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허은아 최고위원 후보 "비윤돌풍? 친윤·비윤 다 긴장하라는 당심"

정계성 2023. 2. 11.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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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세우기·구태 정치 타파 위해 출마"
"조수진, 지도자로서 자질·공감능력 부족"
과거 음주운전 사죄…"제가 짊어질 짐"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인 허은아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허은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는 21대 국회가 시작했을 당시만 해도 존재감이 큰 의원은 아니었다. '이미지 전략' 전문가로 총선 직전 영입돼, 비례대표 공천 마지막 순번으로 배지를 달았다. 정치 경력도, 정치적 유산도 전혀 없는 순수한 신인 정치인이었다. 승무원 출신 여성 초선 비례대표 의원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은 따뜻하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약 3년이 지난 지금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다. 초선의원 공부모임 '명불허전 보수다'를 주도하며 당의 쇄신에 앞장섰고, 신문과 방송 유튜브 등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출연해 다양한 현안에서 당의 입장을 설파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는 수석대변인을 맡아 전국 방방곡곡을 돌며 정권교체에 기여했다.


여론의 관심도 높은 편이다. 일례로 허 의원의 최고위원 출마 선언 당일 이른바 '백브리핑' 자리에서는 수많은 취재진의 질문이 쏟아졌었다. 비슷한 시각 출마를 선언한 다른 출마자에게 나온 질문은 불과 1~2개였다. 국민의힘 공식 유튜브 채널 오른소리에 올라온 비전발표 영상 조회수도 8인의 최고위원 후보 중 세 번째로 많았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천하람 당 대표 후보, 김용태 최고위원 후보,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와 함께 스크럼을 짠 허 후보는 돌풍을 예고 중이다. 지난 10일 발표된 최고위원 예비경선에서는 '친윤'을 표방했던 현역의원들이 대거 탈락한 반면 허 후보와 김 후보가 나란히 본선에 진출하며 정치권을 놀라게 했었다. 천 후보와 이 후보 역시 각각 당 대표와 청년최고위원 컷오프를 통과했다.


물론 '비윤' '이준석계' '비주류'라는 꼬리표는 선거를 치르는 데 부담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당내 다양하고 비판적 목소리가 공존하는 게 궁극적으로 윤석열 정권을 성공으로 이끄는 옳은 길임을 믿는다. 그는 "우리 4명은 모두 대통령이 잘못되고 국정지지율이 떨어지면 살아남을 수 없는 국민의힘 사람들"이라고 역설했다.


최고위원 경선에서는 조수진 후보와의 경쟁 구도가 펼쳐질 전망이다. 두 사람은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각각 최고위원과 수석대변인으로 함께 활동했지만 앙숙으로 통한다. 허 후보는 특히 조 후보의 최고위원 사퇴에 대해 "본인들이 얼마나 비겁했는지 스스로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날을 세우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출마선언문에는 "당 내에서, 저를 전문대, 승무원 출신이라며 뒤에서 비하하고 무시하는 말들을 쏟아내는 비상식적인 폭력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검사·언론·정치인 출신' 엘리트들이 권력에 줄을 설 때 저는 소신의 목소리를 냈다"고 했는데, 정치권 안팎에서는 조 후보를 겨냥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었다.


다음은 허은아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와의 일문일답이다.


Q. 본경선 진출 먼저 축하드린다. '비윤돌풍'이라는 평가도 나오는데 이런 결과를 예상했는지 궁금하다.


"처음에는 예상하지 못했지만 점점 흐름이 바뀌고 있다고 느꼈다. 마지막에는 자신 있게 4명이 다 된다고 얘기했다. 이기인 청년최고위원 후보가 통과할 때는 4명(천하람, 김용태, 허은아, 이기인)이 완성이 됐는데 지금도 울컥한다.


국민의힘 당원들이 전략가다. 우리가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지 당원들이 표로 말씀해 주시는 것 같다. 지금 주류가 가고 있는 길이 잘못되고 있다는 것을 아시는 거다. 친윤·비윤 다 긴장하라는 뜻으로 보고, 정말 감사하면서 당원들이 당을 살려내겠구나 생각했다. 소위 '윤심팔이'를 하며 줄 세우기를 했던 분들이 오히려 '반윤'일 수 있다는 것을 표로 말씀해 주셨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인 허은아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13일 제주 지역부터 합동연설회가 시작된다. 본경선의 서전인데 어떤 메시지로 호소를 할 예정인가.


"제주는 아름다운 관광지로 청정에너지와 미래산업의 상징성이 있다. 정치적으로는 4.3 사건이 있는데 화해와 상생, 평화와 통합의 의미가 있다. 공존과 존중, 미래라는 제주의 상징성과 자부심을 말씀드리면서 국민의힘을 지켜달라 호소할 생각이다."


Q. 국민의힘은 당내 갈등으로 대통령 탄핵의 아픔까지 겪어본 정당이다. 그래서 '원 보이스'로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당을 지키는 길이라고 생각하는 당원들도 상당하다. 이런 분들께는 어떠한 말씀을 드릴 생각인가.


"큰 틀에서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믿는다. 저는 대통령을 비난하고 반대한 적이 없다. 그리고 함께 하는 4명 후보의 지역은 3명이 수도권이고 한 명이 호남이다.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떨어지면 살아남을 가능성이 없다. 우리가 무조건 비윤·반윤을 할 수 없고 해서도 안 된다. 그렇다고 무지성으로 대통령을 옹호하고 심기 경호를 하기 위한 지도부가 나오는 것은 같이 망하는 길이다."


Q. 공천 문제가 갈등의 핵심이라고 본다. 그런데 대통령이 자신과 가깝고 철학을 공유하는 인사들을 공천하고, 자신의 국정 성과로 총선을 치르는 것이 과연 잘못된 일인가.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얼굴이 보일 수밖에 없는 당이다. 다만 낙하산 공천 형식으로 기존의 사람들을 죽이면 안 된다는 얘기다. 대통령께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실력으로 보여주면 된다. 각 당협위원회에 계신 분 중에는 지역에서 10년을 활동해도 낙하산 한 방에 끝난다고, 경선할 기회라도 달라고 하시더라. 그런 일은 있어서는 안 되지 않나."


Q. 일부 당원들은 '이준석계' 인사들이 당 내부 비판에만 몰두하고, 정작 민주당과의 싸움에는 소극적이거나 시늉만 한다고 비판하시는 분들도 있다.


"전형적인 가짜뉴스다. 당원들이 바보가 아니다. 걸어온 길을 다 보셨고, 1차 컷오프 결과가 다 말해준다고 생각한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의 대장동 의혹은 거의 이기인 후보에서 나왔다. 이준석 전 대표도 얼마나 이재명 대표를 공략했었나. 우리가 두려운 분들이 일종의 프레임을 만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공교롭게도 허 후보를 제외하면 본선에 올라온 여성최고위원 후보들이 모두 이준석 대표 체제에서 최고위원을 했던 분들이다.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나.


"본인들이 얼마나 비겁한지 잘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한다. 한 분은 자신의 선거를 위해 사퇴했고 다른 두 분은 비대위 전환을 위해 사퇴했다. 본인들 욕망을 위해 정상적인 지도부를 축출해버린 것이다. 이번에도 과연 본인들의 소신으로 나온 것인지 의심스럽다. 만약 또 다른 비대위 체제의 보루가 되기 위해 나온 것이라면 그건 정말로 비겁한 일일 것이다."


국민의힘 최고위원 후보인 허은아 의원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Q. 아무래도 본경선에서는 조수진 후보와의 경쟁 구도가 될 것 같다. 얼마 전에는 '구태 정치'라는 표현을 쓴 것도 봤다.


"제가 조 후보를 구태라고 한 것은 아니고, 구태와의 전쟁을 하기 위해 출마를 했다고 말씀드렸다. 그 안에 조 후보도 포함이 돼 있다고 보면 된다. (웃음) 이태원 참사 유족들에게 야당과 같은 편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보면 공감 능력과 지도자로서 자질이 부족하다는 점을 보여준 것 같아 안타깝다.


또 조 후보가 가진 정치적 자산이 무엇인지 모르겠고, 본인의 안위 때문에 당원들이 선출해 준 자리를 박차고 나온 분이지 않나. 저는 줄 서지 않겠다. 선다면 당원께 줄 서겠다. 기본적으로 한 당을 이끌어가는 지도부에 들어가는 사람이라면 갈대 같은 소신이 아니라 대나무 같은 소신이 필요하다."


Q, '과일행상의 딸로 태어나 도움 없이 승무원과 교수의 꿈을 이룬 도전의 삶'을 살아온 것으로 안다. 당원들이 허 후보를 떠올렸을 때 어떤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고 싶나.


"처음과 끝이 같고, 말뿐이 아닌 행동하는 믿음직한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싶다. 부족하게 살았지만 승무원 꿈을 이뤘고, 20년 전에는 사업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승무원 출신이 무슨 사업을 하느냐고 했지만 5년이 지나면 시선이 달라지고, 10년이 지나면 인정을 받는다. 이제 정치에 입문한 지 3년이 지났는데, 기업인으로서 교수로서 전문가로서 살아온 경험치와 정치인으로 마음먹은 소신을 담아 앞으로 보여드리고 싶다."


Q, 음주운전 논란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닌다. 일각에서는 허 후보가 최고위원이 되면 음주 관련 공천 기준이 완화되는 것 아니냐는 공격도 한다.


"먼저 지난날의 과오에 대해 너무 죄송하고 드릴 말씀이 없다. 15년 전의 일이지만, 전당대회 과정을 거치면서 잘못을 더 깊게 생각하고 있다. 또 저를 지지해 주시는 분들이 저 때문에 이 짐을 같이 짊어지고 계신데 너무 죄송하다. 제가 무겁게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다.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사죄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감사드린다.


공천 기준은 이미 당에 명확히 있다. (완화될) 염려는 안 하셔도 된다. 제가 처음에 영입될 때에도 당에 누가 될까 봐 이 부분을 먼저 밝히고 들어왔다. 공천 기준 중 지킬 것은 지키고 바꿀 것은 바꾸겠다. 제가 앞으로 걸어가는 길을 봐 달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Q. 마지막으로 국민과 당원께 하고 싶은 말씀.


"예전에 후배들을 양성할 때 제가 습관적으로 했던 말이 '일희일비하지 말라' '하늘이 보고 있다'고 했다. 제가 이제 그 답을 얻는 지천명이 됐다. 지금의 어려움은 더 큰 도약을 하기 위함으로 믿는다. 인생도 회사도 다 굴곡이 있다. 적어도 제가 국민의힘에 처음 왔을 때보다 지지율도 올랐고 정권도 교체했다. 국민의힘이 당원과 국민께 사랑받는 정당이 될 수 있도록 변화하는 지도부를 만들겠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아무리 힘들어도 소신을 지키고, 반성할 것 반성하면서 꺾이지 않고 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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