연대’ 발언에 대해 5일 엄중 경고 입장을 내놓은 뒤 전당대회에 대해선 공개적 입장 표명을 자제하고 있다. 최근 참모 회의에서는 “전대와 관련한 불필요한 잡음이 나지 않도록 경계하라”는 함구령도 내려졌다고 한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민생과 경제를 챙기는 것만으로도 업무가 벅찰 만큼 많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에서 전대 함구령이 내려진 배경으론 하락세로 접어든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가장 먼저 거론된다. 10일 한국갤럽(7~9일 성인남녀 1002명 조사)에서 발표한 윤 대통령의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2%포인트 내려간 32%였다. 갤럽 조사에서 30%대 초반의 지지율이 나온 건 두 달 만이다. 부정평가의 이유론 독단(12%)과 당무 개입(5%)이 주요 순위를 차지했다.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전대 출마를 둘러싼 갈등을 시작으로 난방비 폭등 등 경제 문제까지 더해지며 최근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30%대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윤 대통령이 당과 부딪칠 때마다 대구·경북(TK)를 중심으로 지지율이 빠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10일 갤럽 조사에서 TK지역의 긍·부정 평가는 45%로 동률을 기록했다. 긍정 평가는 전주 대비 12%포인트나 빠졌고, 부정평가는 10%포인트 올랐다.
대통령실이 전대와 관련해 공개적 메시지는 내지 않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컷오프 결과에 대해 반응이 없는 건 아니다. 특히 참모들은 ‘이준석계의 약진’이란 세간의 평가를 신경쓰는 눈치다. 이번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 친윤계 후보(박성중·이만희·이용 국민의힘 의원)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은 대거 탈락했다. 반면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가까운 후보(허은아 국민의힘 의원·김용태 전 청년 최고위원·이기인 경기도 의원)은 본선에 올랐다. 김병민·장예찬 등 친윤계 후보들이 본선에 올랐지만, 현역 의원의 탈락은 예상 외라는 평가가 많았다. 대표 경선에서도 이준석계로 분류되는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이 최종 4인 후보로 선택됐다.
한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준석계의 돌풍이라가 보다는 언론 노출 빈도에 따른 컷오프 결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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