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검찰 출석' 이재명, 대중 앞선 "억울하다"…조사선 '묵비권'

고수정 2023. 2. 11.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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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의혹 11시간 조사 마치고 귀가
"왜 다시 불렀나 의심 될 정도" 비판
조사실 향하기 전엔 "유검무죄 무검유죄"
"회술레 같은 수치" 억울함 호소하기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열린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 비리 의혹 관련 조사에 2차 출석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데일리안 김민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관련, 피의자 신분으로 11시간 가량 진행된 검찰 조사를 마쳤다. 지난달 28일 동일 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지 13일 만이다. 이 대표는 올해 들어서만 '성남FC 후원금 의혹'까지 합해 세 차례 검찰에 출석했다. 이 대표는 지난 조사 때와 마찬가지로 서면진술서로 답변을 갈음하며 사실상 '묵비권'을 행사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22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해 11시 30분부터 조사에 들어갔고 오후 10시 30분께 나왔다. 조사 후 기자들과 만난 이 대표는 "오늘 조사도 역시 제가 낸 진술서의 단어의 의미나 문자의 해석, 이런 것으로 절반의 시간을 보냈고 의견을 묻는 질문이 상당히 많았다"며 "왜 다시 불렀나 의심이 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새로이 제시되는 증거도 없고 검찰에 포획된 대장동 관련자들의 번복된 진술 말고는 아무런 근거를 찾을 수가 없었다"며 "정말 이럴 시간에 '50억 클럽'을 수사하든지, 전세사기범을 잡든지, 주가 조작 사건을 수사하든지 그렇게 하는 것이 진정한 검찰의 역할이다. 매우 부당한 처사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국민이 맡긴 권력을 이런 식으로 특정 정치권력을 위해서 사적 보복에 사용하는 것은 정말 옳지 않다"며 "이 모든 장면이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조사실로 향하기 전에도 포토라인에 서서 현 정권이 정적 제거와 전 정권 탄압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본인과 민주당은 이들과 달리 민생을 챙겨 나가겠다고 대중에 호소한 바 있다.


그는 "국제경제기구들은 우리 경제성장률을 계속 하향 조정하고 있다. 우리 경제가 바닥을 알 수 없는 침체의 늪으로 빠져들고 있다"며 "하지만 정부는 경기 악화 직격탄을 국민에게 돌리고 각자도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민생에는 무심한 정권이 정권 정치검찰을 총동원해서 정적 죽이기 전 정권 지우기에 칼춤을 추는 동안에 곳곳에서 국민들의 곡소리가 늘어나고 있다"며 "치솟는 대출이자 걱정에 제2, 제3의 빌라왕을 만나지 않을까 밤잠 설치는 국민들이 전국 곳곳에서 고통을 호소한다. 국민의 불안과 고통 앞에 공정한 수사로 질서를 유지해야 할 공권력은 대체 뭘 하는 중인가"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회술레(죄인을 처형하기 전에 얼굴에 회칠을 해 사람들 앞에 내돌리는 행위) 같은 수치"라고 억울함을 호소하며 "'유검무죄 무검유죄'의 검사독재정권에 결연히 맞서겠다"고 밝혔다.

檢, 200쪽 넘는 질문지 준비했지만
李, 앞서 낸 33쪽 서면진술서로 답변 갈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대장동·위례신도시 개발사업 특혜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하기 위해 국회 본청을 나서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이 대표는 성남시장 시절 대장동 사업 민간개발업자들에게 특혜를 몰아주고, 그 대가로 428억원의 지분을 약속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빼도록 최종 결정하면서 확정 이익 1822억원 외 추가 이익을 얻지 못해 성남시에 거액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함께 받는다.


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3부(강백신 부장검사) 수사팀은 지난 대장동 조사 때의 피의자 신분조서와 진술서를 바탕으로 당시 답변을 듣지 못한 부분 등을 중심으로 200쪽이 넘는 질문지를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이 대표는 당시 검찰에 제출한 33쪽짜리 서면진술서로 답변을 갈음했다.


앞서 이 대표는 "제가 하는 모든 진술은 검찰의 조작과 창작의 재료가 될 것"이라며 "검찰이 창작 소재를 만들기 위해 하는 질문에 대해 진술서로 대신하겠다"고 진술 거부 의사를 확인했다.


1·2차 검찰 출석 때와 달리 이번에는 현역 의원이 동행하지 않았다. 이 대표가 당 안팎에서 '방탄'이라는 비판이 나오자, 현역 의원들에게 "혼자 다녀오게 도와달라"며 동행 자제를 요청한 만큼, 외곽에서 이 대표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당 지도부는 이 대표의 검찰 출석 직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 50억 뇌물 수수 의혹에 대한 1심 무죄 판결을 거론하며 검찰 수사의 형평성 문제 등을 지적했다.


민주당은 검찰이 조사를 빙자한 시간 끌기로 이 대표에게 모욕주기를 하고 있다고 여론전에 나서기도 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에서 "검찰은 오늘 조사를 시작한 후 지금까지 실체적 진실을 찾기보다는 시간을 지연시키기 위한 질의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지난 조사의 질문을 반복하거나 이 대표는 알 수 없는 극히 지엽적인 질문으로 시간을 허비해 변호인이 항의했다"며 "언론에도 등장하지 않는 인물을 거론하며 대장동 일당과의 친밀도를 묻는 등 대장동 사업과 무관한 질문도 했다"고 주장했다.

국힘 "그토록 민생 걱정되면 방탄이나 멈춰라"
"민주, 리스크 드러나자 대장동 특검 들고 나와"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기본소득당, 정의당이 발의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국민의힘은 "이 대표가 억지 궤변만 반복한다"며 십자포화를 가했다. 양금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 대표는 검찰 출석을 핑계로 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인 양 떠들썩하게 입장발표를 했다"며 "이 대표는 그토록 민생이 걱정된다면 민주당이 하고 있는 당 대표 방탄이나 그만 멈춰라"고 지적했다.


양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가 지난달 1차 소환 조사에서 성실히 답변했더라면 계속된 출석은 피할 수 있었을 테지만, 본인이 자처했다"며 "묵비권을 무기로 사실상 검찰의 수사를 거부하고서는, 강성 지지층을 앞세운 장외투쟁에서는 정치보복·정적제거·조작수사 운운하면서 사법시스템을 조롱하고 그저 방탄을 위한 여론전에 혈안이었다"고 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민주당이 검찰 수사를 비판하며 '대장동 특검' 카드를 꺼낸 것과 관련, "이 대표의 불법리스크에 대한 실체적 진실이 속속 드러나자 민주당은 이 대표 방탄을 위해 대장동 특검까지 들고 나왔다"며 "문재인 정권이 친문 검찰을 손아귀에 쥐고 대장동을 뭉개고 있을 때는 대장동 특검을 거부하더니, 이제 검찰 조사로 이 대표의 범죄 혐의가 짙어지자 특검을 하자는 주장은 전혀 설득력이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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