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이슈] 한글 몰라도 한국 번역상 가능?…‘AI 번역’ 성장이 남긴 새로운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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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 번역기를 활용해 한국문학번역상을 받은 사례가 나와 논란이 된 가운데, 시상식을 주관한 한국문학번역원은 제도 개선을 예고했다.
나아가 이미 인공지능이 창작의 영역까지도 소화 가능한 것이 입증된 상황에서, 이제는 AI 번역의 가능성과 수용 범위 등 세부적인 부분에 대한 공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물론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적처럼, 번역이 한 사람의 창작물이 되기 위해선 AI 활용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할지 등에 대한 기준 마련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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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인공지능) 번역기를 활용해 한국문학번역상을 받은 사례가 나와 논란이 된 가운데, 시상식을 주관한 한국문학번역원은 제도 개선을 예고했다. 나아가 이미 인공지능이 창작의 영역까지도 소화 가능한 것이 입증된 상황에서, 이제는 AI 번역의 가능성과 수용 범위 등 세부적인 부분에 대한 공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근 한국문학번역원의 발표에 따르면 일본인 마쓰스에 유키코 씨가 지난해 12월 한국문학번역원이 주관한 ‘2022 한국문학번역상’ 웹툰 부문 신인상을 받았다. 번역원이 과제작으로 제시한 국내 인기 웹툰 ‘미래의 골동품을 마쓰스에 씨가 일본어로 옮겨 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번역과정에서 AI 번역기인 네이버 파파고가 사용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마쓰스에 씨는 한국문학번역원을 통해 AI의 도움을 받은 것은 맞지만, 사전 대용 수준으로 활용한 것이라 해명했다. 그럼에도 한국어가 완벽하지 않더라도, AI 번역의 도움을 받아 번역상까지 수상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과 마찬가지라며 많은 이들이 충격을 표했었다.
한국문학번역원 또한 마쓰스에 씨의 상을 철회하는 등의 조치는 취하지 않았으나 향후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라고는 솔직하게 인정했다. 특히 번역신인상의 경우, 신진번역가를 발굴한다는 취지에 맞게 ‘AI 등 외부의 힘을 빌리지 않은 자력의 번역’으로 명확히 규정하고 수상작은 관련한 확인 절차를 밟는 등 제도적으로 보완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이미 AI 번역이 번역가들을 위협할 수 있다는 지적들이 이어지고 있었음에도, 이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하고 있다.
이미 오픈AI가 개발한 ‘챗GPT’는 보고서를 비롯해 에세이, 논문 작성 등도 가능한 수준이라고 알려졌으며, 국립국어원은 올해부터 글쓰기 자동 채점과 첨삭이 가능한 AI 도구를 개발한다고 밝힌 바 있다. AI의 도움을 받아 일의 효율성 등을 높이는 것이 자연스러워지고 있는 시점에서 ‘외부의 힘을 빌리지 않은 자력 번역’을 가려내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한 번역가는 “번역신인상이라는 의미를 생각하면, 나름의 기준 마련은 필요할 수 있다”면서도 “그 외적으로 보면, 이미 자력 번역이라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이 번역가를 대체할 수 있냐’에 대한 문제를 언급할 시기는 이미 지난 것 같다. 이것을 어떻게 활용해 일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지와 같은, 디테일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물론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적처럼, 번역이 한 사람의 창작물이 되기 위해선 AI 활용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할지 등에 대한 기준 마련은 필요하다. 그리고 차별적 언어 또는 내용이 담긴 AI 번역물들의 윤리적 기준까지.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다수 산재해 있다.
다만 이제는 변화하는 시대에 발을 맞춘 새로운 노력도 필요한 시점이 됐다. 앞서 효율적 활용을 위한 논의의 필요성을 언급했던 번역가는 “오히려 번역가들의 능력치가 더 중요해질 수도 있다고 본다. 개인으로는 AI가 할 수 없는 영역. 즉 문화적 차이나 감수성을 고려해 센스 있는 번역을 해내는 등의 노력이 필요해진 것이 아닌가. 전과는 다른 새로운 노력이 더 중요해진 시점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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