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둘러싼 별들의 전쟁…앨버말(ALB) 질주 어디까지? [조연 기자의 바이 아메리카]

조연 기자 2023. 2. 10. 19:09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조연 기자]
스타워즈 40주년 기념작, '더 라스트 제다이'의 클라이막스는 바로 설원처럼 하얀 외계 행성에서 붉게 펼쳐지는 전투신이죠.

백색 소금층의 땅과 적색의 미네랄층으로 이루어져 있는 광물행성, 이 곳은 사실 볼리비아의 우유니 사막인데요.

일생에 꼭 한번은 가봐야 할 관광지로 더 유명하지만, 사실 이 소금 호수에는 '21세기의 금'이 매장돼 그 가치가 어마어마합니다.

그리고 이 광물 확보를 위한 국가 간의 전쟁은 그 어느때보다 치열하죠.

뉴욕 주식시장에서 조금 생소하지만 궁금한 기업을 더 가까이 들여다보는 '바이 아메리카'

오늘은 '21세기 금·석유'라 불리는 리튬의 세계 1위 생산기업, 전기차 가치 사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식, '앨버말(티커명: ALB)' 입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가 "돈을 찍어내고 싶다면, 이 사업이다"라고 꼽은 게 있죠. 바로 '리튬'입니다.

아마 전기차 관련해 투자하시는 분들이라면, 배터리, 그리고 배터리의 핵심 소재인 리튬 관련주들을 주목하셨을 텐데요.

리튬은 팬데믹을 기점으로 가격이 1000%나 뛰었죠.

머스크도 "리튬 현물가격이 채굴비용의 10배 이상 올라가는 상황이다. 이익률이 90%가 되는 사업, 나도 이걸 해야겠어"라고 했단 말이죠. 그리고 실제로 텍사스주에 리튬 정제공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같은 기간 리튬 대장주로 불리는 앨버말의 주가 상승률은 약 300%에 조금 못 미칩니다. 물론 많이 올랐지만, 리튬 가격이 10배 오를 때 회사 주가는 3배 오른거죠. 그리고 Forward PER(선행 주가수익비율)이 9배, 시장(S&P 500) 평균의 절반 수준인데요.

컵에 물이 '반이나 차있어'와 '반만 차있네' 아시죠? 과연 앨버말의 주가는 오를 만큼 오른걸지, 아니면 아직도 갈 길이 남았을지, 월가의 평가 뒤에서 살펴보죠.

앨버말. 원자재 회사인가 싶지만, 글로벌 특수화학회사입니다. 앨버말의 시작은 1887년 작은 제지회사에서 시작됐는데요. 1960년대 들어 자신보다 13배나 큰 회사, 에틸사를 인수합니다. 이후 에틸사는 1994년 특수화학사업부를 독립 상장사로 분리하고, 이 때 '앨버말' 이름도 되찾게 됩니다.

리튬 사업이 이 회사 수익 60%를 차지하고 있죠. 리튬 화학물 생산에 있어서 양적으로나 질적 모두 최고의 경쟁력을 보유한 회사인데요. 채굴부터 정제, 최종품 생산까지 100% 수직계열화 하고 있습니다. 리튬 외 사업으로는 주로 자동차·건축물 등에 화재 방지용으로 쓰이는 브롬과 석유 정제 과정에 쓰이는 촉매 부문이 있는데, 두 부문 역시 세계 2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모두 아시다시피 리튬 시장이 얼마나 뜨겁습니까. 덕분에 앨버말의 최근(2022) 실적은 정말 인상적인데요. 전년동기대비 매출은 200% 성장, 당기순이익은 700% 육박한 상승률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올해도 매출 50~70% 증가, 향후 5년 동안 연평균 20% 성장도 자신하고 있죠.

앨버말의 한해(2022년 기준) 리튬 생산량은 약 200킬로톤(20만톤)인데, 이는 전 세계 수요의 약 25~30% 에 달합니다. 경쟁사로는 칠레의 SQM, 중국의 톈치 등이 있죠. 두 회사의 생산량을 합치면 앨버말의 마켓쉐어가 됩니다. 시가총액을 보면 앨버말이 316억달러, SQM이 247억달러, 톈치가 226억달러(1530억위안) 수준입니다.

가장 가벼운 원소여서 대체불가 배터리 재료로 각광받고 있는 리튬. 정말 리튬의 대체제는 없을까? 궁금하실 수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 CATL이 나트륨이온배터리를 꺼내들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빌 게이츠의 말로 대답해보자면 "사실상 불가능" 해 보입니다. 빌 게이츠의 최근 저서를 보면 "우리는 배터리에 사용할 수 있는 모든 금속을 시험했지만 이(리튬)보다 뛰어난게 없다"고 평했죠.

여기에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에만 쓰이는게 아니고 우리가 매일 쓰는 휴대폰, 컴퓨터는 물론이고, 태양광·풍력 같은 친환경에너지 저장에.. 이젠 전기 선박까지 나온다니, 정말 '21세기 석유'라 불릴 만합니다. 리튬의 생산량은 현재 60만톤에서 2030년 약 4배인 240만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죠. 앨버말은 이 중 약 20% 마켓쉐어를 가져가겠다는 목표입니다.

전 세계에서 리튬이 매장되어 있는 5대 국가는 호주와 칠레, 아르헨티나, 그리고 미국과 중국입니다. 이 중 앨버말이 보유한 광산(호주 그린부시스)과 염호(칠레 아타카마)가 전 세계적으로 리튬 함유량이 가장 높아 원가경쟁력도 뛰어나죠.

앨버말은 이 두 곳을 포함해 총 5개의 리튬 생산 기지를 보유하고 있는데, 그 중 미국에서 유일한 활성광산, 네바다주 '실버 피크'를 갖고 있습니다.

미국은 약 800만톤의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지만, 1980년대 이후 유휴상태인 광산이 많은데요. 최근 리튬 수요가 폭증하고, IRA까지 가동되면서 미국내 리튬 생산 가치도 급등하고 있죠. 앨버말은 또 하나의 유휴광산 노스캐롤라이나 킹스마운틴의 조업 재개를 현재 추진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또 하나 터닝 포인트는 바로 바이든 정부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인데요. S&P글로벌의 한 애널리스트는 "IRA로 인해 셰일 혁명에 비길 만한 배터리 혁명이 미국 내에서 일어날 수 있다" 예견하기도 했습니다.

IRA을 기점으로 전기차용 핵심 소재는 미국 또는 미국과 FTA를 체결한 나라에서 생산·가공된 광물 비중을 높여야만 하는데요. 핵심은 제련시설까지 중국이 아닌 곳에 갖추는 게 중요하죠. 앞으로 10년 동안 미국 리튬 시장이 커질 수 밖에 없는데, 이 중심에 앨버말이 서있는 겁니다.

리튬은 국가간 총성 없는 전쟁입니다. 중국은 자국기업인 톈치와 간펑이 좋은 리튬 광산을 확보할 수 있게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칠레도 리튬 사업을 국유화해 높은 통행료(세금)를 메기고 있습니다.

바이든 정부의 IRA 수혜주로 월가가 미국의 대표 리튬기업 앨버말을 주목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한 거겠죠. 최근 목표가 상향이 줄 잇고 있는데요.

리튬 가격의 상승세가 10~15%정도로 이전에 비해 둔화되겠지만, 추가 급등없이 현 수준 유지하는데 그치더라도 밸류에이션이 낮다는 겁니다. 리튬 가격 상승세 둔화는 생산량 증대로 상쇄할 수 있다고도 보고요.

목표가는 305~325달러, 최고 497달러(오펜하이머)까지 제시되고 있습니다.

다만 리튬 가격이 크게 유동적이란 부분, 앨버말의 수익이 리튬 사업, 하나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는 점, 그리고 리튬 채굴과 제련 과정에서 친환경 이슈는 여전히 대두될 수 있다는 부분은 리스크로 꼽힙니다.

국내에서도 리튬 붐이 불면서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죠. ‘리튬’만 언급 되도 날아갑니다.

하지만 리튬은 정제 과정에 걸리는 시간도 매우 길고, 추출 공장을 새로 개발하는데도 4~7년이 소요됩니다.

폭증한 수요를 충족하기에는 아직도 더 시간이 필요하고, 결국 매장량과 품질을 확보한 1위 기업의 질주는 더 이어질 전망입니다.

영상편집: 이예지


조연 기자 ycho@wowtv.co.kr

Copyright © 한국경제TV.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