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저지른 연예인 돌파구 된 인터넷 방송, 우려의 시선

오수미 2023. 2. 1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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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1인 방송 통해 복귀 알린 활동 중단 연예인들... "여론의 비판 받을만한 행태"

[오수미 기자]

 신정환의 인터넷 방송 라이브 캡처
ⓒ 플렉스TV
 
불법 해외원정 도박으로 방송활동을 중단했던 신정환이 인터넷 방송을 통해 복귀에 시동을 걸고 있다. 

그룹 컨츄리꼬꼬로 데뷔해 가요계와 예능계를 종횡무진하며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던 신정환은 지난 2010년 필리핀 원정 도박 혐의로 기소되어 징역 8개월 실형을 선고 받았다. 당시 '뎅기열에 걸려 귀국하지 못한다'는 거짓 변명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더욱 대중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2011년 12월 성탄절 특사로 가석방된 이후 그는 연예계 은퇴를 선언했으나 이를 번복하고 여러 번 방송가 문을 두드렸다. 

2017년 Mnet 예능 프로그램 <프로젝트 S: 악마의 재능 기부>를 통해 과오를 사과하며 복귀 의사를 밝혔지만 별다른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채 방송은 조용히 막을 내려야 했다. 이후 JTBC <아는 형님>, TV조선 <부캐전성시대> 등에 출연하며 방송 활동을 재개하려 했으나 대중의 싸늘한 여론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방송 복귀에 실패한 그가 선택한 새로운 돌파구는 인터넷이다. 지난 9일 인터넷 방송 플랫폼 '플렉스TV'에서 진행된 실시간 방송에서 신정환은 원정도박과 뎅기열을 언급하는 시청자들에게 "그만하라"며 화를 내기도 했다. 도박은 끊었다며 앞으로 매일 방송을 하겠다고 밝힌 그는 "이번에도 망하면 더이상 갈 곳이 없다"고 호소하는 모습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활동 중단했던 연예인들의 인터넷 방송 복귀

신정환 이외에도 과거 논란의 중심에 섰다가 방송활동을 중단한 연예인이 인터넷 방송에서 활동하는 일은 이제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됐다. 그룹 SS501 출신 김현중은 전 연인 폭행 및 친자 소송으로 사생활 논란에 휩싸인 이후 현재 유튜브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에서 김현중은 노래를 하거나 춤을 추는 영상을 올리기도 하고 일상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의 유튜브 채널 구독자 수는 어느덧 100만을 넘겼으며 댓글창에는 대부분 해외 팬들의 열렬한 응원이 가득하다.
 
 김현중의 유튜브 채널
ⓒ 유튜브
 
그룹 동방신기로 데뷔해 성 추문, 마약 투약 혐의 등 여러 차례 사건사고에 휘말렸던 박유천 역시 유튜브로 팬들과 만나고 있으며 상습 도박 혐의로 활동을 중지했던 그룹 S.E.S. 출신 슈는 신정환과 같은 플랫폼 '플렉스TV'에서 방송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이같은 연예인들의 연이은 인터넷 방송 복귀를 우려 섞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람들도 많다. 유튜브를 비롯한 인터넷 방송의 경우 요즘은 누구나 휴대폰 하나만 있어도 손쉽게 시작할 수 있는 만큼 진입 장벽은 매우 낮다. 지상파, 케이블 등 방송과 달리 법적인 지침이나 규정도 존재하지 않지만 파급력은 이제 지상파 방송 콘텐츠 못지 않은 상황이기도 하다. 시청자 숫자나 조회수가 곧 수익으로 직결되는 구조이기 때문에 자극적인 행동, 발언들이 횡행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마약, 불법도박 등 범죄를 저지른 연예인들의 인터넷 방송은 청소년들에게 그릇된 도덕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10일 오후 하재근 대중문화 평론가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연예인들은 사회적으로 큰 영향력을 갖는 특수한 위치에 있다. 특히 청소년들에게 굉장히 커다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의 행보는 중요할 수밖에 없다"며 "물의를 빚었던 연예인들이 사회적 비판을 피하기 위해 방송활동이나 공식적인 활동으로 대중 앞에 나서지는 않으면서,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만 모아서 소통하겠다는 식의 편법 활동을 벌이는 것은 청소년들의 가치관 형성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본다. '어떤 나쁜 짓을 하더라도 나중에 인터넷 활동하면 되겠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수 있지 않겠나"라고 일갈했다. 

이어 "연예인들은 자신의 영향력을 스스로 자각하고 문제가 되는 행동은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플렉스TV와 같은) 인터넷 방송 플랫폼 역시 문제를 일으킨 연예인들을 내세우며 홍보에 열을 올리는 것 또한 여론의 비판을 받을만한 행태"라고 지적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표지석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그렇다면 이들 인터넷 방송을 규제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에 대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0일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의 경우 정보통신에 관한 심의 규정이나 현행법상 개별 법률에 규정된 범죄 등에 해당하는지에 관해 심의할 수 있다"면서도 아직 신정환 등 해당 연예인들의 방송 내용에 대해 "규정 위반 사항이 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내 모니터 요원들이 시간대 별로 인터넷 개인방송이나 실시간 1인 방송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 선정적이거나 문제가 되는 방송 BJ에 대해서는 심의를 통해 수개월 방송 정지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개인방송 운영 사업자에게 심의를 통보해서 조치하게 하는 식이다. 해외 서버인 유튜브 영상에 대해서는 접속 차단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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