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시간 만 구조된 신생아, 소변 마시며 버틴 10대...기적의 생환 이어진다
튀르키예·시리아 지진 피해 현장에서 인명구조의 ‘골든 타임’으로 여겨지는 72시간이 지났음에도 기적과 같은 구조 소식이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BBC,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튀르키예 하타이주 남부에선 태어난 지 10일 된 신생아와 아기의 엄마가 지진 발생 90시간 만에 구조됐다. 외신에 공개한 영상에서는 구조대가 잔해에 깔려 있던 이들을 조심스럽게 꺼낸다.
아기의 이름은 ‘야기즈’로 구조 직후 온열 담요를 덮고 구급차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아기의 엄마도 들것에 실려 나왔는데 현재 두 사람의 건강 상태가 어떤지는 전해지지 않았다.
시리아에서도 탯줄조차 끊어지지 않은 신생아가 구조된 바 있다. 지난 6일 시리아 북서부 알레포주 아프린시 진데리스에선 엄마와 탯줄이 연결돼 있던 여아가 지진이 일어난 지 10시간 만에 구조됐다. 엄마와 아빠, 4명의 언니·오빠들은 무너진 건물 입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재 아기를 데리고 있는 병원의 관리자에겐 그를 입양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문의가 전 세계에서 쏟아지고 있다고 한다. 병원 관리자는 “지금은 누구에게도 아기를 입양하지 않을 것”이라며 “친척들이 돌아올 때까지 내 자식처럼 돌보겠다”고 말했다.
골든타임을 넘기고 구조된 이들 중엔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안타키아의 10대 매몰자가 있다. AP 통신에 따르면 가지안테프의 무너진 건물 지하실에선 17세 아드난 무함메드 코르쿳이 구조됐다. 지진 발생 이후 자신의 소변을 받아 마시며 94시간을 버텼다고 한다.
그를 꺼낸 구조대원은 아드난을 안으며 “딱 너 같은 아들이 있다. 너를 꺼내기 위해 나흘간 잠을 못 잤다”고 감격스러워했다.
안타키아에서는 16세 소녀 멜다 아드타스가 구조됐다. 아드타스 아버지의 처절한 호소에도 딸의 생존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던 가운데 건물 잔해 속에서 사흘 만에 아드타스의 목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목소리를 들은 구조대는 즉각 구조 작전에 돌입했고 5시간 만에 그의 몸을 꺼낼 수 있었다.
아버지는 딸의 모습을 보자 “우리 딸! 우리 딸!”을 외치며 눈물을 훔치는 한편 구조대에게 “여러분 모두에게 신의 가호가 있길 바란다”고 감사를 표했다.
이수민 기자 lee.sumi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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